이준석 대표, 패싱 논란에 당무 접고 '칩거'
윤 후보 “저도 잘 모르겠다” 점입가경

‘패싱’ 논란을 빚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사실상 당무를 거부하고 칩거에 들어가면서 윤석열 대선 후보와 선대위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패싱’ 논란을 빚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사실상 당무를 거부하고 칩거에 들어가면서 윤석열 대선 후보와 선대위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국민의힘이 대선을 3개월여 앞두고 선대위 주도권을 둘러싼 내분에 휩싸였다. ‘패싱’ 논란을 빚은 이준석 대표가 사실상 당무를 거부하면서 윤석열 후보와 선대위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내분이 격화하는 동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지율 격차를 좁히면서 당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충청을 방문 중인 윤 후보는 지난 30일 ‘당대표 패싱’ 논란에 “저도 잘 모르겠다. 저는 후보로서 역할을 다하는 것뿐”이라고만 답했다. 

내분 격화에 이재명 후보와 지지율 좁혀져
3선 김태흠 “제발 정신들 차리라” 일침 

3선 중진인 김태흠 의원(충남 보령·서천)은 성명을 통해 “국민의힘은 당신들만의 당이 아니다. 정권교체는 여러분들만의 소망이 아니다. 당원들과 대다수 국민들의 여망”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여러분들의 지금 언행은 사욕만 가득하고 전략과 시대정신 부재인 무능의 극치다. 정권교체라는 대의도 보이지 않는다. 제발 정신들 차리라”고 맹비판했다. 

그는 이어 “선거는 끝난 것이 아니다. 이제 시작이다. 와신상담의 마음으로 더 낮은 자세로 국민들께 다가갑시다. 이견이 있다면 자신의 사욕, 자존심을 다 버리고 선대위에서 녹여낼 것”을 당부했다. 

이준석 대표는 윤석열 후보와 갈등을 이유로 지난달 30일부터 선대위 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칩거에 들어갔다. 이 대표는 그동안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합류에 강한 의지를 보였고, 이수정 경기대 교수 영입에는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이-윤, 김종인·이수정 합류 두고 ‘갈등의 골’
李, 충청권 방문 일방 통보에 불만 ‘폭발’
윤 측근 ‘3인방’ 선대위 운영 주도권 다툼  

국민의힘이 대선을 3개월여 앞두고 선대위 주도권을 둘러싼 내분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국민의힘이 대선을 3개월여 앞두고 선대위 주도권을 둘러싼 내분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하지만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 영입을 사실상 포기한 반면, 이수정 교수는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면서 이 대표와 갈등이 수면 위로 올랐다. 

여기에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부터 시작한 윤 후보의 충청 방문 동행 일정을 언론을 통해 확인하면서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측근 일부와 부산에 내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에서는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 윤 후보 측근인 이른바 ‘문고리 3인방(권성동·윤한홍·장제원 의원)’이 윤 후보 주변을 장악하면서 이 대표 측과 주도권 다툼이 벌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들이 여의도 정치 경험이 부족한 윤 후보를 앞세워 선대위를 주도하려는 분위기에 대선 이후 당권까지 염두에 둔 이 대표 측과 충돌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는 얘기다. 

복기왕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지난달 29일 중앙당사 브리핑에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권경애 변호사가 ‘문고리 3인방’이라고 한 비유를 인용해 “윤 후보는 즉각 문고리 권력을 정리하고, 이제라도 제대로 된 선대위를 만들어 민주당과 실력으로 경쟁할 것”을 촉구했다. 

김병준 “지지자·국민께 송구..일종의 적응기간 필요”
상임선대위원장 사퇴설에 “그런 일 전혀 없다” 일축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은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원인이 어디 있든 간에 이런 모습을 보여 드려 지지자 여러분은 물론이고, 국민들께 참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김 위원장은 다만 “매번 선대위가 출범하고 새로운 지도자가 나타나고 할 때 일종이 소요라든가 적응 기간이 있다”며 “넓은 마음으로 바라봐 달라”고 이해를 구했다.  

일부 언론이 보도한 상임선대위원장 사퇴설에는 “그런 일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후보가 인사안을 발표한 이상 제가 싫든 좋든 존중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후보의 권위가 손상된다”고 말했다.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여겨야 할 것은 후보의 권위와 지위와 지도력이다. 거기에 손상되는 일은 어떤 일도 없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윤 후보는 이날 충청 행보 마지막 일정으로 충남을 방문해 천안과 아산을 돌며 청년들과 기업인들을 만나 중원 민심 확보에 나섰다. 

[류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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