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전하나시티즌 U15 감독
부임 첫해  K리그 주니어 중등리그 우승..20일부터 소년체전 참가

대전하나시티즌 U15를 이끌고 있는 김윤열 감독. 김 감독은 부임 첫해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대전하나시티즌 제공
대전하나시티즌 U15를 이끌고 있는 김윤열 감독. 김 감독은 부임 첫해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대전하나시티즌 제공

[지상현 기자]"지도자 생활 20여년 만에 이런 좋은 선수들을 만난 것에 너무 감사하고 가장 큰 행복입니다."

김윤열 감독(47)이 이끌고 있는 대전하나시티즌 U15는 13일 대전 안영생활체육공원에서 열린 포항스틸러스U15(포철중학교)와의 K리그 주니어 중등리그(B조) 20라운드 최종전에서 3-0으로 승리한 뒤 창단 이후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김 감독이 대전U15를 맡은 것은 올 시즌을 앞두고부터다. 대전은 최근 3년 동안 대전U15를 이끌던 이종찬 감독을 대신해 김 감독에게 팀을 맡겼다. 풍생중과 풍생고, 배재대를 졸업한 김 감독은 2000년 해남동초 축구부 감독을 시작으로 전주조촌초와 해남중 축구부 감독을 거쳐 단풍FC U-18 팀을 이끌어 왔다.

대전 구단은 김 감독이 오랜기간 지도자 경력을 갖고 있는데다 AFC A급 지도자 자격을 보유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대전의 미래를 맡겼다. 그리고 그 결과는 채 1년이 안돼 결과물로 나타났다. 울산현대U15(현대중학교), 전북현대U15(금산중학교), 포항스틸러스U15(포철중학교), 전남드래곤즈U15(광양제철중학교)를 비롯해 전통적인 강호들이 속해 있는 K리그 주니어 중등리그 B조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한 것.

무엇보다 17승 1무 2패(승점 52)라는 기록에서 보듯 대전U15는 지난 3월부터 11월까지 8개월 동안 치러진 리그 내내 탁월한 성적을 기록했다. 물론 시즌 초반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중반 이후 제 경기력을 찾더니 급기야 후반기 10경기를 모두 승리로 이끌었다. 최다득점(80점)과 최소실점(18점)을 기록하면서 전체적으로 안정된 경기력을 보였다.

5월 29일 치러진 충남아산U15와의 경기에서 6-0으로 대승을 거둔 뒤 15경기 동안 한번도 패하지 않고 14승 1무를 기록한 점이 대전U15의 실력을 증명한다.

사실 시즌 전만해도 대전U15의 우승을 점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대전 구단에서조차 우승을 예상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동안처럼 중위권이 아닌 상위권과 대등한 경기를 할 것이라는 막연한 예상 정도가 있을 뿐이었다.

이런 예상은 시즌 초반 현실로 나타났다. 두번째 경기였던 포항 원정에서 1-2로 역전패한 것. 물론 세번째 경기인 전북현대와의 홈 경기를 잡으면서 분위기를 타는 듯 보였지만, 4월 24일 전남 전에서 홈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수비의 난조속에 1-3으로 패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3승 2패로 리그 중위권 정도 수준이었다.

하지만 5월 들어 경기력이 나아지기 시작했고 김 감독의 지도철학이 선수들에게 녹아들기 시작하면서 경기력이 나아졌다. 여름방학 기간 동안 치러진 K리그 챔피언십 대회에서 A조 강팀인 FC서울U15(오산중), 인천유나이티드U15(광성중학교) 등을 상대로 무패(5승 1무)를 기록하면서 경기력이 나아지고 있음을 증명했다. 그리고 이어진 후반기 일정에서 모두 전승을 거두며 우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김 감독이 이끌고 있는 대전하나시티즌 U15(고학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 감독이 이끌고 있는 대전하나시티즌 U15(고학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 감독은 "처음 감독으로 부임했을 때 선수들과 미팅하면서 선수들 개개인 실력과 퀄리티가 어느정도 인지 한달여 정도 지켜봤는데 이때 내린 결론은 좋은 선수들이라는 것"이라며 "선수들 개개인을 어떻게든 발전시키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믿었고, 발전시킬 자신감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하지만 팀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훈련하는 게 너무 딱딱한 부분이 많았다. 일례로 애들이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해야 하는데 세리머니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선수들이 많았다"면서 "훈련할 때부터 골을 넣으면 다같이 즐거워하고 세리머니를 하는 게 우선이라고 얘기했고 지금은 그렇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의 말처럼 최근 대전U15 경기에서는 득점 상황시 선수들끼리 서로 얼싸안고 기뻐하는 모습과 벤치로 달려가서 코칭스탭과 함께 즐거워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김 감독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어떤 경기였을까. 바로 지난 달 30일 홈 구장에서 열린 울산현대U15와의 경기였다. 당시 경기는 1위를 다투는 두 팀간의 경기다보니 선수들 뿐 아니라 김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탭들도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주전선수들이 부상 또는 경고 누적으로 경기 출장이 어려워지자 김 감독의 고민은 누구보다도 컸다. 결과는 5-1 대승으로 이어지면서 1위 경쟁에서 앞서 갔다.

김 감독은 "그동안 열심히 뛰어준 주전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는 등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돼 그 자리를 어떻게 메꿀지 고민도 많이 했다"면서 "다행이 부상당한 선수들을 위해 선수들이 열심히 하자고 했던 마음가짐이 좋았다. 경기장에 들어가기 전 사진찍을 때도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본인들이 부상당한 선수 유니폼을 가져가서 사진 찍는 단합된 모습들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10월 30일 울산전 당시 선수들의 긴장한 모습. 부상 등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들 유니폼을 들고 있다. 대전하나시티즌 제공
김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10월 30일 울산전 당시 선수들의 긴장한 모습. 부상 등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들 유니폼을 들고 있다. 대전하나시티즌 제공

그는 "저는 운동장에서 선수들에게 세가지를 강조한다"면서 "첫번째는 스스로 하자. 두번째는 즐기면서 하자. 세번째는 성실하게 하자. 스스로 즐기면서 성실하게 하는 축구가 제 지도 철학인데 이런 부분을 선수들이 잘 따라와준 것 같다"고 흐뭇해 했다.

이제 김 감독과 대전U15 선수들은 또 한번 도전에 나선다. 바로 오는 20일부터 강원도 삼척에서 제50회 소년체육대회와 겸해 열리는 꿈자람페스티벌이 그 것이다. 

김 감독은 "부상자들이 많은 데 다음 대회 전까지 전체 선수들의 컨디션을 조절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지금의 기쁨도 중요하지만 다음 대회도 중요한 만큼 부상자들이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매경기 최선을 다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생각으로 우승을 목표로 열심히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나타냈다.

김 감독은 "20여년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이런 좋은 선수들을 몇번이나 만날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면서 "이 선수들이 좋은 길로 갈 수 있도록 인도자와 안내자가 되고 싶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김 감독과 대전U15의 또 다른 도전을 응원한다.

대전하나시티즌 U-15 명단.
감독: 김윤열
코치: 김상호 홍제만 정재식
선수: 우규정, 배성호, 김성현, 지윤호, 최형서, 조대희, 강동훈, 윤도영, 이준성, 김예찬, 박건우, 권도윤(이상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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