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톡톡: 아흔일곱번째 이야기] 충청도 구애 앞서 의구심부터 걷어내야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충청권이 절대적으로 이재명 후보를 뒷받침한다면 향후 지역 정치인들은 물론, 정치적 발언권과 파워는 엄청나게 커질 것이다.” 이재명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이상민 의원(5선. 대전 유성갑)의 말이다. 

여기에는 세 가지 정치적 함의가 있다. 일단은 충청권이 이재명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지해야 장밋빛 내일이 있을 것이란 ‘전제’다. 또 하나는 ‘역설’이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충청의 정치적 발언권이나 힘이 부족했음을 인정한 셈이다. 

다음은 ‘의문’이다. 충청권은 그의 호소처럼 이재명 후보를 전폭 지지할까. 이미 충청권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밀어줬다. 이후 치러진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에 압승을 안겼다. 

정치적 변방에서 곁불만 쬐던 지역을 바꿔 달라는 민심의 발로였다. 나아가 충청이 국가 균형발전의 중심축이 될 것이란 기대와 바람을 담았다. 결과는 어떤가. 살림살이가 좀 나아졌나. “그렇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의원은 과연 몇이나 될까. 

대전·충남 혁신도시는 공공기관 추가 이전 무산에 껍데기뿐이고, 충청권 메가시티는 ‘신기루’에 불과하다. 충남은 더하다. 방송국도, 민항도, 지방은행도 없다. 장항선 철도는 1970년대 방식으로 단선 철도에 디젤기관차로 다닌다. 

정부 탓만 할 게 아니다. 가장 큰 책임은 두 번이나 지역민들에게 신세를 진 여당과 국회의원에 있다. 국회를 출입하면서 충청이 소외당할 때 “이러면 안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인 민주당 의원을 본 적이 없다. 

이 후보는 선대위 출범식에서 “‘민주당이 집권당 되면 내 살림살이가 나아지냐’는 국민의 비판적인 질문에 당당할 수 없음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문재인 정부의 빛과 그림자 역시 온전히 저의 몫”이라며 ‘대전환’을 약속했다. 

민주당 선대위는 ‘이재명은 합니다’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선대위에는 경선 참여자가 대부분 합류했다.  양승조 충남지사와 최문순 강원지사는 현직 단체장 신분이기 때문에 빠졌다. 

다만 아쉬움은 있다. 이 후보가 이낙연이나 정세균이나 추미애, 박용진과 식사했다는 얘기는 들었어도, 양 지사와 밥 한 끼 했다는 소리는 못 들었다. 원팀이 되겠다면, 양승조나 최문순도 챙겼어야 했다. 

더구나 충남은 순회 경선 첫 지역이고, 이 후보에게 첫 승리를 안겨준 곳 아닌가. 양 지사에 대한 위로와 격려 차원이 아니라, 지역 민심을 달래고 감싸는 ‘배려’가 필요했다는 얘기다. 

그래서 충청도민들은 의심한다. 이러다 '문재인 정부 시즌2'가 되는 것 아니냐고. 거친 언사도, 대장동도, 기본소득도 의심한다. ‘대전환’이라는 약속이 아직은 피부로 와닿지 않는 이유다. 이재명은 다를까. 아니, 이재명이라고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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