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역사문화연구원과 서천·한산·비인읍성 복원, 문헌서원 문헌사색원 조성 추진

충남 서천군 서천읍에 위치한 서천읍성 복원현장 모습. 4차 발굴조사가 이뤄졌으며 올 연말까지 5차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제공.
충남 서천군 서천읍에 위치한 서천읍성 복원현장 모습. 4차 발굴조사가 이뤄졌으며 올 연말까지 5차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제공.

역사문화도시를 지향하는 충남 서천군이 지역내 서천읍성·한산읍성·비인읍성 등 지역 내 3대 읍성과 문헌서원에 대한 발굴 및 복원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15일 서천군과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이하 연구원, 원장 조한필)에 따르면 금강하구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으로 예로부터 군사·행정·외교의 중심지였던 서천군은 백제시대 최대 제사유적과 조선시대에 금강을 방어하는 서천·한산·비인읍성 등 3대 읍성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서천군은 연구원과 함께 3대 읍성에 대한 체계적인 고고학적 발굴조사와 정비복원을 지속하고 있으며, 충절의 상징인 문헌서원에 대한 다양한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3대 읍성은 조선시대 축조된 성으로, 이처럼 한 지역 안에 3개의 읍성이 존재하는 것은 지리적 중요성을 반증한다. 고려 말부터 이어진 왜구의 노략질로 서해안 백성들의 피해가 심각해지자 금강을 타고 내륙으로 침략하는 왜구를 막고 백성을 보호하기 조선 건국 후 이들 읍성을 쌓았다. 

특히, 이들 읍성은 충남지역 읍성 가운데 가장 형태가 잘 남아있는 유적이다. 문지와 성벽 및 치성과 해자 등 읍성의 구조와 특징을 살필 수 있는 문화자원이 고스란히 묻혀있는 충남의 역사문화 자산이다. 잔존상태도 우수하고, 백성을 향한 애민정신의 역사적 의미를 인정받아 보존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

현재 서천읍성 5차 발굴조사가 연말까지 진행 중이며, 한성읍성은 남문지 복원 공사와 남쪽 성벽에 대한 3차 발굴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읍성 발굴 현장에서는 약 40회, 600여 명의 군민들이 발굴 체험을 통해 역사의식을 배우는 과정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3대 읍성, 충남 읍성 중 가장 우수한 보존상태 
애민정신, 해자 발견 등 보존가치 높아

한산읍성 복원 현장. 서천읍성 작업과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제공.
한산읍성 복원 현장. 서천읍성 작업과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제공.

서천읍성(충남문화재자료 제132호)은 서천읍 서천군청을 감싸는 구릉을 따라 축조됐다. 잔존 둘레는 1190m, 높이 3m로, 현재 동문 및 남서쪽 성벽, 서남쪽 성벽 및 치성 등 약 30m 정도가 정비·복원된 현황이다. 

세종연간(1438~1450)에 축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완공 이후 왜구 방어의 선봉장 역할을 수행하고 백성을 보살피는 군사·행정 중심지로 사용됐다. 일제강점기를 지나 약 70년 동안 땅속에 잠들어 있다 지난 2017년 동문지 1차 발굴조사를 시작으로, 2020년까지 4차에 걸쳐 정밀 학술조사가 이뤄졌다. 4차 발굴조사에서는 해자(성벽 접근을 막는 방어시설) 등 3단계의 방어시스템을 찾아내기도 했다. 

한산읍성(충청문화재자료 134호)은 기록을 통해 볼 때 1493년(성종 24년) 처음 공사를 시작했으나 흉년과 백성들의 노고가 심하다는 이유로 1496년(연산군 2년) 2월까지 미뤄졌다. 그 뒤 1493~1529년 사이에 축성됐을 것으로 판단된다. 

서천군은 2017년 ‘한산읍성 정비’ 사업과 ‘한산 프리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산읍성 서북치성 및 주변 성벽 정비와 남문 복원을 위한 학술 시·발굴 조사를 추진했다. 이는 서천읍성의 발굴조사와 동시에 진행되는 것으로, 군의 역사문화 복원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비인읍성(충남문화재자료 133호)은 1430년(세종 12년)에 축성된 것이 문헌기록에서 확인됐다. 기록에는 성의 둘레가 876장·3,505척·2168보, 높이는 3장·12척·4보로 남아있다. 낮은 구릉 두 개를 연결한 상태로 축조됐으며, 동-남-북이 구릉으로 둘러 있고 서로는 경작기가 형성돼 있으며, 멀리 서해가 보이는 구조다. 

비인읍성은 2018년 성 안에 대한 소규모의 시굴조사부터 이뤄졌다. 조사결과 건물지 및 석축열 등이 확인돼, 성 안의 관아시설과 관련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현재 비인읍성의 체계적인 발굴조사는 계획단계다. 서천·한산읍성의 조사가 마무리 된 뒤 본격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충절 정신 담긴 문헌서원 ‘문헌사색원’으로 재탄생
비지정 문화재 포함 문화유산 전수조사 및 마스터플랜 수립

문헌서원 전경. 
문헌서원 전경. 서천군은 이곳을 문헌사색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제공.

서천9경 가운데 하나인 문헌서원(충남문화재자료 제125호)은 고려 말 충신인 목은 이색 선생과 대학자인 가정 이곡 선생의 학문적 업적과 덕행을 추모하기 1594년(선조 27년) 기산면 영모리에 창건됐다.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것을 1610년 한산고촌으로 이건, 복원해 1611년 '문헌'으로 사액 됐다. 

이후에도 흥선대원군의 사원 철폐령으로 훼철됐지만 1969년 다시 복원됐으며, 2013년 ‘문헌서원 전통역사마을 조성사업’을 통해 현재 모습을 갖췄다. 이 지역을 본관으로 하는 한산이씨 명조 선현 8위를 제향하는 서원이며, 목은 선생 문집판, 목은 이색영정, 목은 선생 신도비 등의 문화재와 이색 선생 묘 일원이 있다.

서천군은 문헌서원을 현대적 가치로 재조명하는 문헌사색원 조성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문헌사색원을 교육·체험·휴양의 장으로 활용해 서천지역의 관광 활성화 및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유학 정신의 현대적 가치를 재조명해 이를 계승 및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또 연구원과 함께 앞서 언급한 3대읍성 복원을 비롯해, 내년 6월까지 427개소(지정문화재 35개소, 비지정문화유산 392개소)에 대한 문화유산 전수조사 및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역사문화도시로서의 위상을 세울 계획이다.

박재용 연구실장은 “연구원과 서천군은 지역에 있는 소중한 문화재의 가치를 조명하고,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서천의 자랑인 3대 읍성에 대한 지속적인 발굴조사와 보존·관리도 추진해 서천의 역사문화도시 꿈이 이뤄지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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