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톡톡: 여든아홉번째 이야기] ‘구관이 명관’ 되려면 ‘말의 품격’ 높여야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와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와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선거는 때로 ‘이변’을 낳는다. 의외의 결과에 스타가 탄생하고, 정권이 바뀌기도 한다. 노무현과 이준석이 그랬던 것처럼.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충청권에서 압승했다. 이 지사조차 “생각보다 많은 지지를 받았다”고 놀랐을 정도다. 

정치권과 대다수 언론은 남은 경선에서도 그의 독주를 점치고 있다. 놀랄만한 일은 야당 경선판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주춤하는 동안 홍준표 의원이 바짝 따라붙었다. 이 지사와 본선에서 겨뤄도 이긴다는 여론조사에 이어 윤 전 총장 지지율을 역전했다는 결과까지 나왔다. 

이런 ‘이변’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첫째는 대선을 치러본 ‘경험’일 것이다. 정치인에게 있어 대선은 당선 여부를 떠나 인지도와 경쟁력을 갖출 ‘꿈의 무대’다. 

이·홍 모두 지난 대선에서 야망을 이루진 못했다. 하지만 그보다 값진 수확을 올렸다. 치열한 토론과 검증을 거치며 쌓아 올린 탄탄한 내공이 그것이다. 

또 하나는 ‘코로나 정국’이다. 2년째로 접어든 코로나19 상황은 그들의 여론형성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했을 것이다. 전 국민이 지쳐있는 때 터진 ‘사이다’와 ‘콜라’ 발언이 강한 폭발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이를 토대로 지역과 중도층·세대별 확장력을 키웠다. 

이제 국민들은 그들에게 다른 모습을 보고 싶을지 모른다. 사실 탄산음료는 갈증 해소나 수분 보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순간의 시원함과 즐거움만 있을 뿐이다. 

‘구관이 명관’이란 소리를 들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언어의 품격’부터 세워야 한다. “말조심 좀 하라”는 국민 목소리를 두 사람 모두 익히 들어 알고 있을 터. 이 지사는 ‘형수 욕설’과 ‘바지 발언’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홍 의원은 포털에 ‘막말 퍼레이드’까지 돌 정도다. 

정치인의 말은 ‘사이다’와 ‘막말’의 경계를 구분해야 한다. 의도했건 아니건 간에 한마디 실언이 대권 주자로서 격(格)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대권 주자가 본선에서 만날진 아직 모르겠다. 현실이 된다면 ‘맞짱 토론’의 시청률 대박은 ‘안 봐도 비디오’다. 다만, 대선 토론은 ‘예능’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5년’을 책임질 국가수반으로서 적임자를 가려내는 자리인 까닭이다. 

‘달변’이 되라는 소리가 아니다. 보다 정제되고 세련된 말을 구사해야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있다는 얘기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될 사람’과 ‘무야홍’의 ‘슬기로운 언어생활’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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