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미래다] 도쿄올림픽 여자 사격 25m 권총 은메달 ‘김민정’
세종시 연고팀 KB국민은행 선수로 출전... 대한민국 사격 자존심 세워

두번째 올림픽 출전 만에 은메달 획득의 영예를 안은 여자 사격 간판 '김민정'. 그는 차세대 에이스로서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사격연맹 제공. 

5회 연속 '톱10 진입’ 실패로 아쉬움을 남긴 도쿄올림픽. 결과를 떠나 ‘아름다운 4위’, ‘차세대 주자들의 선전’은 미래 희망을 엿보게 했다.

선수단은 지난 달 23일부터 8월 8일까지 대회 기간 전 국민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대표 선수를 배출한 지역도 함께 들썩였다.

세종과 대전, 충남 지역민들도 소속 선수들의 맹활약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선수 개인의 선전이 곧 ‘지역 발전’과 ‘스포츠 저변 확대’의 작은 씨앗이 될 것이란 믿음 때문이다. 

충청권 메달리스트로는 ▲세종시 연고팀 KB국민은행 소속 김민정(24) : 여자 사격 25m 권총 은메달 ▲금산이 고향인 최인정(31·계룡시청) : 펜싱 여자 에페 단체전 은메달 ▲홍성 출신 장준(21·한국체대) : 태권도 남자 58kg급 동메달이 돋보였다.

메달 획득엔 실패했지만 빛나는 ‘4위’도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더 큰 울림을 선사했다.

바로 △대전에서 태어난 충남 대표 우상혁(25·상무) : 남자 높이뛰기 결선 4위(24년 만의 한국신기록) △충남 재경팀으로 나온 장우진·정영식(미래에셋대우) : 남자 탁구 단체전 4위 △대전을 연고로 한 KGC인삼공사 소속 염혜선(세터)·이소영(라이트)·박은진(센터) : 여자배구 4위 △아산시청 소속 이주호(27) : 남자 배영 200m 한국신기록(예선 4등으로 준결승 진출)다.

도쿄올림픽의 아쉬움을 빨리 떨쳐낼 수 있는 건 이들에게 다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각자의 자리를 지킨 충청권 선수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장준, 김민정, 이대훈, 오주한, 최인정. 자료사진. 

본지가 지역의 숨은 옥석을 발굴하고자 추진 중인 ‘사람이 미래다’ 인재 발굴 프로젝트. 출전 선수 모두 이에 모두 어울리는 인물들이다.

이중 세종시 선수의 올림픽 출전 사상 첫 메달을 선사한 ‘김민정’ 은메달리스트를 만나봤다.

도쿄올림픽에서 접전 끝에 은메달을 획득한 김민정이 메달을 들어 보이며 기뻐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에서 접전 끝에 은메달을 획득한 김민정이 메달을 들어 보이며 기뻐하고 있다. 

그는 2012년 세종시 출범 이후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라 더욱 주목 받았다. 노골드로 부진했던 대한민국 사격 선수단의 자존심도 세웠다.

예선을 아슬아슬하게 통과한 뒤, 결선에서 슛오프(연장) 접전을 펼치며 ‘승부사 기질’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의미는 이뿐이 아니다. 만 19세 나이로 10m 공기권총 종목에 출전, 본선 18위로 결선 진출 실패의 쓴 잔을 마신 리우올림픽(2016)의 아쉬움도 말끔히 털어냈다.

유망주 수식어도 씻어냈다.

그는 지난 2019년 전국체전 사격 2관왕이자 같은 해 아시아 사격선수권 대회 여자 10m 공기권총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에 오른 바 있다. 더욱 놀라운 건 0.3의 시력으로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다는데 있다.

김민정의 도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제 시작이다. 시선은 다시 세계선수권대회와 2024 파리 올림픽을 정조준하고 있다.

그가 써내려갈 역사는 충청 선수단의 미래이자 대한민국 사격의 앞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김민정. 한국사격연맹 제공. 

[다음은 김민정과 일문일답]


◎ 도쿄올림픽 기간 세종시민들도 많은 성원을 보냈다. 올림픽을 마친 소감과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많은 응원과 관심을 주셔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에도 신경을 많이 쓰면서 시합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 예산 막차로 합류해 슛오프(연장)란 쉽지 않은 승부를 펼쳤다. 평소 멘탈 관리는 어떻게 하나.


“사격 역시 멘탈이 중요한 종목에 꼽힌다. 그런 만큼 평소에도 관리에 신경을 썼고, 자주 생각 정리를 하는 편이다. 좋아하는 취미 활동을 하면서 스트레스 해소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 대한민국 사격팀은 올림픽을 포함한 각종 국제대회에서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다. 그 비결은 어디에 있나.


“특별한 비결이 있다기보다 선수 한명 한명의 꾸준한 노력이 좋은 성적을 만들어내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 사격을 하게 된 계기와 사격의 매력은


“(중평)중학교에 사격부가 있었고 코치님 권유로 시작하게 됐다. 사격은 정말 매력적인 종목이다. 상대와 겨루기보다 나 자신과 (싸우는) 운동이라고 보는데, 그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어린 선수 등 후배들이 사격을 단순한 운동이 아닌 진정으로 아끼는 마음으로 대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아직 젊다. 2024년 파리올림픽 등 앞으로 각오는.

“더욱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하면서, 다음 올림픽은 이번에 느꼈던 부족한 부분을 더 채워 발전한 나로 출전하고 싶다.”


◎ 10년 둥이 세종시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첫 올림픽 메달을 선사했다. 세종시에 대한 느낌과 미래 인재들을 육성하는데 있어 바람이 있다면.


“세종시에도 사격에 관심을 보이는 어린 학생들이 많이 있으나, 사격 시설이 없어 꿈을 포기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가는 학생들이 있다고 들었다. 그런 학생들이 꿈을 키울 수 있는 연습장이 빨리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 세종시로 이사와 정착하고 싶은 생각은 없나? 세종시 만의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세종시는 안전하고 쾌적한 도시라고 생각한다. 기회가 된다면 선수를 떠나 시민으로 살고 싶다.”


한편, 권총 종목은 10m, 25m 등으로 떨어진 표적 안 1mm 차이로 승부를 가른다. 최대 1.5m 너비의 사대에서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야 한다. 실탄 무게(2.59g) 이상의 압박감을 견뎌내며 50발로 순위를 정하고, 10.2점 이상을 쏴야 1점을 얻을 수 있다.

김민정은 25m 권총 결선에서 ROC 러시아의 바차라시키나와 슛오프 접전을 펼쳤으나, 마지막 5발 승부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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