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미래다] 지민규 대한민국 시‧도청년정책협의회 공동대표

급변하는 시대 상황에 맞춰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는 인물의 발굴과 육성이 요구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못하다. 대전과 세종, 충남지역에서도 새시대를 이끌 새 인물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창간 20주년을 맞은 <디트뉴스24>가 10년 후 지역사회 각 분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동량 찾기에 나선다. [편집자]

지민규(28) 대한민국 시·도청년정책협의회 공동대표는
지민규(28) 대한민국 시·도청년정책협의회 공동대표는 "고향을 떠나는 친구들을 보며 지역을 바꿔야겠다고 결심했다"고 청년활동가로서 첫 발을 내딛은 계기를 설명했다. 

정치권에서 ‘이준석 돌풍’이 불고 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 당대표에 당당히 오른 청년 정치인의 모습에 변화를 열망하던 국민들, 그 중에서도 청년들은 열광하고 있다. 

그 이전부터 지역에서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모아 정책에 반영하고자 발품을 팔고 있는 청년활동가들이 있다. 그중 한 명인 지민규(28) 대한민국 시·도청년정책협의회(이하 청년정책협의회) 공동대표를 <디트뉴스>가 만나봤다. 

33도가 넘는 찜통더위에 폭염특보가 내렸던 지난 13일 오후 충남 아산시의 청년아지트 ‘나와 YOU’에서 마주한 그는 코끝에 맺힌 땀방울이 싱그러운 이슬처럼 보일 정도로 생기와 자신감이 넘쳤다. 사회가 우울함의 아이콘처럼 바라보고 있는 청년의 이미지와 사뭇 달랐다. 

아마도 그의 설명대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일 것.

“‘N포 세대’ 등 청년을 나타내는 말이 대부분 부정적이죠. 그러다 보니 2030 세대가 수동적이고 불평불만만 하게 된 것 같아요. 저도 그랬죠. 그런데 몰랐지만 직접 우리 손으로 바꿀 수 있는 통로가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게 투표죠. 이처럼 청년들이 참여하고 나서면 세상의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걸 직접 체험하다 보니 너무 재미있어요. 적성을 찾은 것 같아요.”

청년 된 친구들 떠나버린 고향 아산
청년활동가 결심…아산시 청년정책위원회로 첫 발

충남청년네트워크 활동 모습. 가운데 양승조 충남지사와 함께 앉아있는 지민규 대표.
충남청년네트워크 활동 모습. 가운데 양승조 충남지사와 함께 앉아있는 지민규 대표.

그의 직함은 다양하다. 유지하고 있는 직책만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위원, 충남도 청년네트워크위원장, 충남도 청년정책조정위원회 부위원장, 한국청년유권자연맹 충남지부 부위원장 등 일일이 나열하기가 어려울 만큼 바쁘게 활동하고 있다. 

이 가운데 그가 대표 직함으로 제시한 청년정책협의회는 지난해 11월 국회의원회관에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황보승희 국민의힘 국회의원의 주관으로 17개 광역 시·도 청년대표 및 자문 위원 등이 참여해 발족한 단체다. 향후 지역 간 청년정책 네트워크 구축과 전국 및 권역별 청년정책포럼 등 전국 단위의 청년정책 연구와 정책 발굴에 나설 예정이다. 

지금은 전국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그가 청년활동가로서 첫 발은 내딛은 곳은 2018년 제2기 아산시 청년정책위원회였다. 당시 지 대표가 충주에서 대학을 마치고 고향인 충남 아산에 왔을 때, 어릴 적 함께 꿈을 키우던 친구들은 수도권 등 대도시로 떠난 상태였다. 지방도시는 청년들이 정착하고 미래를 가꾸기엔 척박한 곳이었다. 

친구들과 같이 지역에서 어울리며 살아온 아버지 세대의 모습을 꿈 꿨던 지 대표는, 지역을 돌아보닌 ‘청년’들은 설 곳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할 수 있는 일도 없고, 늘 화제의 변방에 맴돌고 있었다. 아산을 청년들이 정착할 수 있는 도시로 바꿔보고 싶다고 결심한 계기였다.

직접 정치인 찾아가 ‘청년 목소리’ 전달
아산시, 충남도 지속적 건의…청년전담 조직 신설

지 대표는 직접 정치권에 청년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한국청년유권자연맹 충남지부 아산지회를 창립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지 대표는 직접 정치권에 청년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한국청년유권자연맹 충남지부 아산지회를 창립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회비는 월 5000원~1만 원 수준이었고, 모든 작업은 회원들의 재능기부로 이뤄졌다. 돈이 부족해도 회원들의 참여가 이뤄지니 목소리를 모을 수 있었고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아산시 청년정책위원회에서 직접 안정근 시의원을 초청해 사업을 요구하고 예산을 반영시켰다. 청년정책 전담부서가 없던 아산시에는 청년행복팀이 처음 생기기도 했다. 

충남청년네트워크에서 활동할 때는 양승조 충남도지사와 도의원들에게 1년 넘게 지속적으로 건의한 끝에 청년 정책팀, 청년소통팀, 청년일자리팀 등 3개 팀으로 구성된 청년정책과가 신설됐다. 이전까지 청년정책은 일자리노동청년과의 한 팀이 맡고 있었다. ‘하니까 된다’는 성취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다만 지자체 산하 청년정책기구는 한계가 있었다. 지자체의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기 어려웠고, 제도를 반영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탄생한 조직이 한국청년유권자연맹이다. 지 대표는 초대 충남지부 아산지회 운영위원장을 지내면서 직접 시의원·도의원·국회의원 등 정치인과 만나 청년들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특히 지난해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는 ‘미스터트롯’을 착안해 기획한 ‘미스터총선’을 추진해 정치권에 각인시켰다. 아산지역 국회의원 후보 4명(갑-복기왕·이명수, 을-강훈식·박경귀)을 찾아가 청년정책을 제안하고 후보별 정책공약을 다룬 유튜브 영상을 제작해 올렸다. 청년과 청소년 정치인이 함께 모여 소통하는 ‘청청파티’도 호응을 얻었다. 청년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투표독려 캠페인도 벌였다.

“청년들을 위한 시설을 보면 임대료가 저렴한 구도심에 있어요. 정작 청년들은 신도시에 많은데 말이죠. 균형발전이라는 명분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청년 시설을 만들어 놓은 행정편의적인 발상인 거죠.

아산뿐 아니라 대전 등 다른 곳도 마찬가지예요. 청년정책을 보면 이런 게 많아요. 진짜 청년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준석 효과’…정치권 소모품 청년, 위상 변화
“정치권 러브콜 마다 않지만, 지금은 시기상조”

지 대표는 '이준석 신드롬'에 강한 공감을 나타낸 뒤 "아직은 이르지만, 추후에 기회가 된다면 마다하지 않겠다"며 정치권에 대한 도전의사를 내비쳤다.
지 대표는 '이준석 신드롬'에 강한 공감을 나타낸 뒤 "아직은 이르지만, 추후에 기회가 된다면 마다하지 않겠다"며 정치권에 대한 도전의사를 내비쳤다.

물론 그를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도 있다. 지 대표는 부모님이 지역의 유명 식당을 운영하고 있기에, 취업전선에 내몰린 일반 청년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형편이었다. 그의 웃는 얼굴만 알고 있는 누군가는 이를 두고 진정성을 의심하기도 한다. 

“사실 IMF때 아버지의 건설업이 망해서, 중학교 때부터 부모님의 식당일을 도와야 했어요. 대학도 집안 형편도 어려운데 어머니까지 편찮으셔서 국립대를 선택했죠. 물론 지금은 또래들처럼 취업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저도 부모님 식당일을 도우며 월급을 받아 살았습니다.

이젠 배운 노하우로 분점을 내고 자영업자로 홀로서기 중인데 코로나19가 다시 심해져 너무 힘드네요. 다른 청년들은 어떨까 생각도 하게 되고, 청년 창업자가 겪는 어려움도 절실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사정을 이야기하면서도 지 대표는 미소를 잃지 않는다. 항상 정면을 응시한다. 지금껏 현실의 벽을 만날 때마다 어떻게 대했을지 짐작케 한다. 또, 앞으로 그의 행보를 기대하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그는 ‘이준석 신드롬’에 주목하며 정치권 도전의사를 내비쳤다.

“요즘 ‘이준석 효과’가 뜨겁죠. 매우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권에서 청년은 늘 소모품이었잖아요. 여의도 청년정치학교를 다녔는데, 그곳의 젊은 예비 정치가들을 보며 한계점을 많이 느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준석 신드롬은 1인 대기업을 보는 느낌이예요. 

저도 기회가 된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다만 아직은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인 것 같고, 좀 더 성장하고 공부하려 해요. 우리 세대가 기득권이 됐을 땐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좋은 방향으로 세상을 바꾸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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