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힐링에세이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만성이 되어버린 취약점이 있습니다. 저의 큰 단점은 원하지 않는데 필요이상으로 베푸는(퍼주는) 것입니다. 또한 하나를 원하는 데 그 이상을 준다거나, 하나를 받았는데 그 이상을 준다는 것입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단어가 떠오릅니다. 공자는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過猶不及)“고 했습니다. 스스로 괴롭힘을 선택하는 것은 베푸는 것에 있지 않습니다. 베풀었던 것을 그대로 받고 싶어서 베푼 것도 아닙니다. 혹은 어떠한 목적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어떤 사람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더라도 심리적으로 스스로 충족하는 것도 이득이 아니냐.’라고 말합니다. 맞습니다. 스스로의 행복이었습니다. 그것이 타인에게 힘듦을 주거나 괴로움을 준다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 또한 잘못임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타인은 원치 않는데 베푸는 행위도, 타인의 부담스런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행위 또한 자기중심적임을 알았습니다. 또한 은연중에 타인이 자신에게 심리적으로 의존하게 한 것은 정말 큰 잘못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또한 서로가 지켜야 할 도리를 지키지 못한 한 사람의 문제는 아닙니다. 성향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익숙해져 버린 성격에 진정으로 저를 잘 아는 사람들은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 줍니다. 그들과의 관계에서 베푸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감사와 감동의 물결로 가득합니다. 제가 주는 것은 물질이 아닌 ‘인간적인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저 뿐만 아니라 ‘받으려는 마음보다 주려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은 진심으로 ‘마음’을 주는 것입니다. 즉 ‘마음’에 가치가 두고 사는 사람이라고 보아도 과언이 아닙니다.

중요한 사실은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 주는 몇 명, 그 외엔 마음을 이용하여 관계가 깨지거나 힘든 경험을 여러 차례 겪었습니다. 또는 이용하지는 않지만 부담스러워서 거리를 두는 사람도 있습니다.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 참으로 찹찹한 마음을 글로도 다 담지 못합니다. 다른 누구보다도 제 자신이 미숙하고 연약하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어른이 될 수 있을지도 제 자신에게 의문이 될 정도로 어린아이 상태에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가끔은 그러한 것들이 불안과 두려움의 요소가 됩니다. 그렇다고 하여 어른이 되지 않음을 걱정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미숙함으로 자신이 다치는 것을 원치 않을 뿐입니다.

상담의 현장, 강의 현장에서도 저는 많은 것들을 내담자, 학습자에게 주려는 마음이 많습니다. 때론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전혀 받을 준비가 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게 만들거나 부정(不正)하는 마음을 형성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자기성찰을 꾸준히 해 온 내담자들에게는 샘물과 같은, 턱 막혔던 숨을 뚫어주는 그런 역할도 하기도 합니다. 매번 경험한 일이지만 저의 성급함이고 미숙함입니다. 상담이나 강의를 마치고 난 후 제 머리를 세게 치곤합니다. “또 선을 넘었잖아. 도대체 너는 언제 정신 차릴래. 에고.” 스스로 질책하기 바쁜 날들이 많았습니다. 여러 번의 상처를 경험했음에도 정신 못 차리기에 늘 자기반성과 자기탐색을 놓치지 않습니다.

무엇이든 무조건 과하면 탈이 나게 되어 있습니다. 또한 과하면 이용을 당할 수 있는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 놓은 것과 같습니다. 즉 감사함도 없이 당연하게 받거나 함부로 해도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것은 그 사람이 나빠서가 아닙니다. 우리는 환경에 적응하는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과잉보호, (인터넷 게임) 과의존, 과도한 애정표현(성행위), 과도한 알콜 섭취, 과다복용, 과다지출, 과다출혈, 과잉 친절 등 너무나 다양합니다. 긍정적인 것은 넘쳐도 된다는 생각과 부정적인 것은 감소시켜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것에는 긍정적 요소와 부정적 요소의 적절함이 필요합니다. 적절하지 못했을 때는 어떤 형태로든 아픔을 경험합니다. 베푸는 것도 그들이 원하는 것보다 더 적게 해줘야 합니다. 이것은 아이들을 양육할 때도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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