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미래다] 대전 서구의회 서다운 의원
미래의 단체장을 꿈꾸며

급변하는 시대 상황에 맞춰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는 인물의 발굴과 육성이 요구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못하다.대전과 세종, 충남지역에서도 새 시대를 이끌 새 인물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창간 20주년을 맞은 <디트뉴스24>가 10년 후 지역사회 각 분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동량 찾기에 나선다. 편집자 주

대전 서구의회 서다운  의원
대전 서구의회 서다운 의원

정치권에서 ‘청년’ ‘여성’은 단골 영입 대상이다. 하지만 청년과 여성이란 이미지만 소비된 채 사그라들기가 일쑤, (물리적으로) 젊다는 정치인들에 대한 기대가 예전만큼 못한 게 현실이다.

마음 한켠에 그런 또 한 명의 ‘젊은 정치인’은 아닐까 선입견을 가지고 대전 서구의회 서다운 의원(더불어민주, 용문탄방갈마1·2동)을 만났다.

물론 인터뷰 말미에는 섣부른 기우(杞憂)였음을 알았으며, 10년 후에도 주체적인 정치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를 만날 수 있기를 바랐다.

노무현재단 대전세종충남지역위원회 활동 당시 서다운 의원(앞줄 맨 왼쪽)
노무현재단 대전세종충남지역위원회 활동 당시 서다운 의원(앞줄 맨 왼쪽)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식을 시작으로

서 의원은 1989년생으로 대전 토박이다. 서구 갈마동에서 초중고를 다니고 충남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선거운동과 의정활동 기간에 생활 한복과 헌혈유공장 명예장 수여로 이목을 끌기도 했다.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불의, 학문적 호기심 등으로 정치학을 선택했는데 4학년 초에 대학 생활을 돌아보니 아르바이트 밖에 안 남더라고요. 생활고 때문에 등록금은 학자금 대출을 받고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마련해야 했거든요.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모든 아르바이트를 그만뒀습니다. 그리고 퇴임 이후 봉하마을에서의 삶에 깊은 감명을 받은 노무현 전 대통령 3주기 추모식을 무작정 혼자 찾아가 봉사활동에 참여한 게 계기였죠."

추모식 이후에도 그는 여름방학 기간에는 홀로 서울로 올라가 청년 정치 캠프에 참여하고,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자 선출대회 오픈프라이머리 등 정치 현장을 찾아다니다가 대전시당 사무처 직원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대부분의 사람은 생활고를 벗어나기 위해 주위를 둘러보지 못하고 자기만의 세계에 매몰되기 마련인데, 서 의원은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이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동력을 얻는 것으로 보였다.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한 헌혈이 100회를 기록, 명예장을 받은 것도 마찬가지다.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시작한 것은 아니에요 고등학교때도 아르바이트와 공부에 집중하다 보니 '아~내가 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구나, 헌혈 봉사라도 하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게 여기까지 온 거죠"

지난 2020년 9월 헌혈유공장 명예장을 받은 모습
지난 2020년 9월 헌혈유공장 명예장을 받은 모습

2012년 가을 민주통합당 사무처 간사부터 시작해 총무부장, 공보팀장, 조직국장 등을 거치며 다양한 업무를 배운 그는 2018년 6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대전시 서구의원으로 선출됐다.

"청년이고 여성이라는 점은 고려됐겠지만, 발탁이나 누구의 입김은 없었다고 생각해요. 그랬다면 ‘나’번이 아니라 ‘가’번으로 선거에 나갔겠죠(웃음), 지역에서 오랫동안 정당 생활한 점을 당원분들이 알아주신 것이라고 봅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님과의 인연은 박 장관님이 2012년 국회의원에 처음 당선되셨을 때 국회 보좌 인력을 뽑는다기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적이 있죠, 후에 2015년경에 시당위원장으로 오셨을 때 웃으면서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민주당 청년 정책 안일

젠더갈등, 분노의 방향성 잘못돼

기초의원 실효성은 고민해 볼 문제"

서 의원은 당선 이후 지금까지의 의정활동은 아쉬움도 있지만, 성과도 있는 시간으로 평가했으며 젠더 갈등과 기초의원의 실효성 여부, 당의 문제점 등에 대해서도 솔직한 말을 이어 나갔다.

“임기 1년 차에 해야 할 일이 있고 2년 차에 할 일이 있는데...그런것들을 잘 분배하지 못하고 열의만 앞서서 당장 눈앞의 것만 쫓아가듯 일을 한 게 아쉽죠. 그래도 얼마 전에 공약집을 다시 놓고 보니 아등바등해서라도 80%는 이행했더라고요, 남은 3~4개 공약도 최대한 임기 내에 완료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는 성과로 갈마복합커뮤니티센터 조성 기반 마련과 탄방동 작은 도서관 개관, 점자보도블럭 설치, 의회나 주요 행사시 문자통역·수화통역 송출 등을 꼽았다.

지난 2018년 6월 지방선거 당시 모습
지난 2018년 6월 지방선거 당시 모습

이러한 의정활동 있어 '청년'과 '여성' 정체성 가운데 무엇이 우선할까.

"선거 당시 캐치프레이즈가 '청년의 힘으로 새롭게, 여성의 힘으로 강하게' 였습니다. 어떤 정책이나 사안에 있어 두 가지 측면이 다 신경이 쓰이죠. 다만 '여성'이 기본 바탕이 되는 것 같네요"

여기서 갈수록 심각해지는 젠더 갈등으로 질문을 확장하자 "분노의 방향성이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잘못된 제도와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나 단체 등에 말을 하고 방안을 찾아야 하는데, 지금의 젠더갈등은 서로 다른 성에 대한 비난만 난무하는 것처럼 보여요"

분노라는 단어가 나오자 4.27 재보궐 선거 참패의 원인도 지나칠 수 없다.

“청년들의 분노가 선거 참패의 원인이라는 말에 동감합니다. 당이 청년 문제에 대해 안일했던 것이 사실이죠. 반값 등록금, 고용 현실, 인건비, 인터십 문제 등 지난 10년 동안 향상된 게 없으니까요, 그동안 당은 그냥 청년 지지자들에게는 어느 정도의 메시지만 던져주면 된다는 식이랄까...

지금부터라도 공과 과를 잘 정리해서, 다음 정권에서는 개선할 수 있도록 안을 만들고 전략을 짜야죠. 그렇지 않으면 당의 미래는 암담하다고 봅니다”

기초의원이 꼭 필요하냐는 거북한 질문도 피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시민들의 자기 지역 구의원이 누구인지 모르는 게 현실이죠. 또 시의원들과의 역할 구분도 불분명한 게 사실이고요. 도 단위 시·군처럼 물리적 거리가 있는 곳은 다르지만, 대전 같은 광역시는 구 의원이 필요한지 향후에도 고려해봐야 할 사안이라고 생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기초의원들이 자기가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스스로 본인 자리를 명확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재선’ 도전에 이어 단체장을 목표로

“서구가 다른 지역보다는 낫다고 하지만 생활문화예술 확충이나 노후 주택 주거환경 개선 문제 등 아직 할 일이 많아요. 재선으로 서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동을 한 번 더 펼치고 싶습니다”

현재 서 의원의 최우선 과제는 1년 남짓한 다음 선거에서 재선의 기회를 잡는 것이다. 더 나아가 10년 후에는 단체장의 모습도 꿈꾼다.

“박정현 대덕구청장이 환경단체 활동의 경험과 자신의 비전을 이른 시간에 구정에 녹여 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아무래도 의원보다 단체장이 정책 구현에 효과적인 것 같아요(웃음). 10년 후에는 저만의 비전을 실현할 수 단체장이 되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뛰겠습니다”

서 의원은 임기 1000일을 맞은 지난 3월 26일,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공직자 부동산 투기 관련 서구의원 모두 자진 조사에 임할 것과 윤리자문특별위원회 설치 등을 제안하며 “남은 임기 동안 주민께 위임받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신뢰받는 선출직 공직자로 기록되길 소망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의 소망이 실현되고 건강한 승리를 통해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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