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힐링고전]

김충남 강사.
김충남 강사.

▲ 10명중 4명, 공무원 하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 청년들이 가장되고 싶어 하는 직업은 공무원 이다. 대학생, 취업 준비생은 말할 것도 없고 기존의 직장인 까지도 공무원이 되려고 한다. 취업준비생 10명중 4명이 공시족(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심지어 공딩족이라 하여 공무원을 준비하는 고등학생도 생겨났다고 한다. 공무원은 대기업이나 다른 직장보다 비교적 들어가기가 쉽다. 학벌, 학점이나 스펙과 전혀 관계없이 정해진 시험만 합격하면 누구나 공무원이 될 수 있다. 공무원이 되면 정년까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으며 퇴직 후에는 죽을 때까지 연금으로 노후가 보장되니 철밥통 공무원인 셈이다. 

그래서 공무원은 우리나라 청년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답이 되고 말았음이다.

▲ 난, 철밥통 공무원은 아닌지?
공무원은 단순히 생계수단을 위해 일하는 직업인이 아니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일하는 공직자(公職者)다. 공직자에게는 일반 직업인 보다는 한층 높은 국가관, 국민애, 그리고 투철한 봉사정신과 엄격한 도덕성이 요구된다. 

공무원 준비생 여러분! 혹여나 철밥통 공직자가 되려 함은 아닌지? 지금의 공직자 여러분! 나는 지금 철밥통 공직자는 아닌지? 철밥통 공직자가 아니라 영혼 있는 공직자로서 지녀야 할 가치관과 사명감은 무엇인지? 

그 답을 옛 선조공직자님에게서 찾아보기로 한다.

▲ 공평무사, 청렴결백 하라
채근담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관직에 있는 사람은 두 가지 원칙을 준수하라 그 하나는 공무는 공평무사(公平無私)하게 처리하라, 그러면 일이 저절로 공명정대 (公明正大) 하게 처리 될 것이다. 
또 하나는, 처신은 항상 청렴결백(淸濂潔白)하게 하라. 그러면 권위가 저절로 서게 되리라 하였다. 그러니까 종합해보면 공무수행은 공평무사 하게, 자기처신은 청렴결백 하라는 것이다.

▲ 익선관 쓰고 나랏일 하면 어떨까?
조선시대 임금이나 신하들은 매미날개 모양을 본뜬 익선관(翼蟬冠)을 썼다. 임금의 익선관은 한 쌍의 매미 날개가 위로 달렸고 신하의 익선관은 옆으로 날개가 뻗어있다. 임금이나 신하가 정사에 임할 때 익선관을 쓰는 것은 매미의 오덕을 상기 시키며 정사에 임하라는 뜻이 담겨있다. 매미의 다섯가지 덕은, 하나 매미의 곧게 뻗은 입이 선비의 갓끈과 같으니 학문의 덕이요 둘, 농부가 가꾼 채소나 곡식을 먹지 않으니 염치의 덕이요 셋, 다른 곤충과 달리 집이 없으니 검소의 덕이요 넷, 깨끗한 이슬과 수액만 먹고사니 청렴의 덕이요 다섯, 늦가을이 되면 때를 맞추어 죽으니 신(信)의 덕으로써 이 다섯가지를 매미의 오덕이라 한다. 

대통령과 장관들도 익선관을 쓰고 국무회의를 하거나 국정에 임한다면 좀 나아질까?

▲ 사불삼거(四不三拒), 어디로 갔는가?
옛날 조선시대 관료들은 사불삼거(四不三拒)를 불문율로 삼았다고 한다. 관료들이  절대하지 말아야할 네가지(四不)로는 재임 중에 부업을 갖지 않는 것, 땅을 사지 않는 것, 집을 늘리지 않는 것, 부임지에서는 그곳의 명산물을 결코 취하거나 먹지 않는 것이다. 

연산군 때 풍기군수 윤석보는 아내가 시집올 때 가져온 비단옷을 팔아 채소밭 한 뙈기를 산 것을 알고는 사표를 냈다고 한다. 또한 관료들이 재임 중에 거절해야 할 세가지(三拒)는 윗사람의 부당한 요구, 경조사 때 부조, 청을 들어준데 대한 답례, 이 세가지를 거절하는 것이다. 

중종 때 청송부사 정붕은 당시 영의정 성희안이 청송의 명산물인 꿀과 잣을 보내달라고 부탁하자 “잣나무는 높은 산위에 있고 꿀은 민가의 벌통 속에 있거늘 이를 어찌 구하리까?” 하고 거절 하였다고 한다. 조선시대 공직자들의 불문율 이었던 사불삼거(四不三拒), 오늘날의 잣대로 보면 지나치리만치 엄격하다. 

이것이야 말로 우리 선조 공직자님들의 청백리 기풍이 아니었던가. 이러한 기풍은 우리 공직사회에 이어져 내려와 지금도 숨은 청백리들이 우리 공직사회에 사표(師表)가 되고 있음이로다.  

▲ 공(公)으로써 사(私)를 취하려 하는가?
공직을 맡은 사람이 공적인 일을 핑계 삼아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를 사자성어로 빙공영사(憑公營私)라고 한다. 공직자가 개인의 이익을 취하기 위해 직권이나 정보를 이용 하는 것이다. 
요즈음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과 공무원들의 부동산 투기행위가 이에 해당된다 하겠다. 선조 때 대제학 김유는 비를 막기 위해 한 치쯤 늘린 처마를 헐어 버렸다는 일화가 있다. 

선조 공직자님께서는 빙공영사(憑公營私)하여 땅 투기한 오늘의 이들을 보시고 저 하늘에서 얼마나 통탄해 하실까!

▲ 그렇다, 나는 철밥통 공무원인가? 영혼 있는 공무원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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