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랑잎 사이의 노루귀, 2021-03, 송선헌
작년 가랑잎 사이의 노루귀, 2021-03, 송선헌

목숨을 믿음과 바꾸었고 
해변이 아름다운 해미(海美)의 제비 바위 연암산(燕巖山)에 사랑이 올라왔다.

너는 어린잎에 하얗고 기다란 털이 덮여 있는 모습이 노루의 귀를 닮았다.
겨울에 지칠 즈음이면 니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  
6개월의 동토를 견뎌야 해가 뜨는 북극처럼 인내가 꽃말이다. 
노란 복수초도 그렇지만 훈훈한 바람결을 타고 북상한다.
껍질처럼 나를 보호해 준 굳은 땅과 낙엽을 서서히 뚫는다.
잎은 또 간(肝), 헤파티가(Hepatica) 모양이다.
크지 않은 키도 나를 닮았다.
다닥다닥 붙어사는 게 우리 가족 같다. 
벚꽃처럼 잎보다 꽃이 먼저 나온다. 
색은 표정처럼 다양하지만 청색의 청노루귀가 경국지색이다.
동면에서 나온 뱀이 햇살에 체온을 올리듯 양지에 많다.
연약한 출발은 너나 나나 안쓰러워 보인다.


<사족: 노루귀(Hepatica asiatica Nakai)도 그렇지만 남해의 새끼노루귀(Insularis Nakai)와 울릉도의 섬노루귀(Maxima Nakai)도 나카이 다케노신(1882~1952)이 학명(學名)으로 등록했는데, 중앙청을 없앴다고 강점의 역사가 사라지던가? 후손들이 보고 배우라고 남겨 놓은 역사가 미래의 교육이다.>


송선헌(宋瑄憲) 원장

▲송선헌(치과의사·의학박사, 시인) 약력

대전 미소가있는치과® 대표원장

충남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외래교수

UCLA 치과대학 교정과 Preceptor and Research associate

대한치과 교정학회 인정의

대한치과교정학회 대전 충남지부 감사

2013년 모범 납세자 기획재정부장관상

2019년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 장려상과 입상 수상

저서: 임상 치과교정학 Vol. 1(웰 출판사)

전)대전광역시 체조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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