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사립대, 모두 신입생 충원 못해 미달 발생
국립대는 추가모집 과정에서 미충원...지방대 위기 현실로

대전지역 대학들이 신입생 모집인원을 채우지 못했다. 사립대의 상황은 더욱 심각해 100~200명 가량의 신입생을 채우지 못한 대학이 속출하고 있다.

지방대 위기가 현실로 나타났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우려됐던 대학들의 신입생 구하기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 어려움이 2021학년도 입시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특히 사립대의 신입생 미달사태가 심각하다. 대학들 대부분 지난해에 비해 많은 인원이 미달되면서 초비상에 걸렸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국립대는 추가합격자 모집 과정에서 미충원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4일 대전권 대학가에 따르면 2021학년도 신입생 모집을 마감한 결과 국립과 사립대학에서 모두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국립대인 충남대의 경우 전체 모집인원 3571명 중 3554명(99.5%)만 모집했다. 이는 3430명 모집에 3422명(99.8%)이 등록했던 2020 학년도와도 비슷한 상황이다. 추가모집을 통해 모집인원을 채우려 했고, 합격자가 나왔지만 여러대학에 합격한 추가합격자들이 빠져나가면서 미충원자가 발생했다.

이는 국립대인 한밭대도 마찬가지다. 한밭대는 2021학년도 1852명 모집(정원내)에 1844명이 등록함에 따라 99.57% 충원율을 기록했다. 8명이 등록하지 않은 셈인데 일반전형 합격자가 1명이 등록을 포기한데 이어 재직자전형에서 7명을 선발하지 못한 결과다.

그나마 국립대는 나은 형편이다. 사립대는 아예 선발 인원에 지원한 학생을 찾을 수 없었고 결국 미달 사태를 맞았다.

최악은 배재대와 목원대다. 배재대는 모집정원 2048명 중 1810명만 등록해 등록률 88.3%를 기록하면서 238명을 채우지 못했으며, 목원대도 1825명 모집에 1617명(88.6%)만 등록하면서 208명이 부족했다. 중부대도 1945명 모집인원 중 1739명(89.4%)만 채웠다.

나머지 대학은 그나마 90%대의 등록율을 보였다. 우송대는 2013명 모집에 2002명(99.5%)이 등록했으며, 한남대는 2715명 모집에 2677명이 등록하면서 등록률 98.6%를 기록했다. 대전대는 2016명 모집에 1831명(90.82%)이 등록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부분 모집인원을 채웠던 대학들 입장에서는 신입생 감소를 체험하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립대들은 미달학과 공개를 꺼리면서 대책 마련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상황은 대부분의 입시전문가나 대학들이 예상하듯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수험생수가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풀이된다. 실제 수능 지원 인원을 비교하면 2021학년도는 2020학년도 대비 5만 5301명이 감소한 49만 3433명이 수능에 지원했다. 재학생은 4만 7351명이 감소한 34만 6673명이 지원했고, 졸업생은 9202명 감소한 13만 3069명이 수능에 지원했다.

여기에 수도권 대학 쏠림 현상도 일정부분 지방대 외면을 부추긴 것으로 예상된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신입생들이 지방대학, 특히 사립대에 오지 않으려 하는 심리가 이번 입시에 반영된 것 같다"면서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사립대 관계자도 "취업률과 인기학과 여부를 떠나 신입생을 충원하지 못한 학과가 전반적으로 나왔고, 해당 학과 모두 초상집 분위기"라며 "내년 입시에는 이런 현상이 나오지 않도록 학과 통폐합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립대 관계자는 "사립대와는 달리 추가모집을 통해 합격했던 학생들이 수도권 대학으로 빠져나가면서 어쩔수 없이 미충원이 발생한 것"이라며 "학과의 인기도에 따른 미충원이 아닌 추가합격자 등록 시스템으로 인한 것이다. 충원률 100%가 오히려 이상한 현상"이라고 토로했다.

대학 입시 한 관계자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상돼 왔던 일인데 설마설마 하던게 터져 나온 곳으로 봐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경쟁력있는 과만 살아남고 그렇지 않은 과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으며 앞으로 지방대학들은 점점 더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의 대학에서 학위수여식 및 입학식과 신입생 OT를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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