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등 타 권역 세력화·전략적 추진에 우려 내비쳐

권선필 목원대 교수. 자료사진=권 교수 페이스북.
권선필 목원대 교수. 자료사진=권 교수 페이스북.

권선필 목원대 교수(공공인재학과)가 충청권 메가시티 추진에 우려감을 나타냈다. 이미 준비를 마친 동남권(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의 들러리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권 교수는 25일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메가시티는 현재 정책적 기반은 없이. 정치적 담론으로 진행하는 수준”이라며 “이걸 제대로 하려면 동조세력을 규합하는 것과 그걸 바탕으로 입법을 하지 않는 이상 협력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동남권을 비롯해 메가시티 자체가 지역의 정치적 세력화를 하려는 명확한 목적이 있기 때문에 동력과 확장성을 갖는 것”이라며 “충청권은 세력화 자체가 진행되지 않을뿐더러 돌파력 있는 아이디어를 갖춘 리더십도 발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동남권 메가시티 입법화 충청권 들러리 될 수도”
문 대통령, 동남권 메가시티 전략보고회 참석 ‘주목’

권 교수는 이어 “메가시티를 가장 먼저 시작한 동남권에서 입법화를 한다면, 그 지역에 유리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충청권은 반대도 못하고, 끌려가다 들러리만 설 가능성이 있다. 어설프게 했다가는 안 하니만 못하겠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말 국가균형발전으로 ‘3+2+3 광역권 전략’을 발표했다. 수도권과 동남권, 충청권은 메가시티로 조성하고, 대구·경북(TK), 광주·전남은 행정통합형 메가시티로 만들자는 제안이다. 전북과 강원, 제주는 강소형 메가시티로 재편하는 모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산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전략보고에 참석해 진행 상황을 살폈다. 문 대통령은 "오늘 동남권을 시작으로 초광역 협력이 전국 곳곳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지자체들이 서로 협력해 행정구역의 경계를 뛰어넘는 창의적인 발전 계획을 수립한다면, 정부도 함께 맞춤형 지원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놓고 야당에서는 4월 재보궐선거를 겨냥한 선거용 행보라고 맹비판했다. 

권 교수는 “동남권은 부산시장 재보선 요인이 발생하면서 메가시티 이슈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충청권은 이런 상황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광역교통망 이외 아이템 발굴 노력 ‘강조’
“세력화 통해 정부 여당에 요구사항 전달해야”

25일 부산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전략 보고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부산신항 다목적부두를 둘러보고 있다. 청와대 제공.
25일 부산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전략 보고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부산신항 다목적부두를 둘러보고 있다. 청와대 제공.

그는 또 충청권 메가시티가 광역교통망 위주로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권 교수는 “광역교통망은 오래전부터 논의해 왔기 때문에 금방 답이 나오는 부분이다. 그것 외에 새로운 아이템이 있어야 한다”며 “지역을 큰 틀에서 보면서 필요성이나 방향을 찾아야 하는데 충청권은 지금 이 부분이 많이 취약하다”고 주장했다. 

행정통합형 메가시티를 추진 중인 TK와 광주·전남의 경우는 “행정통합 문제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세력화를 하려면 뭔가 얻어내야 정당성을 갖출 수 있기 때문에, (정부 여당에)분명히 요구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그에 비하면 충청권은 미약하다”고 전했다.

실제 호남권은 지난 24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호남 초광역 에너지경제공동체(호남RE300)’ 용역 착수보고회를 가졌다. 호남RE300은 전남과 전북, 광주를 아우르는 호남권 최초 경제공동체이자, 민주당과 지방정부가 함께하는 최초의 프로젝트다.

“큰 틀에서 그림 그려 정무적 추진해야”
“양승조, 대권행보 의제 삼으면 효과 있을 것”

권 교수는 “충청권도 안희정 전 충남지사나 박성효 전 대전시장 때 유사한 그림을 갖고 상생 협력 방안을 추진했다”며 “이를 정무적으로 다듬어 대전·세종·충남연구원 등에서 큰 그림을 그려야 하는데, 그게 없으니 더 못 나가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결과적으로 지역 특성에 맞는 전략과 정치력이 부재하다는 얘기로 귀결된다.  

권 교수는 연장선에서 양승조 충남지사의 대권 행보를 주목했다. 그는 특히 “양 지사가 충청권 메가시티를 새로 포장하거나 그림을 그려 의제화한다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민주당 국가균형발전특위 충청권역본부는 다음 달 3일 세종시청에서 이낙연 대표와 우원식 특위위원장, 충청권 4개 지역본부장·광역단체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개최한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진종헌 공주대 교수가 충청권 전략과 관련해 발표하고, 충청권 4개 지역본부대표(박완주 충청권역본부장, 조승래 대전본부장,이장섭 충북본부장,강준현 세종본부장)가 지역 현안과 관련한 발표를 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