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보물 제2119호 지정 고시
17세기 사찰 특성·지역색 보존 가치

국가 보물로 지정된 세종시 전의 비암사 극락보전 모습.
국가 보물로 지정된 세종시 전의 비암사 극락보전 모습.

세종시 유형문화재 제1호 전의 비암사 극락보전이 건축물 중에서는 최초로 국가 보물 지정을 받았다. 

문화재청은 23일 비암사 극락보전을 보물 제2119호에 지정고시했다. 시 출범 이후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은 최초 사례다.

비암사는 전의면 다방리에 위치한 사찰로 국보 1점, 보물 2점, 유형문화재 4점이 남아있는 유서 깊은 곳으로 꼽힌다. 국보 106호 계유명전씨아미타불비상, 보물 367호 기축명아미타불비상, 보물 368호 미륵보살반가사유비상 등이 비암사 3층 석탑에서 출토됐다.

극락보전은 비암사의 주불전으로 정면 3칸, 측면 2칸의 다포계 팔작집 형태를 보인다. 다포계는 지붕 처마를 받치는 부재(部材)를 기둥과 기둥 사이에 배치한 건축양식이다.

측면 2칸형 불전은 양란 이후 널리 건립된 유형으로 꼽힌다. 17세기 이후에 건립된 추세를 보이는데, 전문가들은 극락보전 역시 이 흐름 속에서 건립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비암사 극락보전 내부 모습.
비암사 극락보전 내부 모습.

17세기 문인들의 활동과 수화승 ‘신겸’이 그린 ‘영산괘불도(1657)’ 등을 비춰 보았을 때, 충남 지역 내에서 종교 활동이 활발한 사찰이었다는 점도 이번 보물 지정에 반영됐다. 

특히 양란 전후의 형식이 혼재된 측면은 있으나, 전반적으로 17세기 중엽 공포 짜임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사례에 속한다는 점, 가구 구조는 측면 2칸이면서 간살을 넓게 잡아 구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충량 3본을 사용해 해결한 독특한 기법 등도 가치를 인정받았다. 

문화재청은 “비암사 극락보전의 건물 조성 연대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찾을 수 없으나, 17세기 중엽 지방 사찰 불전의 시대특성과 지역색을 잘 간직한 점에서 국가지정문화재로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비암사 극락보전이 체계적으로 보존·활용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적극적으로 협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춘희 시장은 “비암사 극락보전은 전란 이후 사찰경제가 축소된 시대상이 반영돼 있으며 분포면에서도 충남 서산 개심사 대웅전과 함께 1채만 남아있는 흔치 않은 사례로 손꼽힌다”며 “국가지정문화재로서 역사, 건축, 학술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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