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야수 최고참 이성열의 장타, 투수 최고참 정우람의 마무리 중요

한화이글스 베테랑이 된 이성열이 정민철 단장과 계약하는 모습.
한화이글스 베테랑이 된 이성열(왼쪽)이 정민철 단장(오른쪽)과 계약하는 모습.

한화이글스의 스프링캠프는 그야말로 경쟁의 연속이다. 최악의 시즌을 끝내면서 대대적인 선수단 재정비를 통해 이번 시즌 준비를 일찍 시작했기 때문에 경쟁 체제 또한 일찍 시작된 셈이다.

여기에 구단 최초로 감독과 주요 보직의 코치들을 외국인으로 채우면서 그 경쟁을 가속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기득권은 없다. 보여주는 선수가 주전이 되고 경기에 뛸 수 있는 것이다. 나이와 연차도 상관없다. 경기력이 좋은 선수가 경기에 뛸 수 있는 것이다.

젊은 선수들에게는 기회의 땅이 되었다면 베테랑들에겐 막다른 골목이 될 수 있는 한화이글스의 상황이다. 특히, 베테랑들은 지난 시즌을 끝내면서 먼저 팀을 떠난 선배들과 동료들을 생각하면 이번 스프링캠프에서의 경쟁이 녹록하지 않음을 몸소 뼈저리게 체험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 팀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말 그대로 신구의 조화가 잘 이루어져야 한다. 젊은 선수들만 가득하고 베테랑들만 많다고 해서 그 팀이 무조건적으로 잘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경기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겠지만 한 팀이라는 조직안에서 그 조직이 조화롭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베테랑들의 경험도 필요하고 젊은 선수들의 패기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시즌을 준비하는 한화이글스의 투, 타의 최고참 베테랑들인 이성열과 정우람의 마음가짐은 여느 시즌과는 다를 것이다. 유이하게 이번 시즌을 맞이하는 이성열과 정우람이 팀의 베테랑으로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보여줄 때 한화이글스의 시즌 성적은 좋아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제는 야수 최고참이 된 이성열, 장타 본능을 보여줘라! 뽕열포~~

이성열이 어느덧 팀의 최고참이 되었다. 야수 뿐 아니라 전 선수단을 통해서 말이다. 한화로 이적해와 지난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김태균과 송광민이라는 든든한 선배들이 있었다. 밑으로는 이용규와 최진행이라는 훌륭한 후배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성열만이 남았다.

이성열은 야구 인생의 마지막 불꽃을 반드시 피워야 하는 시즌이다. 지난 시즌 너무 부진했기 때문에 반드시 이번 시즌에는 자신의 진가를 보여줘야 한다. 한화이글스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받고 있는 장타에 대한 걱정을 씻어줄 적임자가 바로 이성열이다.

이성열은 시즌 20홈런 이상을 정조준해야 한다. 새롭게 영입된 거포형 라이온 힐리, 신예 노시환과 함께 중심 타선에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힐리의 한국 무대 적응과 노시환의 성장세가 관건이고 이성열의 부활도 아직은 물음표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성열의 절치부심으로 만든 반전의 가능성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성열은 1루 수비와 지명타자 때론 외야 수비까지도 커버해야 될지 모른다. 힐리와 함께 수비적인 측면에서도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포수 출신으로 외야와 지명타자를 주로 맡았던 이성열의 1루 수비는 좋은 점수를 주기에는 아직 미흡하다. 힐리가 주로 1루를 맡을 가능성이 크지만, 이성열도 수비에서 충분한 기여를 해 줄 필요가 있다.

이제는 최고참이 됐다. 후배들과의 차이도 제법 크다. 이성열이 성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보여줘야만 선배의 위엄이 살 수 있다. 이성열이 반전의 시나리오를 쓸 때 한화이글스의 중심 타선을 강해질 것이고 성적도 덩달아 좋아질 것이다.

마무리 정우람(왼쪽)이 정민철 단장(오른쪽)과 계약하는 모습.
마무리 정우람(왼쪽)이 정민철 단장(오른쪽)과 계약하는 모습.

한화이글스의 수호신 정우람, 마무리의 안정감이 승리의 원동력

정우람은 마운드의 최고참이 됐다. 윤규진이 은퇴를, 안영명이 방출과 이적을 하면서 투수조의 최고참이 된 것이다. 정우람이 한화이글스 유니폼을 입었을 때만 하더라도 권혁과 송은범 그리고 윤규진과 안영명에 이르기까지 선배들이 즐비했다. 하지만 이제는 선배들이 없다. 모두 팀을 떠났고 정우람만이 홀로 남았다.

정우람은 올 시즌에도 팀의 마무리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시즌 최악의 성적을 거두면서 정우람도 어려운 시즌을 보냈다. 팀의 패배가 늘어나면서 등판 기회가 없어졌고 등판 일정도 일정치 않아지면서 컨디션을 찾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마무리를 맡고 나서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던 멀티 이닝도 마다하지 않고 마운드에서 공을 던졌다.

하지만 올해는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 지도자들이 영입됐고 투수 파트에서는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의 평가가 좋고 지난 시즌 가능성을 보여줬던 젊은 불펜 투수들의 성장세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우람도 이성열과 마찬가지로 선수단 전체를 아우르는 고참이 됐다. 여기에 투수 파트에서는 최고참으로 리더십도 발휘해야 한다. 투수 조장 김진영을 비롯해 젊은 선수들에게 멘토 역할을 해주면서 투수진을 이끌어야 하는 게 정우람이 역할이다. 경기력과 성적은 기본 전제이다.

정우람은 점점 더 정교한 변화구와 제구를 바탕으로 마무리로서의 역할을 해줘야 한다. 팀의 공격력이 강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기는 상황에서의 마무리는 매우 중요하다. 어쩌면 지난 시즌보다 시즌 초반에는 등판 기회가 더 적을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적어도 마운드에 올랐을 때만큼은 철저하게 뒷문을 잠그면서 승리를 따내줘야 한다.

아직 정우람의 가치는 크다. 지난 시즌 중반 리빌딩을 위한 트레이드 소식이 난무했지만 정우람이 제일 필요했던 팀은 한화이글스였다. 이제는 최고참이 되었고 투수진을 이끌어야 하는 위치이기 때문에 정우람의 존재 가치는 더욱 커졌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이성열이 중심 타선에서 제 역할을 하고 정우람이 마무리로서 본인의 몫을 다해준다면 한화이글스는 베테랑들을 중심으로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이성열과 정우람의 경험이 젊은 선수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면 신구의 조화가 더없이 좋아질 것이고 이는 경기력에 긍정적 영향을 주면서 한화이글스의 도약을 이끌 수 있을 것이다.

이성열과 정우람. 이 두 선수가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주기 바란다.

2021시즌을 맞아 새롭게 부활할 한화이글스 선수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역대급 시즌을 보냈지만 새로운 시즌에는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한화이글스 선수들로 거듭나길 바라고 새 시즌을 맞이하는 훈련 과정에서 부상 없이 새로운 시즌에 대한 준비를 잘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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