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주민 비상대책위, 17일 간담회에서 교회에 공사 연기 요청 
교회 측 “주민 설득할 시간 필요”..비대위, 서구청 피켓 시위는 예정대로

서구 관저동 일대에서 주민들이 가두행진을 하는 모습. 사진 A교회 건축 저지 관저주민 비상대책위원회 제공

설 명절 후 첫 삽을 뜰 것으로 예상됐던 대전 관저동 A교회 신축 공사가 일단 잠정 연기될 전망이다. 아파트 단지와 학교 인근에 특정 종교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주민 여론을 의식한 처사다.(본보 1월 29일, 2월 4일 연속보도)

A교회 건축 저지 관저주민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와 교회 측은 17일 오전 첫 간담회를 갖고 양측의 입장을 각각 전달했다. 이 자리에는 서구 건축과 관계자도 참석했다. 

앞서 A교회는 지난해 9월 서구 관저동 1576번지에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건축 허가를 받고, 지난해 12월 31일 착공 신고를 마쳤다. 해당 부지는 반경 1㎞ 내외로 아파트 수천 세대에 이어 초·중·고가 밀집해 있는 곳이다. 

당시 교회는 면적 5000㎡ 미만 규모로 허가를 신청해 법률상 심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뒤늦게 허가 사실을 안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교회는 설 명절 이후로 착공 시기를 한 차례 미룬 바 있다. 

임지혜 비대위원장은 간담회 후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이 교회의 포교 활동을 걱정하는 주민들이 많은 만큼, 공사를 일단 연기해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사실상 주민들은 건축 허가가 백지화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이에 A교회 관계자는 "주민들 반발이 계속 있다 보니, 설득할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당초 설 이후 공사를 시작하기로 했으나, 현재 세워진 일정은 없다. 좀 더 시간이 지나야 착공과 관련한 계획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비대위는 건축 허가가 백지화될 때까지 매주 토요일 관저동 일대에서 가두 행진할 계획이다. 매주 수요일에는 서구청 앞에서 피켓 시위를 계속한다. 

'**교회 건축허가 막아주세요’란 제목으로 진행 중인 청와대 국민청원은 이날 기준 9300여 명의 동의를 받았다. 이 청원은 오는 21일 마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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