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으로 모인, 2021-02, 송선헌

갑자기 지금보다 더 편할 수는 없을 것 만 같은 세상, 주문만 하면 제사상까지 차려주는 대행의 세상, 허기야 대리모(Surrogate mother)랑 비혼모(Single mother)까지 있는 자연스러움이 사라진 세상은 과연 신을 위해 달려가고 있는 것인가? 
어디까지 가야만 끝이 나고 판을 치울 것인가? 
사실 믿음으로는 사랑하는 자식들이 부대끼며 사는 당신의 경기장을 용서해 주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하면서도 늘 불안한 습관에 젖어 사는 나 아니더냐?
사실 과학으로는 태양의 가스가 전소하면 천천히 우리별도 얼음이 되는 게 상식인데도 남의 일 같지 않은 이 마음!

 올해도 남겨 놓은 설날이 무덤덤하게 왔고
나이 한 살 더 먹는다고 떡국을 먹느냐? 
떡국을 먹어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것이냐? 
싱거운 웃음이라도 안 나오면 중년에 들어선 것이지?
 
 널 만나기 위해 꾸둑꾸둑 말린 떡가래를 밤새 손이 아리도록 썰었던 것도 기쁨 때문, 만날 때마다 기쁜 새해였었어, 영원히 그러리라 믿었어, 그런데 그 새로운 해라는 것도 웃기를 더하니깐 그렇게 보였던 것, 그러니 슬그머니 빼면서 웃기는 나는 항상 비웃음 상대였어, 그러나 결국 뺑소니 치고 싶은 오십대 끝으로 가는 느낌은 어쩔 수가 없으니...

 그런 후, 퍽퍽한 삶에 찐득찐득한 정이 그립다면 꿩 대신 닭처럼 뒤를 채워주며 살아온 나에게는 닭장떡국을, 지단처럼 아름답고 부드럽게 그리고 노랗게 살아온 나에게는 곤떡국을, 후추처럼 통솔력 있어야 하는데 하면서 살아온 나에게는 무리떡국을, 김처럼 누군가를 덮어 주면서 살아온 나에게는 조랭이떡국을, 흰떡처럼 세상을 향해 늘 보여주면서 살아온 나에게는 날떡국을 끓여 날씬한 나주소반에 올려놓고 정든 이들과 함께 그윽한 눈빛을 주고받아라.


송선헌(宋瑄憲) 원장

▲송선헌(치과의사·의학박사, 시인) 약력

대전 미소가있는치과® 대표원장

충남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외래교수

UCLA 치과대학 교정과 Preceptor and Research associate

대한치과 교정학회 인정의

대한치과교정학회 대전 충남지부 감사

2013년 모범 납세자 기획재정부장관상

2019년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 장려상과 입상 수상

저서: 임상 치과교정학 Vol. 1(웰 출판사)

전)대전광역시 체조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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