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지부장, '게으름에 대한 찬양' 추천.."일 중독 성찰"

신정섭 전교조 대전지부장이 디트책방에
신정섭 전교조 대전지부장이 디트책방에 '게으름에 대한 찬양'을 기부하는 모습.

신정섭 전교조 대전지부장이 <디트뉴스24>가 창간 20주년을 맞아 진행 중인 연간기획 '디트 책방을 소개합니다' 책 기부 캠페인에 일 중독에 빠진 우리사회에 근본적인 성찰을 요구하는 책 한권을 기부했다.

신 지부장이 기부한 책은 영국 철학자 버틀란트 러셀이 지난 1935년에 쓴 '게으름에 대한 찬양'이다. 86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읽어도 여전히 유효한 진실을 담고 있다는 게 신 지부장이 이 책을 기부한 이유다.

2018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연간 노동시간은 1993시간으로 OECD 평균 1734시간보다 259시간이나 많고 이웃 일본의 1680시간, 선진국 독일의 1363시간에 비하면 가히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을 강요당하고 있다는 게 신 지부장의 설명.

신 지부장은 "기계와 로봇, 컴퓨터 등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고, 운송수단의 발달로 공간이동 속도가 혁신적으로 빨라지고 있는데 왜 인간은 여전히 여가를 즐기지 못하고 과잉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라며 "버틀란드 러셀은 '근로가 미덕'이라는 믿음이 현대 사회에 막대한 해를 끼치고 있다고 진단했다"고 말했다.

또 "그(저자)는 '다수의 노동이 가치 있는 이유는 일이 좋은 것이어서가 아니라 여가가 좋은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면서 "현대 기술 덕택에 임금 저하나 실업을 동반하지 않고도 '하루 4시간' 노동이 가능하고 나머지 시간은 여가를 즐기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고 설명했다.

신 지부장은 "러셀은, 도시 사람들의 즐거움이 대체로 수동적인 것으로 되어버렸다는 사실에 주목한다"며 "도시 사람들의 적극적인 에너지가 모조리 일에 흡수되었기 때문이라고 원인을 분석하면서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현재의 즐거움 이외엔 아무 목적도 없는 행위(‘게으름’)에 빠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고 책 내용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1935년에 쓰인 '게으름에 대한 찬양'이 일 중독에 빠진 21세기 우리 사회에 근본적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며 "근로의 미덕은 일하지 않는 소수가 여가를 독점하려고 일하는 다수에게 강요하는 논리가 아닌가 그리고 세계 최장 시간 학습 노동을 강요당하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 대한 아동 학대를 멈춰야 할 시점이 아닌가"라고 속내를 밝혔다.

신 지부장은 "제4차 산업혁명을 부르짖는 이 시대에, 스마트폰 하나로 상품 주문과 결제부터 업무 수행까지 모든 게 이루어지는 이 혁신의 시대에, 소수 특권층이 아닌 사회 구성원 모두가 편안하고 안전하게 게으름을 누릴 수 있는 시스템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면서 "그러지 못하면 인류는 끝도 없이 불행의 나락으로 빠져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지부장이 기부한 책 '게으름에 대한 찬양'은 지역 서점인 계룡문고 카페 내 '디트책방'에 보관·전시될 예정이다. 계룡문고를 방문한 시민이라면 누구든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구입도 가능하다. 

한편, <디트뉴스24>는 창간 20주년을 맞아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점업계 활성화와 지역사회 독서 분위기 형성 등을 위해 '디트책방을 소개합니다' 책 기부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책 기부 캠페인에 참여하고 싶은 선출직을 포함한 정치인이나 각종 기관 단체장은 물론, 일반 시민들도 <디트뉴스24>에 책을 기부하면 된다. 기부된 책은 연말 필요한 기관, 단체 등에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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