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차기 대선 경선 참여 놓고 ‘찬반’ 분분

양승조 충남지사가 차기 대권 행보를 예고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사진: 양 지사가 지난달 4일 새해를 맞아 내포신도시 보훈공원 충혼탑을 찾아 헌화·분향하고 있는 모습. 충남도 홈페이지
양승조 충남지사가 차기 대권 행보를 예고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사진: 양 지사가 지난달 4일 새해를 맞아 내포신도시 보훈공원 충혼탑을 찾아 헌화·분향하고 있는 모습. 충남도 홈페이지

양승조 충남지사가 차기 대권 행보를 예고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개인의 정치적 입신을 떠나 충청권의 존재감을 알린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여론과 도정에 집중해야 한다는 부정 여론이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양 지사는 지난해 연말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4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당 사무총장과 최고위원을 지냈다”며 “이런 상황이면 ‘양승조’가 아닌, ‘홍길동’이라도 충분히 경선에 참여할 자격이 있다”고 대선 경선 출마 의지를 내비쳤다.

“4선 의원에 최고위원 출신, 경선 참여 자격 있다”
“충청 대표선수 출마해 위상과 자존심 지켜야”

양 지사는 다만 경선 출마 여부가 “도민 뜻에 달려 있다”며 시기는 못 박진 않았다. 양 지사는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도 대권 행보를 묻는 질문에 “도정이 먼저”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도전자의 기본자세”를 강조하며 사실상 경선 출마를 예고했다.  

지역 정치권에선 양 지사가 오는 4월 재·보궐선거 이후 대권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최근 양 지사가 충남 최다선인 박완주 의원(3선. 천안을)과 전격 회동한 것도 차기 대권 행보와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박완주 의원은 최근 <디트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양 지사의 대권 행보를 두고 여러 시각이 있지만, 충청도의 자존심을 지킨다는 면에서 반대할 일만은 아니”라고 말해 양 지사와 모종의 의견 교환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양 지사의 한 측근은 “충청권은 안희정 전 지사 이후로 대권에 도전할 만한 인사가 사라진 상태”라며 “양 지사가 충청의 대표선수로 나서 지역의 위상과 정치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선 도지사 행정력 검증 의문..도정 공백 ‘우려’
대선 경선 결과 따라 재선 도전 ‘독’ 될 수도

지역 정가에서는 양 지사의 대선 경선 참여 가능성에 충청권 위상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여론과 도정에 집중해야 한다는 부정 여론이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다. 사진: 충남도 홈페이지.
지역 정가에서는 양 지사의 대선 경선 참여 가능성에 충청권 위상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여론과 도정에 집중해야 한다는 부정 여론이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다. 사진: 충남도 홈페이지.

다른 한편에서는 양 지사의 대선 경선 출마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정치인 출신 초선 도지사로서 검증된 행정력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도정 공백만 초래하는 것 아니냐는 이유 때문이다. 양 지사는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시도지사 직무능력 평가에서 중위권에 머무는 수준이다. 일부에서는 양 지사의 대선 경선 결과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 재출마에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타 후보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와 지지 기반도 지적하고 있다. 실제 중앙 언론에서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차기 대권 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양 지사는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충청권 내에서조차 지지율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양 지사는 <중도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제이비플러스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1일과 22일까지 대전·세종·충남·충북 주민 1008명을 대상으로 한 차기 대권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1.2%를 얻는데 그쳤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지세력 규합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충남의 경우 양 지사의 대권 가도를 선두에 나서 지원할 현역 의원은 문진석(천안갑)·이정문(천안병) 의원 정도에 불과한 상황. 

이 중 문진석 의원은 이낙연 대표가 총선 당시 후원회장을 맡았고, 호남 연고라는 인연을 맺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역시 중앙대 선후배라는 학연에 고심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지역을 대전과 세종, 충북으로 넓혀도 확실한 지지 기반으로 여길만한 세력을 찾아보기 어렵다는게 전반적인 평가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안희정 전 지사와 양 지사의 대권 행보는 인지도나 조직력 면에서 단순 비교할 수 없다”며 “‘확실한 내 편’이 없는 가운데 예비경선 컷오프나 저조한 성적을 낸다면 오히려 충청권 위상이 저 평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도정에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도정 공백으로 지역 여론이 악화된다면 차기 지방선거 출마에 패착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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