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취임식 이어 2월부터 전지훈련 갖고 본격 담금질
외부 FA영입 실패 등 악재 불구 2021 시즌 도약 여부 관심 높아

한화이글스 지휘봉을 잡은 수베로 감독이 2021 시즌 부활의 날갯짓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수베로 감독이 유니폼과 모자를 쓰는 모습.

한화이글스 구단 창단 이후 첫 외국인 감독인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26일 취임식을 갖고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수베로 감독은 취임식 자리에서 "한화이글스라는 팀을 맡게 되어 영광이다. 큰 책임을 느끼는 자리"라며 "지금까지 지도자 경력을 쌓아오며 강조했던 '신념과 확신'을 한화이글스에 전하기 위해 책임감 갖고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수베로 감독은 홈 구장인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를 둘러보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베네수엘라 국적의 수베로 감독은 지난 2001년부터 2015년까지 다수의 마이너리그 팀 감독을 역임하면서 유망주 발굴에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는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의 1루 및 내야 코치를 역임하면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밀워키의 리빌딩 성공 과정에 한 축을 담당하기도 했다.

또 2019 프리미어12 대회에서는 베네수엘라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아 국제대회도 경험한 바 있다.

한화는 이 같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정립된 수베로 감독의 팀 운영 철학이 젊고 역동적인 팀 컬러를 구축하고자 하는 구단의 목표에 부합한다고 판단해 영입했다. 또 데이터를 중시하는 수베로 감독의 팀 운영 스타일 역시 현장 데이터 활용 강화를 모색하고 있는 구단의 변화에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는 수베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감독의 의지대로 코칭스탭도 구성했다. 케네디 수석코치, 로사도 투수코치, 워싱턴 타격코치가 그들이다. 이들 중 케네디 수석코치와 로사도 코치는 이미 이달 초 수베로 감독과 입국했고, 워싱턴 코치는 27일 새벽 입국했다.

수베로 감독과 새롭게 합류한 코칭스탭은 기존 코칭스탭과 함께 선수단을 이끌게 되는데 2월 1일부터로 예정된 전지훈련을 즈음해 선수단과 조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한화는 사상 최악의 시즌을 보낸 2020 시즌을 뒤로하고 2021 시즌 새로운 도약과 부활을 위한 시동을 걸게 된다. 무엇보다 구단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감독을 전격 선임하는 등 부활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게 됐는데 기대감만큼이나 우려스런 부분도 적지 않다.

수베로 감독(오른쪽)과 정민철 단장(왼쪽).

코칭스탭에 대한 영입은 끝났지만 선수단의 중량감은 지난 시즌과 비교할 때 그다지 높아지지 않았다. FA 시장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전략 보강은 사실상 실패했다고 봐야 할 정도다. 새롭게 영입된 외국인 선발투수진들도 무게감이 떨어진다.

따라서 이번 전지훈련에 거는 기대가 크다. 시즌 개막까지 남은 기간 동안 다른 구단과 견줄만할 정도로 몸 상태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그만큼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전지훈련이 어렵다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한화 구단은 일단 2월 1일부터 14일까지 2주 동안 경남 거제에서 1차 캠프를 꾸린 뒤 16일부터 28일까지 홈 구장인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2차 캠프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 기간 동안 최대한 선수들의 몸 상태를 끌어올린 뒤 3월부터로 예상되는 시범경기나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에 가까운 경기력을 선보여야 한다.

수베로 감독에게는 하루라도 빨리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한편, 선수들에게 자신의 철학을 심어줘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또 경쟁상대인 다른 구단들에 대한 전력 파악과 함께 구단의 부족한 점을 보강하는 노력도 개막전까지 끝내야 한다.

정민철 한화 단장은 "외국인 코칭스태프와 국내 코칭스태프들이 가장 효율적이고 완벽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 남았다"며 "외국인 코칭스태프의 새로운 지도법과 선수 파악 및 원활한 소통 등 국내 코칭스태프의 강점이 어우러져 하나의 시스템으로 모든 선수들에게 가장 적합한 지도가 이뤄질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고 지원 방침을 밝혔다.

여정권 디트뉴스 칼럼니스트는 "선수파악을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하느냐와 함께 수베로 감독의 지도철학을 한국형 야구에 도입시켜 선수들에게 어떻게 발현하게 할 것인지가 성공의 관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시즌 개막까지 짧은 시간 동안 9개 구단의 전력을 어느 정도까지 파악하는지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수베로 감독이 코칭스탭들과 함께 구단을 어떻게 바꿔 놓을지 팬들의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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