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탈북자’ 이데올로기를 실사구시로 해체
조천현 작가 “통일되지 않는 한 계속될 문제”

탈북자에 대한 20년 이상 취재결과물이 한 편의 책으로 출판됐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휘둘리기 쉬운 탈북자 문제를 저널리즘 관점에서 충실하게 다뤘다. 

이 책의 저자는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조천현 작가. 조 작가는 지난 1997년부터 탈북자 문제에 천착해 왔다. 그는 탈북자를 세 부류로 바라봤다. 다시 북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탈북자, 중국에 정착하고자 하는 탈북자, 그리고 한국행을 바라는 이들. 

한국사회에서는 탈북자들은 모두 한국행을 결심하고 북한을 빠져나온 것으로 이해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조 작가의 설명이다. 탈북을 결심한 배경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도서출판 ‘보리’가 최근 펴낸 평화 발자국 시리즈 27번째 책 <탈북자>는 조 작가의 기록을 그대로 담은 한 편의 대형 다큐멘터리다. 탈북자를 돕는 조선족, 탈북지원 NGO 및 선교단체, 탈북 후 한국행을 알선하는 브로커, 탈북관련 영상이나 자료를 사고파는 국내외 관계자들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등장한다. 

이 기록들은 이미 역사 속으로 사라진 국내 진보매체 월간 <말> 등에 수록되기도 했다. 상당수 기록이 월간 <말> 전문기자로 활동하면서 얻은 저널리즘의 산물이다. 

한국학 권위자인 박현옥 캐나다 요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이 책에 대해 “탈북자 문제를 인권이라는 보편적 문제로 위장해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이데올로기 논리를 실사구시로 해체시키는 거의 유일무이한 책”이라며 “휴먼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듯, 감동과 분노로, 또 소소한 일상이 주는 울림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 다 읽을 때까지 손에서 놓기 힘들다”고 평했다.  

조 작가 역시 “탈북자 문제는 남과 북이 하나 되지 않는 한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오랫동안 그들을 만나 왔지만 한 부분을 가지고 전체를 재단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라고 조언했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라는 뜻이다.

한편 조천현 작가는 KBS 일요스페셜 ‘현지르포, 두만강변 사람들’, SBS스페셜 ‘5년의 기록, 압록강 이천리 사람들’ 등을 연출하기도 했다. 제70회 아사히 국제사진전 입선, 한국독립PD협회 ‘이달의 독립PD상’,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 등 수상경력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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