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125명 집단감염 현장]
방역당국 설명과 달리 학생들 삼삼오오 외출 '목격'
주민들 "당국 뭐했냐" 원성...관계 기관, 책임회피 급급

5일 대전 중구 대흥동 종교단체 소속 비인가시설 확진자들이 충남 아산생활치료센터 이송 버스에 탑승하는 모습.

대전에서 코로나19 125명 집단감염 사태가 벌어진 대전 중구 소재 비인가 국제학교 학생들이 심심치 않게 외부출입을 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어, 주민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대전시 방역당국은 이들이 외부와 차단된 채 기숙사 생활을 했다고 설명했지만 <디트뉴스> 현장 취재결과, 학생들이 삼삼오오 외부출입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이 좀 더 면밀한 역학조사를 벌여야 할 이유다.    

25일 대전시는 긴급브리핑을 통해 학생들이 지난 4일과 11일~15일 사이에 입소, 이후에는 격리된 생활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장 분위기는 대전시 설명과 사뭇 달랐다. 이날 오후 해당 시설 주변 상가 관계자와 주민들은 굳은 얼굴로 확진자 이송을 지켜봤으며 일부는 방역당국을 향해 욕설과 함께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대부분 10대인 확진자들이 자주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 주변 편의점 관계자는 “어젯밤부터 난리도 아니었다. 분위기도 살벌하다”며 “오후 1~2시 정도면 아이들이 삼삼오오 나와 간식 등을 사 먹고는 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설에서) 용돈을 받아서 사먹는다길래 보호자가 없는 아이들이 머무는 보육시설 같은 곳이라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해당시설 주변은 프렌차이즈 음식점과 커피전문점, 식당, PC방, 노래방 등이 밀집해 있고 수시로 장터도 열리는 곳이다. 하지만 이곳이 종교단체 소속으로 집단생활을 하는 곳인지는 대부분 몰랐다는 반응.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이곳에는 아이들이 올 일은 없었지만 큰길 건너편 이불집이나 족발집 윗층에 또다른 교육시설이 있어서 그곳에서 수업을 받고 왔다갔다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바로 옆 식당 주인은 “대전시나 중구청은 뭐 하고 있었길래 이런 시설이 있는지도 모르고 이제 와서 뒷북을 치냐. 안 그래도 장사가 안돼 죽겠는데 아예 죽으라는 것이냐”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또 삼삼오오 모여 있던 70대 여성들은 “그냥 파괴해 버려야 한다”며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온라인상에서도 시민들은 극심한 불안을 표출했다. “아이들이 수면바지를 입고 몰려다니는 것을 봤다” “종교시설 관리 똑바로 해라” “동선은 언제 나오는 것이냐” 등의 글들이 수없이 올라왔다.

특히 한 시민은 “그 건물이 전에는 요양병원이었으나 매매된 이후부터 다양한 연령층의 학생들이 마스크도 하지 않고 단체로 숙식하며 지내는 것이 위태로워 보인다고 지난해 전화로 신고했다. 하지만 그 이후 어떤 답변도 듣지 못했다”며 “방역을 이렇게 수동적으로 하냐. 안이하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대전시와 중구청, 대전시교육청 등은 '비인가 시설인 이곳은 법의 사각지대’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7월부터 1월까지 해당 시설 건물 2층 예배당에 대한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왔으며 최근에는 캠프 운영도 하지 못하도록 현장지도까지 했다는 것. 다만, 비인가 시설이다 보니 종교영역인지 교육영역인지 판단할 수 없었다는 해명이다. 

시 관계자는 “비인가 시설에 대해서는 주무부처가 없다. 현장 점검시 방역 수칙을 지켜달라고 안내는 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강제성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며 “이런 법 사각지대에 있는 시설들이 전국적으로 300개, 대전에는 4개 정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시설에 대한 방역수칙을 보완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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