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경남 거제에서 전지훈련 마쳐 "올해 목표는 1부 승격"
대전시민 등 팬들에게도 부탁 한마디..대전시에는 서운함 토로

지난해 시민구단에서 기업구단으로 재창단한 뒤 대전하나시티즌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허정무 하나금융축구단 이사장은 2021 시즌에는 기필코 K리그1 승격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1차 전지훈련장인 경남 거제에서 만난 허 이사장은 선수들이 훈련할 때마다 되도록 훈련장에서 선수들을 독려한다. 특히 올해 새롭게 영입된 선수들을 중심으로 기량을 면밀히 살펴 이민성 감독에게 조언하면서 이 감독과 적극적인 소통에도 나서고 있다.

훈련이 끝난 뒤 기자와 만난 허 이사장은 가장 먼저 구단에 대한 악성루머(?)에 대해 진실을 알리고 싶다고 자청했다. 크게 2가지인데 최근 영입에 실패한 김인성과 관련된 논란, 그리고 지난 시즌 코칭스탭의 경기 운영에 대한 간섭이 핵심이었다.

최근 대전하나시티즌은 울산현대에서 김인성을 영입하려 했었고, 계약 직전까지 갔다가 없던 일이 되는 일이 발생했다. 울산현대 공격수인 김인성은 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울산이 우승컵을 들어오는 데 1등 공신이 됐다. 이후 여러구단에서 김인성을 주목했고, 대전도 김인성을 주목한 팀 중에 하나다. 실제 협상이 오가기도 했다. 이적이 마무리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마지막 단계에서 협상이 결렬되며 영입은 없던 일이 됐다는 얘기들이 나왔다. 이 과정에서 여러가지 루머가 나왔는데 금전적인 부분에서 협상이 안됐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허 이사장은 "홍명보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김인성을 쓰지 않겠다면 협상을 하겠지만 쓴다면 데려올 생각이 없다고 얘기했었다"면서 "이후 이적료에 대해서만 서로 얘기가 오갔을 뿐 구체적으로 협상하지 않았다. 그런데 마치 돈 때문에 협상이 틀어진 것처럼 알려졌다. 하나그룹이 돈으로 선수를 끌어 모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정무 이사장은 거제 훈련장에 머물려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직접 관찰했다.
허정무 이사장은 거제 훈련장에 머물려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직접 관찰했다.

이어 "올해 이현식과 이진현을 비롯해 김민덕, 임덕근, 전병관, 강세혁 등을 데려와 수비와 미들을 많이 보강했는데 10억도 안 들었다. 돈으로만 어떻게 하는 게 아니다"면서 "지난 시즌 수비 때문에 쏙을 썩였는데 올해는 좋은 선수들이 영입되면서 팀 체질이 바뀌었다"고 다소 흥분한 듯 기대감을 나타냈다.

허 이사장은 또 "감독과 코칭스탭이 있는데 제가 비상식적으로 간섭하지 않는다. 상식을 넘어서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면서 "일주일에 한번씩 감독 등과 미팅 시간을 갖고 전문가적인 시각으로 보완할 점을 잡아주고 있을 뿐이다. 외부에서는 제가 마치 간섭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데 그렇지 않다"고 억울함이 묻어난 손사래를 쳤다.

대전하나시티즌은 지난 시즌 도중 감독이 교체되는 풍파를 겪었다. 기업구단으로 재창단하며 지휘봉을 잡았던 황선홍 감독이 돌연 사퇴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황 감독이 허 이사장을 비롯한 구단 수뇌부들과의 갈등으로 인해 중도 퇴진하는 것으로 인식됐던 게 사실이다. 허 이사장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된 것.

그는 "잘 안되는 것을 보완하라고 조언하고 소통하는 것일 뿐이다. 그것까지 거부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대전하나시티즌은 공석인 감독 자리에 올림픽 대표팀에서 코칭스탭으로 활동했던 이민성 감독을 영입했다. 이 감독은 현재 새롭게 꾸려진 선수단을 이끌고 시즌 구상에 들어간 상태다. 

허 이사장에게 이 감독의 장점을 물으니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친화력이 있고 청소년대표팀에 있었기 때문인지 젊은 선수들의 특성을 잘 안다. 좋은 감독을 많이 모셨고 축구에 대한 열정이 많다.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하며 소통하는 모습이 좋다." 그러면서 "이 감독에게 전략적인 부분을 조언하며 소통하는 관계이지 지시하는 관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대를 많이 걸고 있다"고 털어놨다.

앞서 허 이사장의 얘기대로 대전은 최근 10여명의 선수를 내보내는 대신 새로운 선수를 다수 확보했다. 새롭게 대전하나시티즌 유니폼을 입은 선수는 이진현과 김민덕, 이현식, 이호인을 비롯해 원기종과 안상민, 최익진에 이어 강세혁까지다. 또 이정문을 보내는 대신 제주에서 임덕근을 데려왔다. 대부분 수비와 미들에 중점을 둔 영입이다. 

이민성 감독.
선수들을 훈련 중인 이민성 감독.

지난 시즌 공격을 이끌었던 브라질 용병 트리오 중에 바이오와 에디뉴는 재계약했지만 안드레는 계약하지 않았다. 대전은 안드레를 대신할 브라질 출신 공격수 물색에 나섰고 조만간 결실을 맺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허 이사장은 올 시즌은 공격적인 축구에 포커스를 맞추게 될 것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하나그룹에서는 팬들에게 사랑받는 축구를 원한다. 대전시민들이 아끼고 사랑하는 축구를 해달라는 게 그룹의 생각"이라며 "성적도 중요하지만 경기 자체가 재미없으면 팬들은 짜증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올해는 빠른 공수 전환과 활기찬 축구를 하자고 이 감독과 얘기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수 밸런스가 무너지면 안되기 때문에 팀 체질을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 이사장은 "지난해 어수선했던 팀 분위기가 지금은 훈련부터가 강도높을 정도로 훈련장 분위기가 다르다. 선수단 자체가 경쟁 구도가 잘 갖춰져 있다"며 "조직력을 다지고 체력적으로도 강화하면 올해는 작년과 다른 경기력을 선보일 것이다. 수비에서 공격까지 2~3명 이상의 경쟁을 벌이게 된다"고 예상했다.

이처럼 선수단 구성에 자신감을 나타낸 허 이사장이지만 1군 승격을 위해서는 쟁쟁한 상대들과 쉽지 않은 경쟁을 벌여야 한다. K리그1에서 상위에 랭크됐던 상무를 비롯해 K리그1에서 돌아온 부산, 그리고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전에서 패배를 안겨줬던 경남 등이 있다. 허 이사장은 상무를 이길 수 있는 전력을 만들기 위해 훈련장을 떠나지 않고 있다.

최근 2002 월드컵 멤버들이 축구 현장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허 이사장은 크게 환영 입장을 밝혔다. 이영표가 강원FC 사장으로 취임한 뒤 얼마 후 박지성이 전북현대 어드바이저로 위촉됐다. 또 월드컵 멤버들 다수가 프로축구 각 구단 사령탑을 맡고 있다.

허 이사장은 "해외 유명 구단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이영표나 박지성 같은 글로벌 세대들이 현장으로 돌아오게 돼 좋은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환영한다"면서도 "다만 그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영역을 만들어 줘야 한다. 일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 줘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문분야에는 전문가가 필수적이다. 그런 사람들이 와서 제대로 터를 닦게 해 줘야 한다"면서 "사실 박지성을 데려오려고 했었는데 때를 놓쳐서 전북에게 뺏겼다. 김은중도 데려오려 했지만 올림픽 팀에서 필요하니 데려오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공오균과 최은성, 이관우도 때가 잘 맞지 않았을 뿐 언제든지 가능하다"며 "그렇다고 대전 구단 출신만을 생각하면 안된다. 대전 구단에 와서 몸담고 있으면 여기 사람이다. 대전시나 팬들도 함께 지원하고 사랑해줘야 한다"고 관심을 호소했다.

인터뷰 말미 대전시의 지원 부족에 대해 다소 아쉬움을 토로한 그는 "대전 팬들은 열정적인 분들"이라며 "한경기 한경기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구단의 미래를 보고 힘을 불어넣어주면 분명히 좋은 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도록 팬들도 함께 노력해 달라"고 읍소했다.

"유소년이 강해야 구단이 산다"는 말로 유소년에 대한 애착도 드러냈다.

대전하나시티즌이 1차 전지훈련 중인 모습.
대전하나시티즌 선수들이 1차 전지훈련 중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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