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관 홍보맨은?-⓶] 대전 서구 한숭민 "체면 따위 필요 없어!"
타고난 끼와 재치로 구정 홍보는 물론 슬기로운 직장 생활까지

'잘 만든 콘텐츠 하나 열 홍보 부럽지 않다' 너도나도 유튜브 세상 속을 누비고 있는 가운데 재기발랄한 영상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 지역 내 ‘홍보맨’ 들을 만나 본다. 기관 홍보나 각종 시책, 캠페인, 행사 등을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일명 망가짐도 불사하고 웃음과 정보를 동시에 전달하는 이들의 얘기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사진=대전 서구 한숭민 주무관
사진=대전 서구 한숭민 주무관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 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 하다(知之者 不如 好之者 好之者 不如 樂之者)’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홍보맨이다.

대전 서구청 유튜브 ‘서구청정부미’에서 ‘허당 마이클’로 활동하는 한숭민(31) 주무관.

거침이 없다. “멍석만 깔아주면 이 한 몸 불사를 준비가 언제든 돼 있다. 춤과 노래 모두 자신 있다” 흔히 '튀는 것’을 내켜하지 않는 공직사회에서 한 주무관 같은 조직원은 가히 귀한(?) 인재라 할 수 있다.

사진=유튜브 '서구청정부미'의 최신 콘텐츠들.
사진=유튜브 '서구청정부미'의 최신 콘텐츠들.

지난해 6월 공식 오픈한 ‘서구청정부미’는 앞선 파일럿 방송부터 입소문이 자자했으며 한 주무관를 비롯한 5명의 서구청 직원들, 일명 ‘잭슨5’가 ‘지금까지 이런 공무원은 없었다’를 모토로 맹활약 중이다. ‘정부미’는 나랏밥을 먹는 공무원을 가리키는 말이며, 서구청 기획홍보실 김귀남 팀장이 마이클 잭슨을 닮았다고 해서 부캐(부캐릭터) 이름이 마이클과 잭슨으로 정해졌다는 후문이다.

잭슨5 멤버 대부분이 언론 대응이나 미디어 업무와 관련돼 있는데 한 주무관은 산업진흥과에서 농업기반 시설물 관리와 농로 시설물 관리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혹시 억지로 차출된 것 아닐까 싶지만 기우다.

한 주무관은 “학창 시절부터 누가 시켜주면 시키는 사람을 생각해서라도 한번 열심히 해 봐야겠다는 마인드였다”며 “대학생 때는 학교가요제에 나가 여러차례 수상하기도 했다. 뛰어난 춤과 노래 실력으로 잭슨5 오디션에도 당당히 뽑혔다”고 본인피셜을 제대로 보여줬다.

주 업무와 잭슨5 활동을 병행, 어려움이 없냐는 물음에도 오히려 매니저를 요구하는 발칙한 대답을 내놨다.

“적성에도 맞고 재미도 있고 즐기고 있으니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다. 단, 다른 분들은 유튜브 활동도 하나의 업무지만 (저는) 본연의 업무가 있기 때문에 촬영 스케줄 조정을 위한 매니저가 꼭 필요하다. 기획홍보실 미디어팀에서 진지하게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웃음)”는 것.

사진=장종태 서구청장과 함께한 서구청정부미 잭슨 5
사진=장종태 서구청장(왼쪽4번째)과 함께한 '서구청정부미-잭슨 5'

농담인 듯 진담인 듯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한 주무관은 서구청 홍보맨으로서의 활동을 이해해주는 산업진흥과 윗분들의 배려와 이해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동시에 또래 직원들에게는 “수당이 따로 나오는 것이 아니니 제발 밥 사라는 말은 그만하라”는 경고(?)도 날렸다.

특히 한 주무관은 “구 정책이나 구민들이 받아야 할 혜택을 알리는 업무를 하면서 그 목적 달성을 위해 개인의 체면은 필요 없다. 어떤 부끄러운 일이 있더라도, 그것이 최고의 구정 홍보 방법이라면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야 최고의 홍보맨이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진중한, 아니 비장하기까지 한 각오도 보였다.

그러면서 “최근 이슈가 된 나훈아의 ‘테스형’을 ‘(장)종태형’으로 개사, 춤과 노래가 함께하는 콘텐츠를 선보이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슬기로운 직장 생활 방법까지 파악한 정말 만만치 않은 요즘 젊은 공무원이다.

<공공기관이 아니더라도 대학·병원·기업 등 지역 내 모든 기관에서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없다'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홍보맨들을 찾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추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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