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혐의' 대전시∙유성구 전현직 공무원 유무죄 왜 달랐나
'뇌물혐의' 대전시∙유성구 전현직 공무원 유무죄 왜 달랐나
  • 지상현 기자
  • 승인 2021.01.1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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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법 제12형사부, 대부분 유죄 선고..."범죄 증명 없다" 무죄

뇌물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전현직 대전시와 유성구청 공무원에 대한 법원 판단이 나왔다. 기소된 전현직 공무원과 국립대 교수 6명 중 5명은 유죄를 받은 반면 1명은 무죄가 선고됐다. 사진은 지난해 검찰이 대전시청을 압수수색하는 모습.
뇌물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전현직 대전시와 유성구청 공무원에 대한 법원 판단이 나왔다. 기소된 전현직 공무원과 국립대 교수 6명 중 5명은 유죄를 받은 반면 1명은 무죄가 선고됐다. 사진은 지난해 검찰이 대전시청을 압수수색하는 모습.

지난해부터 대전시 공직사회의 관심을 모았던 도안도시개발과 관련해 업자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전현직 대전시 및 유성구청 공무원에 대한 법원 판단이 재판에 넘겨진 뒤 6개월만에 나왔다.

재판부는 이 기간 동안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피고인들의 방어권 행사를 위해 여러명의 증인을 채택하는 등 집중심리를 벌였고 그 결과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공무원 및 국립대 교수 6명 중 5명에게 유죄를 선고하면서 재판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현직 공무원인 1명에게만 뇌물혐의 무죄를 선고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대전 법조계에 따르면 이 사건을 담당한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이창경 부장판사)는 지난 15일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대전시청 임기제 5급 공무원 A씨에 대해 징역 1년 6월 및 벌금 2000만원, 추징금 618만 9925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전직 유성구청 국장급 공무원 B씨에 대해서는 징역 4월과 집행유예 1년 및 벌금 200만원, 추징금 100만원을 선고했으며, 전직 대전시 6급 공무원 C씨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벌금 400만원, 추징금 153만 8091원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국립대 교수 2명에 대해서는 각각 징역 8월과 집행유예 2년 및 벌금 300~400만원이 선고됐다. 이들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부동산업자 D씨에게는 징역 2년 6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각각의 혐의 사실을 보면 A씨는 지난 2002년 2월부터 2020년 7월 30일까지 대전시 도시계획상임기획단에 근무하면서 도안도시개발사업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중 D씨로부터 각종 편의 제공의 대가로 현금 300만원과 90여만원 상당의 향응, 백화점 상품권 200만원을 받은 것을 비롯해 아파트 상가분양에 투자해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A씨는 D씨에게 LH의 투자예정 사업과 관련한 직무상 비밀을 제공한 혐의와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도록 한 혐의도 추가됐다.

B씨는 공직퇴직을 앞둔 지난 2019년 9월 4일께 특정 업체와 용역계약 체결에 도움준 것에 대한 대가 명목으로 D씨로부터 1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C씨는 D씨로부터 도시개발사업 절차에 각종 편의 제공 대가 명목으로 75만여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받은 데 이어 70만원 상당의 상품권 등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전시 도시계획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자문역할을 담당했던 국립대 교수 2명은 D씨로부터 투기적 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받은 것을 비롯해 100만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 및 수십만원 상당의 향응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D씨는 전현직 공무원들에게 투자기회를 제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줬고 직접적으로 백화점 상품권과 골프 및 술 접대, 식사 제공 등의 방법으로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여기에 사용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에 가족 및 친구 등을 허위로 채용한 것처럼 서류를 꾸민 뒤 인건비조로 10억원 상당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도 추가됐다.

전현직 공직자들 대부분은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직무관련성이 없다며 뇌물 혐의를 부인해 왔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을 통해 전현직 공무원들과 관련, "피고인들은 자신의 직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민간 도시개발사업의 인허가 업무를 대행하는 D씨로부터 반복적으로 금품과 향응 등을 제공받았고 투기적 사업에 상당한 수익을 보장받고 투자까지 했다"며 "죄질이 좋지 않고 비난가능성도 작지 않으며, 직무집행의 공정성과 청렴성, 불가매수성에 대한 사회 일반의 신뢰가 크게 훼손된데다 지역사회에 미친 혼란도 작지 않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D씨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대전시청 6급 공무원 E씨에 대해서는 다른 판단을 내렸다.

검찰은 D씨가 E씨에게 특정지역의 토지를 매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투기적 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뇌물로 제공했다는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즉 E씨가 함께 기소된 공무원들처럼 투기적 사업에 참여한 뒤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는 부분을 뇌물 수수로 본 것이다.

재판부는 하지만 E씨가 자신의 누나 명의를 빌려 D씨가 추천했던 토지를 매수했다고 단정할 수 없고, 투기적 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충분히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E씨가 누나 명의를 빌려 해당 토지를 차명으로 매수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 판단에 대해 피고인들 또는 검찰 측이 항소할 것으로 보여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다시한번 유무죄를 다투게 될 예정이다. 만약 유죄를 선고받은 전현직 공무원들에게 유죄가 확정될 경우 명예는 물론, 연금 등에서 큰 타격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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