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힐링고전]

▶ 중용을 강의하려 합니다.
졸필입니다만 11여년을 넘게 고전을 통한 힐링의 글만 줄곧 써 왔습니다. 그러다보니 이젠 식상하셨으리라 싶어 새해부터는 학구적인 글로 바꾸었습니다.
유학의 진수(眞髓)라 할 수 있는 중용(中庸)을 교학상장(敎學相長)하려 합니다. 그래서 컬럼 제목도 ‘중용강의’라 했습니다.
감히 강의라고 말씀드렸습니다만 강의라 하기보다는 유학 경서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중용철학을 함께 공유 공감하면서 마음을 다스리고 세상사는 지혜로 하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중용에서 찾아봅시다.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기 자신에게 그리고 세상을 향하여 많은 화두를 던져보고 또 그 답을 찾아보려 하지요.
“내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 나가야 하는가?”, “어떤 가치관으로 세상을 살아야 하는가?”,“세상사를 어떤 관점으로 맞이해야 하는가?”, “인간관계를 어떻게 정립해야 하는가?”,“지도자가 지녀야 할 덕목은 무엇인가?”등 이처럼 인간사나 세상사가 온통 풀어나가야 할 화두이지요.

한문학도로서 오랫동안 유학 경전을 공부해 오면서 이러한 화두에 대한 지혜가 중용에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보게 되었습니다. 새해에는 중용을 통하여 차근차근 그 화두의 지혜를 함께 찾아보고자 합니다.

▶ 중용은 유학의 진수다.
공자의 손자인 자사(子思)가 지은 중용은 대학․논어․맹자와 함께 유학의 텍스트북이다. 논어․맹자가 도덕․윤리의 실천적 내용의 책이라 한다면 중용은 철학적이고 관념적이며 인식론적 담론의 책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유학자들은 중용을 가장 어렵게 공부하였고 제일 나중에 읽었다. 그러나 유학의 진수는 중용에 담겨있기 때문에 대학․논어․맹자를 읽고도 중용을 읽지 않으면 봄․여름의 농사를 짓고도 가을의 결실을 맺지 못함과 같다 하겠다.

▶ 중용은 중간과 다르다.
A와 B의 가운데를 중용이라고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그것은 중용이 아니라 중간이다. 중간과 중용은 다르다. 중용은 가운데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평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어느 한 쪽으로 기울지 않고 안정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박재희 교수는 이렇게 비유했다. 사이가 좋지 않은 어머니와 아내 사이에서 아들이자 남편으로서 중용의 도리를 취한다고 해서 어머니가 계신 안방과 아내가 있는 부엌의 중간 지점인 거실에 있는 것이 중용이 아니다. 

때로는 어머니 편에서, 때로는 아내 편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여 화해하도록 하는 것이 중용의 도리다”라고 비유했다. 중용은 위에서 말한 것처럼 어머니편, 아내편 중 어느 한편에 치우치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와 아내 사이에 고부갈등을 풀어낼 가장 적절한 방법을 찾는 길인 것이다. 

▶ 평생 중용의 가치관으로 살라
중용(中庸)이라 할 때 중(中)의 뜻은 어느 쪽으로 치우치지도 않고(不偏) 기울어지지도 않고(不倚) 넘치거나 모자라지 않는(無過不及) 것이라 하였다. 중용이라 할 때 용(庸)은 “평상(平常)”‘늘 언제나 그래야 한다’는 뜻으로써 즉 ‘중용은 평생하라는 것이다’. 부모에 대한 효도는 어버이날 만 하는 것이 아니라 평생 해야 하는 것인 것처럼 언제나 치우치지 않고 넘침이나 모자람이 없는 중용의 가치관을 가지고 평생 살라는 것이다.

▶ 성(誠)은 중용의 대표 논리다.
2014년에 개봉되었던‘역린’이란 영화에 나오는 명대사다. 
“누가 중용23장을 아는가?”라는 정조의 물음에 신하들이 머뭇머뭇 대답을 못하자 다시 정조의 하문(下問)을 받은 내관이 답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성실함이 있으면 저절로 드러나고 드러나면 분명해지고 분명해지면 밝아지고 밝아지면 감동이 일어나고 감동이 일어나면 변화하고 변화하면 동화됩니다....결국 세상에 가장 작은 곳에서의 성실함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됩니다.”그러니까 이 말은 나와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은 엄청난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정성의 힘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중용의 성(誠) 논리다. 
그래서 성(誠)은 중용의 실천철학이라 하겠다.

▶ 이제부터는 중용입니다.
지금까지 중용강의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중용의 주요 키워드 몇가지를 미리 살펴보았습니다. 
본 강의는 원전을 해석하는 독해 위주의 강의가 아닙니다. 뜻을 헤아려 공감하고 그리하여 삶의 지혜를 찾아보도록 하는 강의가 될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중용입니다.


김충남 강사.
김충남 강사.

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 대전 KBS 1TV 아침마당 "스타 강사 3인방"에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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