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톡톡: 쉰 다섯번째 이야기] ‘기상청+알파(α)’만 외칠 게 아니다
‘혁신도시·메가시티’ 전략적 접근 시도해야

나무만 보고, 숲은 볼 줄 모른다는 말이 있다. 부분만 보고 전체는 보지 못한다는 뜻이다.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세종시 이전에 대응하는 대전시와 지역 정치권이 꼭 그렇다. 시야가 좁다.

정부는 15일 중기부 세종시 이전을 고시했다. 이제 정치와 행정은 정세균 국무총리가 언급한 ‘기상청+알파(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기부 이전 대안으로 청(聽) 단위 기관을 몇 개 달라는 얘기다. 그래야 대전 민심을 달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인가 보다.

중기부 이전은 정치 셈법으로 호도하면 안 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왜 지지율이 빠지는지 깨달아야 한다. 시민들이 순진한 줄 안다. 시민들은 지난해 대전 혁신도시와 중기부 이전 ‘빅딜설’이 흘러나왔을 때, 이미 그렇게 될 줄 예상했을 것이다. 민주당과 대전시라고 몰랐을까?

중기부 이전 대안은 두 가지 방향성을 갖고 가야 한다. 하나는 ‘혁신도시’고, 다른 하나는 ‘메가시티(광역생활경제권)’다. 이르면 5월부터 ‘혁신도시 시즌2’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대전시와 정치권은 여기에 전략을 세워 ‘큰 카드’를 갖고 딜(deal)하는 것이 낫다.

‘기상청+알파(α)’는 시민사회에 공감을 얻기 어렵다. 혁신도시는 말이 되는 게 시민 역량을 모아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대전시도 최대 치적으로 생각하고 있어 명분이 선다.

세종시 출범 8년 만인 지난해 대전에서 세종으로 빠져나간 인구가 10만 명(지난해 8월 기준 10만2913명)을 넘었다. 이중 생산가능 인구(15~64세)는 74.5%(7만 6675명)이고, 핵심경제활동인구(25~49세)비율은 47.9%(4만9262명)이다.

경제활동 주축 연령층의 탈(脫)대전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통계 지표다. ‘대전+세종 도시통합론’이나 ‘메가시티론’ 등 인접 도시와 상생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통합에 적극적이지만, 이춘희 세종시장은 시큰둥하다. 지역 화폐만 봐도 그렇다. ‘온통 대전’ 같이 쓰자고 하니 ‘여민전’ 있으니 싫다고 하지 않는가.

메가시티를 고리로 한 실질적 상생방안에 줄기차게 불을 지펴야 한다. 기상청을 준다면야 받아야 한다. 다만 ‘혁신도시’와 ‘메가시티’라는 큰 숲도 함께 보며 가야 한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