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내 체육시설 이용·훈련도 한계
대전 쇼트트랙·피겨·하키 학생들 진로 고민

대전지역 유일한 빙상 연습장인 남선공원종합체육관 스케이트장. 체육관 홈페이지 갈무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전국동계체육대회(동계체전)마저 취소되면서 빙상 종목 학생과 코치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방역 지침에 따라 체육시설 이용이 제한적인 데다, 훈련에 차질이 계속되면서 동계 종목 꿈나무들의 진로 문제도 난관에 봉착한 모양새다. 

13일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따르면 내달 5~8일 개최될 예정이었던 제102회 동계체전이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전면 취소됐다. 이는 6·25전쟁으로 중단됐던 1951년 제31회 대회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가 동계체전마저 삼키자 어렵게 버텨왔던 동계 종목 꿈나무들과 감독·코치 등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종현 쇼트트랙 강사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 선수를 준비했던 학생들은 보통 15명 내외였다"며 "훈련에 차질이 생기면서 유망주들이 많이 빠져나갔고, 지금은 2명밖에 남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 강사는 또 "대전에 하나밖에 없는 빙상장마저 문을 닫으니, 운동장에서 할 수 있는 체력 훈련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며 "동계 시즌에 맞춰 학생들의 체력을 끌어올렸는데, 이마저도 취소되는 바람에 학생들과 부모님, 코치들도 심리적으로 힘든 상태"라고 설명했다. 

박정우 아이스하키 감독은 "한 해 동안 20% 정도 인원이 줄었다"며 "훈련마저 못 하다 보니 학생들의 흥미가 떨어지고 있고, 이 상황에서 학생들이 선수를 하겠다고 마음먹는 건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적을 입증할 대회가 모두 취소·연기되면서 학생들의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피겨를 담당하는 조세영 팀장은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며 "하지만 지난해 회장기 시합에 이어 이번 동계 시즌마저 취소돼 학생들은 1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대회가 있어야 학생들이 목표 의식을 갖고 훈련에 임할 수 있는 것인데, 이마저도 없어 최근 진로 방향을 바꾸는 꿈나무들이 많다"며 "동계 종목 강대국에서 꿈나무들이 그만두는 경우를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종현 쇼트트랙 강사는 "진학할 때 전국대회 성적이 중요한 만큼, 학생들의 고민이 크다"며 "성적 위주의 학생 선발 방식에서 벗어나, 선수의 자질과 역량을 더 보고 평가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현장에 꿈을 키워 나가는 빙상 꿈나무를 위해서라도 전향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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