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센터라인은 수비의 핵심, 주요 선수 포진된 센터라인 안정 필요

한화이글스가 2021 시즌 성공을 위해서는 센터라인의 분발이 필요하다. 포수를 시작으로 2루수와 유격수, 그리고 중견수로 이어지는 센터라인은 각 팀마다 중심적인 선수들이 위치하는 포지션이다.
한화이글스가 2021 시즌 성공을 위해서는 센터라인의 분발이 필요하다. 포수를 시작으로 2루수와 유격수, 그리고 중견수로 이어지는 센터라인은 각 팀마다 중심적인 선수들이 위치하는 포지션이다.

전통적으로 수비가 강한 팀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한화이글스는 수비가 특화된 팀은 아니었다. 그동안 투수진이나 타선의 도움으로 승리를 가져오는 경우는 많았지만 수비의 안정감은 다른 팀에 비해 떨어지는 게 사실이었다.

한화이글스에서 수비에 특화된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이다. SK 수석 코치로 자리를 옮긴 김민재, 한화이글스에서 은퇴한 한상훈 정도만이 2000년대 이후 한화이글스 소속으로 수비에서 이름을 내밀 수 있는 정도의 선수가 아닌가 하는 판단이 든다.

물론, 공, 수에서 활약을 해준 선수도 있지만 수비만 놓고 본다면 전국 수준에서 다른 팀에 비해 우수한 수비수는 그동안 많지 않았다고 할 수 있겠다. 공격력에 비해 수비력은 분명 아쉬움이 많았다.

수비가 안정되기 위해서는 소위 ‘센터라인’이 안정되어야 한다. “센터라인”은 그라운드를 절반으로 가르는 곳에 위치한 선수들을 일컫는다. 포수에서 시작해, 2루수와 유격수를 지나 중견수로 이어지는 라인을 의미한다. 이 센터라인이 강해야 팀의 수비 뿐 아니라 팀 전체가 강해질 수 있다.

팀에서 수비를 제일 잘하는 선수들이 “센터라인”을 책임지곤 한다. 팀 전체를 아우르면서 홈 베이스를 지키는 포수, 내야에서 가장 넓은 수비 범위로 내, 외야를 컨트롤 하는 유격수, 좌타자의 증가로 점점 수비 강도가 세지고 수비가 중요해진 2루수, 외야의 가장 넓은 범위를 커버해야 하는 중견수. 수비가 중요하지 않을 수 없는 포지션들이 센터라인에 포함되는 것이다. 

최근 한화이글스의 센터라인은 강하다고 할 수 없었다. 리그 중하위권으로 보는 게 타당할 것이다. 하지만 올시즌 센터라인을 책임져야 하는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충분히 재능이 있고 가능성이 큰, 타 팀과의 비교에도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FA 로이드”를 노리는 한화이글스의 안방마님 최재훈의 활약

한화이글스의 안방은 최재훈이 지킨다. 최재훈은 두산에서 트레이드돼서 팀에 합류한 이후로 안방을 든든히 지켜줬다. 본인의 가치를 높이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경신하고 있다. 여기에 올시즌을 제대로 치르면 FA 자격을 획득할 수 있는 “예비 FA”라는 동기 부여도 확실한 상황이다.

최재훈은 신경현 이후로 이렇다 할 주인이 없던 한화이글스의 안방을 단숨에 꿰찼다. 그리곤 공, 수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며 주전 자리를 확고하게 굳혔다. 최근 2년 동안 최재훈의 활약은 눈부심 그 자체였다. 타격에서는 출루에 눈을 뜨면서 매서운 선구안을 보여줬고 수비에서는 젊은 투수들과 손발을 맞추며 성장을 도왔다.

하지만 개인 활약에 비해 팀 성적이 좋지 못하면서 빛을 잃었다. 이번 시즌에 최재훈은 “예비 FA”로서 굉장한 동기 부여를 바탕으로 “FA 로이드” 시즌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공, 수에서의 활약은 FA대박을 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이다. 최재훈의 활약이 기대되는 가장 큰 이유이다. 

최재훈의 활약은 한화이글스의 비상과도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돕고 공, 수에서의 안정된 활약은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주석과 정은원으로 이어질 키스톤의 안정감은 팀 전체에 큰 영향

최재훈만큼이나 유격수 하주석의 활약이 절실하다. 2012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 하주석은 입단 동기들의 활약을 지켜봐야 했다. 최근 2년 동안 부상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특히, 구자욱, 박민우, 노진혁 등 같은 내야수들의 활약은 하주석의 자존심을 긁기에 충분했다. 

한화이글스에서 하주석은 보배와 같은 존재이다. 이제 어느덧 10년 차 시즌에 접어든 하주석은 이제 유망주가 아닌 절대 주전으로 본인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김태균, 송광민, 이용규, 최진행 등 그동안 우산이 되었던 많은 선배가 팀을 떠났다. 이제는 후배들을 이끌고 본인의 잠재력을 터뜨려 팀을 이끌어야 하는 위치에 다다랐다.

부상이 관건이다. 연이은 부상의 발생은 하주석의 내구성에 강한 의구심을 들게 했고 운동 능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 이를 반드시 극복하는 시즌이 되어야 한다. 여기에 수비에 비해 아쉬운 공격에서의 참을성이 요구된다. 하주석의 달갑지 않은 별명 중에 하나가 바로 “하삼진”이다. 어이없는 공에 헛방망이질을 하면서 많은 삼진을 당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낮은 출루율은 항상 하주석의 발목을 잡았다.

건강하다면 하주석의 수비는 더 이상 논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공격에서는 분명 발전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새롭게 영입된 워싱턴 코치와의 궁합을 기대해본다. 하주석은 운동 능력과 함께 파워도 있기 때문에 한화이글스에 부족한 장타력에 충분한 보탬이 될 수 있는 자원이다.

여기에 입단 4년 차에 접어드는 정은원의 성장은 반드시 필요하다. 고졸 신인으로 혜성 같이 등장해 최고의 2루수 정근우를 실력으로 밀어낸 장본인이 정은원이다. 하지만 2년 차의 혹사, 3년 차의 부상은 정은원의 성장을 막아섰다. 가장 많은 성장을 해야 할 시기에 닥친 시련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보여줘야 한다. 지난 시즌 부상 당한 틈을 타 많은 경쟁자가 나타났다. 아직까지 정은원이 가장 앞서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새로운 지도자들의 눈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정은원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안정된 수비가 장점이다. 그리고 공격에서도 좋은 재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맞추는 재주가 있기 때문에 조금만 더 안정적으로 투수와의 수싸움 그리고 힘만 보강이 된다면 충분히 중거리 타자로 성장할 수 있는 재목이다. 빠른 발을 갖고 있지 않지만, 테이블세터의 역할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것도 희망 요소라고 볼 수 있겠다. 

노수광을 중심으로 장운호, 김지수, 이동훈의 중견수 경쟁 치열할 듯

이용규의 방출 그리고 이적으로 무주공산이 된 한화이글스의 중견수. 과연 어떤 선수가 “포스트 이용규”가 될지 사뭇 궁금해진다. 가장 앞선 선수는 노수광이다. 노수광은 SK에서 본인의 가치를 입증한 임팩트가 있기 때문에 시즌 준비만 충분히 한다면 기대치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지난 시즌은 중간에 트레이드 되면서 자신의 역량을 다 발휘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노수광은 본능적으로 야구를 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수비에서의 안정감은 떨어진다. 그럼에도 다른 선수들에 비해 노수광이 중견수로 기용될 가능성이 큰 것은 바로 SK 시절 보여준 폭발력이 있기 때문이다.

수비에서의 안정감을 먼저 찾는다면 이동훈의 기용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되면 노수광이 좌익수로 이동을 하고 이동훈을 중견수로 기용해야 되는데 이동훈의 공격 수준이 판단 기준이 될 것이다. 이동훈은 넓은 수비 범위에 빠른 발 그리고 좋은 어깨를 갖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공격에서 보여준 것이 없다. 퓨처스에서는 항상 좋은 모습이지만 1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만약, 이동훈이 공격에서 좋은 생산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한화이글스의 외야는 의외로 좋은 구성이 될 수 있게 된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기에 장운호와 김지수가 상황에 맞게 자신들의 역량을 공, 수에서 발휘할 수 있다면 고민이었던 외야의 뎁스가 자연스럽게 두터워지는 결과가 만들어질 것이다. 장운호는 한화에서 부족한 우타 외야수로 중거리 타자의 역할, 김지수는 강한 어깨와 다부진 공격으로 팀에 충분히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전지 훈련을 통해 주전과 백업 그리고 1군 라인업이 결정되겠지만 좋은 재능을 가진 후보군은 충분하다. 수베로 감독과 케네디 수석 코치 그리고 워싱턴 타격 코치가 과연 어떤 선수들을 주목하고 “센터라인”에 활용하면서 시즌을 구상할지 사뭇 궁금해지는 요즘이다. 

2021시즌을 맞아 새롭게 부활할 한화이글스 선수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역대급 시즌을 보냈지만 새로운 시즌에는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한화이글스 선수들로 거듭나길 바라고 새 시즌을 맞이하는 훈련 과정에서 부상 없이 새로운 시즌에 대한 준비를 잘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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