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톡톡: 쉰 네 번째 이야기] ‘대권 콩밭’보다 ‘안방 살림’ 집중할 때

양승조 충남지사. 출처=충남도청 누리집.
양승조 충남지사. 출처=충남도청 누리집.

작년 이맘때만 해도 이낙연은 ‘넘사벽’이었다. 총리에서 당대표 전직(轉職) 과정에서 판세가 달라졌다. 새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선두로 치고 나왔다.

그래서 이 대표가 새해 첫날부터 꺼낸 전직 대통령 ‘사면론’이 일종의 승부수 아닌가 싶다. 결과적으로 그의 제안은 먹히지 않았다. “말을 안 하는 것도 말을 하는 방법”이라며 말을 아낀 이재명 지사 주가만 더 올랐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이 대표가 공격을 받는 틈을 파고들었다. 양 지사는 “사면은 언어도단”이라며 당내 최대 주주인 ‘친문의 문(門)’을 두드렸다. 하지만 이 대표가 금방 꼬리를 내리면서 존재감을 알릴 ‘기회의 문’은 열리지 않았다.

양 지사는 인정하지 않겠지만, 친문은커녕 중앙 언론조차 그를 대선 주자 반열에 넣어주지 않는다. 정치·행정적으로 대권 행보보다 도정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코로나19로 시국이 엄중한데 ‘양대산맥(양 지사 지지자 모임)’이나 찾아선 곤란한 일이다.

혁신도시 공공기관, KBS충남방송국, 서산민항, 서해선 복선전철, 가로림만 해양정원, 부남호 역간척 등 유치·설립·조성·개발의 과제가 산적(山積)하다. ‘2021 계룡군문화엑스포’와 ‘2022 보령 해양머드 박람회’도 착실히 준비해야 한다.

대망은 도정을 통해 운신의 폭을 넓힌 다음에도 늦지 않다. 다양한 정치적 스펙트럼을 수용할 그릇을 키우는 게 먼저라는 얘기다. 지역 언론이 발표한 새해 첫 여론조사 결과는 그가 왜 도정에 전념해야 하는지 이유를 알려줬다.

그의 말마따나 4선 국회의원에 당 최고위원을 지냈다면, ‘양승조’가 아닌 ‘홍길동’이라도 대선 경선에 참여할 자격은 있다. 다만, 당내 주류인 친문의 지지도, 안방에서 지지도 얻지 못하면서 차기 대선을 운운할 수 있을까. “대권욕에 빠진 지사”라는 소리만 듣기 십상이다.

공직사회와 도민들은 대권 생각에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도지사를 바라지 않을 것이다. 안정감 있는 ‘더 행복한 충남도정’을 이끄는 도백을 원하지 않을까. 아니다 싶으면 빨리 접는 게 상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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