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담정 간장게장(대전 유성구 지족동 노은3동행정복지센터 주변)

간장게장을 흔히 밥도둑이라 부른다. 노르스름한 장이 담긴 꽃게 등딱지에 밥을 비비면 다른 반찬 필요없이 밥 한 공기를 뚝딱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속되는 중국어선의 불법조업 등으로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꽃게 값이 올라 서민들이 쉽게 넘보기 어려운 음식이 됐다. 최근 이런 귀한 꽃게를 충남 안면도에서 꽃게잡이 선주가 직접 간정게장을 담아 판매하는 곳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서해안 꽃게로 담근 간장게장
서해안 꽃게로 담근 간장게장

안면도 백사장항 꽃게잡이 대건호 선주가 운영하는 곳, 토담정 간장게장

대전시 유성구 지족동 노은3동행정복지센터 주변에 있는 ‘토담정 간장게장’은 지난 2018년 관저동에서 이전한 안면도 백사장항 꽃게잡이 대건호 선주가 운영하는 곳으로 서해안에서 잡은 최고급 꽃게로 만든 간장게장전문점.

메뉴는 간장게장을 비롯해 양념게장, 보리굴비, 게국지, 꽃게탕  등 다양하다. 특히 세트메뉴를 이용하면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음식을 맛 볼 수 있다. 간장게장은 자연 숙성간장인 진간장을 사용해 각종 과일재료와 비린 맛과 잡내를 제거하기 위해 황매실청과 솔잎 청 등을 넣고 6시간 정도 졸여 간장양념을 만든다. 그런 다음 안면도에서 잡은 꽃게에 부어 3~5일 숙성시켜 손님상에 낸다.

세트메뉴 한상차림
세트메뉴 한상차림
양념게장
양념게장

흔히 게장을 떠올리면 짠맛부터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산지에서 직송한 신선한 재료로 만든 간장게장은 숟가락으로 국물을 퍼먹어도 짜지 않을 정도로 들고 먹어야 제 맛이다. 게장은 비린 맛이 거의 없고 무엇보다 짜지 않아서 좋다. 입맛을 당기는 맛이다. 밑간이 심심하다. 오히려 꽃게 특유의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특유의 꽃게 향과 잘 어우러진다.

게딱지 내부 살을 젓가락으로 발라 접시에 담아서 밥을 올려 먹었다. 입안이 천국이다. 게딱지에 밥 한술 넣어서 쓱쓱 비벼먹어도 밥 한 공기가 눈 깜짝할 사이에 비워진다. 특히 마른 김에다 고슬고슬 지은 밥을 한 숟가락 떠서 그 위에 알 백이 간장게장을 함께 얹어 한입 가득 채우노라면 간장게장이 왜 밥도둑이라고 불렸는지 실감난다.

숙성 중인 간장게장
숙성 중인 간장게장
대하장
대하장
게딱지에 밥 한술 넣어서 쓱쓱 비벼먹어도 밥 한 공기가 눈 깜짝할 사이에 비워진다
게딱지에 밥 한술 넣어서 쓱쓱 비벼먹어도 밥 한 공기가 눈 깜짝할 사이에 비워진다

여기에 김치전, 김, 연근조림, 대하장, 된장 등 곁들여 나오는 음식도 불필요한 것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꼭 필요한 것만 정예화 했다.

“이곳 꽃게는 안면도 백사장항의 꽃게잡이 어선 대건호에서 직접 잡아 올린 꽃게를 사용해서 다른 곳보다는 가격도 조금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고 또 신선한 재료를 공급받기 때문에 아무래도 간장게장 맛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 이집 벽면에는 꽃게잡이 대건호가 서해안에서 꽃게 잡는 조업 사진들이 붙어 있다. 꽃게탕과 게국지는 암꽃게로만 끓인다. 국물은 직접 담은 된장과 채소로 끓여 자극적이지 않아 꽃게 특유의 풍미가 살아 있다.

안면도 대건호 선주의 집
안면도 대건호 선주의 집
내부전경
내부 전경

관저동에서 지족동으로 이전 입맛 되살리는 간장게장, 양념게장, 게국지, 꽃게탕

백광렬 대표는 백사장항 꽃게잡이 배 대건호를 매형과 함께 운영한다. 거기서 잡은 꽃게를 직송해 꽃게손질부터 게장 담는 일까지 모두 주방에서 해낸다. 그리고 전 메뉴 포장판매와 주문 즉시 전국에 꽃게택배까지 보내고 있다. 특히 대전과 세종시는 당일 배송한다. 입맛은 습관이다. 입맛이 좋다는 것은 내 몸이 좋아했던 음식들이 언제 어디에서나 생각난다는 말이다. 밥도둑은 입맛을 돋우어 밥을 많이 먹게 하는 반찬이다.

꽃게는 통통하게 오른 살과 꽉 찬 알로 풍미가 좋다. 필수 아미노산을 비롯해 타우린, 단백질과 칼슘, 비타민A. B. C. E, 철분 등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기력회복용에도 제격이다.

연중무휴, 간장게장, 양념게장, 보리굴비 1인 2만 4000원. 대전시 유성구 지족로 294 대풍빌딩 1층

게국지
게국지
대전 유성구 지족동에 위치한 토담정 간장게장. 서구 관저동에서 2018년 이전했다.
대전 유성구 지족동에 위치한 토담정 간장게장. 서구 관저동에서 2018년 이전했다.

간장게장, 양념게장 포장판매 전국택배 대전, 세종시 당일 배송

음식 맛은 원래 정직하다. 재료본연의 맛을 제대로 살리면 충분히 훌륭한 맛을 내기 때문이다. 식보가 약보라는 말이 있다. 무엇을 먹느냐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다.
오늘은 정직한 맛을 내는 ‘토담정 간장게장’을 먹어보자. 바다의 맛이 그대로 살아있을 것이다.<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음식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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