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 변화 긍정적이지만 장기화 되선 안돼
전자담배 인체 유해도 감소효과 없어

대전성모병원 정조은 교수.
대전성모병원 정조은 교수.

“새해부터 담배 끊으려고 전자담배로 바꿨어요.”

금연은 해가 바뀌는 이 시기 자주 등장하는 새해 목표 중 하나다. 흡연자에서 이러한 행동 변화의 주된 이유는 담뱃잎을 태워서 피우는 연초형 일반담배보다 전자담배가 해롭지 않다는 인식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사실일까?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조은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담배 종류 아닌 흡연기간, 흡연량에 따라 유해성 판단

이전까지의 전자담배는 니코틴 농축액이 함유된 액체를 가열해 수증기를 흡입하는 액상형이 주된 형태였다. 하지만 2017년 이후 담뱃잎을 쪄서 혹은 가열해서 피우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연초담배와 비슷한 모양에 담배 특유의 냄새도 나지 않을뿐더러, 향도 여러 가지이고 디자인도 예뻐 전자담배에 관심이 없었던 여성, 청소년들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러한 높은 소비자 선호도에 따라 2018년 한국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전자담배 내의 니코틴, 타르, 담배특이니트로사민류, 일산화탄소 등 11개 유해성분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일반담배에 비해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담배 내 대표적 발암물질인 타르 함유량이 높게 검출된 반면, 그 이외의 성분은 적게 검출됐다. 다만 담배의 유해성은 흡연기간, 흡연량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유해성분 함유량만으로 어느 제품이 덜 유해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17년 10월 세계보건기구(WHO) 발표와 유사한데 WHO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거나 유해성분이 덜 배출된다는 근거는 없으며, 유해물질의 감소가 인체 유해도를 감소시킨다는 어떠한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 3차 간접흡연도 강력한 발암물질

건강에 대한 관심과 담배의 폐해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흡연율은 감소(2018년 19세 이상 흡연율 22.3%) 추세이다. 흡연은 직접흡연의 외에 간접흡연의 문제도 심각하다. 

흔히 간접흡연 하면 흡연자 주위에서 비흡연자가 담배 연기를 들이마시게 되는 것을 떠올린다. 이는 엄밀히 말하자면 2차 간접흡연이다. 그런데 3차 간접흡연이라는 것도 존재한다. 

3차 간접흡연은 흡연자의 옷, 머리카락, 피부, 흡연자가 머무는 곳의 벽, 가구, 침구류 등에 남아 있는 담배의 화학적 잔류물들에 비흡연자가 노출되는 것을 뜻하며, 2009년 뉴욕타임즈에서 ‘담배의 새로운 위험’라는 제목으로 소개가 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즉 흡연자가 지정 흡연구역 등 다른 공간에서 흡연을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3차 간접흡연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흡연을 할 때 발생한 연기 입자들은 옷, 페인트가 칠해진 벽 등의 표면에 쉽게 흡착되는데 이렇게 흡착된 물질은 몇 시간에서 몇 달까지 다시 공기 중으로 재배출될 수 있다. 

또 이 물질은 공기 중의 화학물질과 반응을 하기도 하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남은 니코틴이 공기 중의 이산화질소와 합쳐진 담배특이 니트로사민(TSNAs)이다. 담배특이 니트로사민은 강력한 발암물질이다. 

운전자가 흡연자일 경우 차 안에서는 흡연을 하지 않더라도 차 내부 먼지나 표면의 니코틴 농도가 높았으며, 이 농도는 차에서 흡연을 한 경우와 별 차이가 없었다. 동물연구에서는 3차 간접흡연에 노출시킨 쥐에서 폐암 발생률이 높음을 발견했다. 

정조은 대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담배를 끊어보려고 일반담배에서 전자담배로 바꾸는 시도는 의미가 있지만 금연을 위한 일시적 과정이어야 한다”며 “나와 내 가족을 위해 금연을 시도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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