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도시 건설 2단계 완료, 자족도시 성숙 미완성
의료·문화 인프라 확충 성과, 대학 유치 지지부진

세종시 행복도시 S-1 생활권 내 국회 세종의사당 예정지 전경.
세종시 행복도시 S-1 생활권 내 국회 세종의사당 예정지 전경.

2020년은 행정중심복합도시(이하 행복도시) 2단계 건설이 완료되는 해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은 2단계 건설 사업의 목표를 ‘자족적 성숙 단계’로 설정했다. 내년부터는 도시 완성기가 시작되는 3단계 건설 단계로 진입한다.

올 한 해 행복도시가 자족도시로 성숙해왔는지 평가한다면, 기대보다 미진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코로나19라는 변수, 국가 재정 투자 한계, 외부 여건 변화 등으로 인해 사업이 지연되거나, 실체 단계에 진입하지 못해 시민 체감으로까지 이어지진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 행복청 예산에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을 위한 기본설계비 전액이 반영됐다는 점은 가장 큰 성과다. 행정수도 완성이 곧 수도권 인구 유입, 산업 유치, 인프라 확충 등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족도시로의 기대가 커진 계기로 작용했다. 건립 후보지인 S-1 생활권 내 도시 기능을 추가 설정하고, 문화·언론 등 지원기능 확보, 교통 분담, 인구 계획 등을 재검토하는 과정은 남은 과제다.

정부세종신청사 건립은 지난 6월 첫 삽을 떴다. 신청사는 오는 2022년 8월까지 총사업비 3875억 원을 들여 건립된다. 사업이 완료되면,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사혁신처 등이 민간 건물에 임시 둥지를 틀고 있는 상황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행복청은 국가기관 추가 이전 확정과 관련해 주요시설 입지지역을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예정지역에서 해제되더라도 국가 주도 관리체계를 유지하는 방안이다. 정부세종청사가 위치한 1-5생활권, 2-4생활권, 국회 세종의사당 후보지인 S-1생활권이 그 대상이다. 

의료·문화·여가 인프라 속속 확충

올해 개장한 세종시 중앙공원 1단계 모습.
올해 개장한 세종시 중앙공원 1단계 모습.

의료, 문화, 여가 인프라 확충은 코로나19 상황으로 지연되긴 했으나, 올해 체감 가능한 성과가 도출됐다. 대표적으로 지난 7월 개원한 세종충남대병원은 응급 의료 인프라 부족, 원정 의료 등의 문제를 해소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코로나 여파로 개장이 미뤄졌던 국립세종수목원도 10월부터 시범 개장해 운영 중이다. 국내 세 번째 국립수목원이자 도심 한복판에 조성한 최초 수목원으로 총 65만㎡ 규모로 조성됐다.

한국판 센트럴파크로 기대를 모은 세종시 중앙공원 1단계도 지난달 4일 개장했다. 1단계 면적은 전체 138만㎡ 중 52만㎡다. 당초 상반기 개장이 예정됐으나 코로나 여파로 늦춰졌다. 축구·야구장, 테니스장, 농구·풋살·족구·게이트볼장 등이 복합체육시설 형태로 함께 들어섰다. 

올해 행복도시 중앙녹지공간 중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은 세종호수공원(70만㎡)과 국립세종수목원(65만㎡)을 포함해 모두 187만㎡로 늘어났다. 다만, 중앙공원 2단계 개장은 개발과 환경 가치 대립 양상이 수 년 째 지속되면서 완공 시기가 불투명한 상태다.

세종아트센터도 올해 운영준비단장 공모, 준공 예산 확보 등을 마치고 내년 개관을 앞두고 있다. 1071석의 대공연장이 완공되면, 시민들의 문화 갈증이 일부 해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트센터 최초 개관 목표 시기는 2014년 하반기였으나, 공연석 규모 등을 확대하면서 수 년이 지연됐다.

베드타운 우려 여전, 대학 유치 빨간불

세종시 4-2생활권 공동캠퍼스 조성안. (자료=행복청)
세종시 4-2생활권 공동캠퍼스 조성안. (자료=행복청)

올해 11월 말 기준 세종시 인구는 35만 3430명이다. 도시 성숙기를 지나고 있지만, 주변 도시의 베드타운(Bed Town)이라는 우려의 시각도 여전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출범 이후 지난 8년간 늘어난 인구 중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서 순이동한 비율은 전체 순이동자수의 25%로 집계됐다. 반면, 충청권에서 순이동한 비율은 60%대로 2배 이상 높았다.

행복도시 자족 기반 핵심인 대학, 산업 등은 2023년에야 4-2생활권 일대에 들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행복청은 올해 공동캠퍼스 입주 접수·공고 등의 절차를 마치고, 현재 입주대학 심사‧선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내년 부지 조성 절차를 거쳐 2023년 준공, 2024년 개교하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대학 유치는 잠정 무산된 이탈리아 산타체칠리아 음악원, 카이스트 융합의과학원 등의 사례로 볼 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인식이 크다. 출범 이후 총 17개 대학이 MOU, 양해각서 등을 체결했지만, 구속력 있는 MOA로 이어진 경우는 충남대 의대, 고려대 등이 전부다. 이중 고려대는 올해 5월 2개 대학원 입주를 확정지었다.

민간 기업 유치 등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행복청은 4-2생활권 세종테크밸리에 상반기 기준 강소기업, 기관, 연구소 등 77개사를 유치했다. 마크로젠, 다음소프트를 비롯해 자율주행차연구센터와 바이오메디컬 활성소재 실증센터도 테크밸리에 입주한다. 지난해 유치에 성공한 네이버 제2데이터센터는 올해 10월 착공해 첫 삽을 떴다. 완공 시점은 2022년이다.

행복청 김용석 차장은 행복도시 3단계 건설 방향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행복도시는 앞으로 행정도시를 넘어 복합형 자족도시로 성장하고, 혁신역량을 주변지역과 연계해 국가균형발전과 광역 상생발전을 선도하는 세계적인 모범도시로 도약할 것”이라며 “올해 완료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지난 2006년 수립된 건설기본계획을 다시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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