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마음들, 2020-12, 송선헌

서리와 이슬인 상로(霜露)가 되어야 모과도 향이 짙어진다.
맛이 제대로 들었을지 우리 집 자랑 갈치김치 걱정도 슬슬할 즈음이다.
일 년 동안 애쓴 내 몸의 건강검진표도 이때쯤 겁주며 온다.
치과의사협회 1년 필수보수교육 8점도 확인해야 한다.
소(Vacca)의 뜻 백신(Vaccine), Covid V.가 인류의 처방(Cure-all)이 될까? 
Corona19로 모든 송년회 모임이 취소되었다.
Corona19로 결혼식이 연기되어 어쩔 수 없이 미리 동거에 들어갔다는 과년한 예비부부의 문자도 왔다.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로 한숨이 늘었는가? 줄었는가?
손바닥 크기 텃밭의 가을걷이 흔적들도 태워야 한다.
갈수록 귀하지만 드물게 2021 새해 달력도 도착한다. 
미국의 은사님 Dr. Turley에게도 X-mas 엽서를 보내야 한다.
2020 산타(Santa)는 자가 격리로 2주후에 오실 예정이란다.
탄생 250주년 베토벤(LVB)의 환희의 송가(Ode to Toy)도 대기하고 있다. 
친구들의 정년 소식이 들리는 계절이다.
문득 이 겨울 바이칼(Baikal)은 어떨까? 생각난다. 
새벽 청소 노동자들의 얼굴엔 기쁨이 없다.
땅이지만 아스팔트(Asphalt)로 떨어진 것들도 추워 보인다.
나무들도 완전한 누드라 더 안쓰럽다.
치과 스텝들도 가디건(Cardigan)을 챙긴다.
동안거(冬安居)를 텐트 안에서 시작했다는 뉴스도 있다.
가끔은 그리 춥지 않은 겨울 LA의 홈리스(Homeless)들이 생각나는 시기다.
산 속에 들어앉은 중세동의 아궁이엔 나무 타는 냄새가 길게 번진다.
늦여름부터 지리산 양철지붕 우번암(牛翻庵)에는 장작이 서까래까지 올라왔다.
높은 산에는 상고대(樹霜, 수상)가 한창이란 소식이 들린다.
황간 월류봉(月留峯)에도 찬바람만 가득하다.
옥천 부모님 산소를 찾는 자식의 마음이 짠한 시기다.
비닐에 포장된 볏단들이 가축들의 양식으로 하얗게 정렬된 계절이다.
일 년을 버틴 두꺼운 옷들이 다시 나왔다.
Pandemic이 지나가면 원난성(雲南省) 샹그릴라(Shangri-La)로 날아갈 것이다.
올 한 해도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음을 모두에게 감사한다.


송선헌(宋瑄憲) 원장

 

 

 

 

 

 

▲송선헌(치과의사·의학박사, 시인) 약력

대전 미소가있는치과® 대표원장

충남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외래교수

UCLA 치과대학 교정과 Preceptor and Research associate

대한치과 교정학회 인정의

대한치과교정학회 대전 충남지부 감사

2013년 모범 납세자 기획재정부장관상

2019년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 장려상과 입상 수상

저서: 임상 치과교정학 Vol. 1(웰 출판사)

전)대전광역시 체조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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