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최초의 감독과 주요 코치 역량, 외국인 선수 활약 절대적 필요

한화이글스 2021 시즌 운명을 쥔 감독 등 외국인 7인방의 활약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한화이글스 2021 시즌 운명을 쥔 감독 등 외국인 7인방의 활약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한화이글스의 2021시즌은 매우 중요하다. 암흑기를 벗기 위해 많은 명장에게 팀의 운명을 맡겼지만, 암흑기는 더욱 길어졌을 뿐이다. 결국 한화이글스의 선택은 프랜차이즈 레전드 한용덕 감독이었다. 2018년 첫 시즌에 사고(?)를 친 한용덕 감독. 무려 11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하며 암흑기를 벗어나 강팀으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다.

하지만 지난 2년은 실망스러웠고 결국 한화이글스를 강팀으로 만들어내지 못한 채 불명예 퇴진하고 말았다. 2018년의 축배가 오히려 독이 되면서 더이상 전진하지 못한 결과가 되었다. 한용덕 감독은 약한 전력의 팀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자신의 고집을 버리지 못한 채 효율적인 운영을 하지 못했다. 프런트는 그런 한용덕 감독을 견제하거나 팀 전력 상승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

결국, 새롭게 영입된 프랜차이즈 레전드 출신의 정민철 단장은 팀 체질 개선에 나섰다. 구단도 대의를 위해 현재의 아픔을 감수하는 데 적극적으로 동의하며 대대적인 변화로 미래를 그리기 시작했다. 역대급 최하위 시즌을 치르면서 팀의 현재이자 주축이었던 베테랑들과 이별을 선택했으며 첫 40대 대표이사를 선임하면서 정민철 단장과 함께 팀의 미래를 책임지게 했다. 화룡점정은 첫 번째 외국인 감독과 그를 보좌할 주요 코치도 외국인으로 채웠다는 것이다.

물론 아쉬움은 남는다. 스토브리그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아직까지 전력 상승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은 없었다. 하지만 분명한 목표를 갖고 전력 상승을 위한 시도는 분명히 있었다. 앞으로도 충분히 전폭적 지원에 대한 기대감은 존재한다. 하지만 현재 절대적 전력이 약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늦었다. 다른 구단에 비해 많이 늦었다. 하지만 뒤늦은 출발이지만 2021시즌을 앞두고 많은 변화를 맞이한 한화이글스는 이제 시작이다. 한화이글스의 미래는 이제 시작되었다.

구단 최초의 외국인 감독 수베로와 케네디 수석 코치, 로사도 투수 코치, 워싱턴 타격 코치

그 어느 감독이 와도 한화이글스를 강팀으로 이끄는 데 실패했다.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한 김응용 감독도, 최고의 명장으로 불리는 김성근 감독도, 고향 팀을 위해 최선을 다했던 한대화 감독도, 프랜차이즈 레전드 출신의 한용덕 감독도 모두 불명예스럽게 팀을 떠났다.

결국 팀 재건과 체질 개선을 위한 한화이글스의 선택은 외국인 감독이었다. 2021시즌을 맞아 새롭게 영입된 신임 감독은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었다.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지도자로 젊은 선수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인물이었다. 주목할 것은 정민철 단장을 비롯한 담당 프런트 직원이 이 어려운 시기에 직접 인터뷰를 통해 팀의 미래 비전을 공유하며 어렵게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한화이글스의 행보가 더욱 긍정적인 것은 주요 코치진의 선택이었다. 대부분 신임 감독이 선임되면 감독의 철학에 맞는 코치들을 1-2명은 동행해서 시즌을 치르게 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역대 외국인 감독을 선택한 구단들로 마찬가지였다. 국내 감독은 아예 “사단”이라고 불리는 코치들이 대거 이동하는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주요 코치진의 선택은 수베로 감독이 아닌 정민철 단장이 주도했다는 것이다. 즉, 감독의 개인 철학보다는 팀의 철학을 공유하는 코치들을 선택했다는 의미가 된다. 물론 이를 수베로 감독 또한 받아들였기에 가능한 이야기다.

대럴 케네디 수석 코치, 호세 로사도 투수 코치, 조니 워싱턴 타격 코치. 이 세 코치는 수베로 감독과 한화이글스의 미래를 책임질 지도자들이다. 아울러 한화이글스의 국내 젊은 코치들에게도 큰 영향력을 발휘해서 지도자들이 선수를 육성하는 노하우도 함께 전수할 가능성이 크다. 일석이조의 효과이다. 세 코치 모두 수베로 감독처럼 마이너리그에서 젊은 선수를 육성하는 데 명성이 높고 결과가 좋았던 지도자들이다.

때마침 한화이글스에는 성장해야 할 젊은 선수들이 즐비하다. 투, 타에 걸쳐서 다듬어야 할 원석들을 과연 얼마나 짧은 시간에 성장시킬 수 있느냐가 팀을 재건하는 데 가장 큰 밑거름이 될 것이다. 그렇기에 외국인 코칭스태프에 거는 기대가 크다.

투수진은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난 상황에서 보여줘야 하는 선수들이 많다. 타격에서는 알을 깨고 나와야 하는 선수들과 타격에서의 기술을 정립해야 하는 초보 선수들이 많다. 로사도 코치와 워싱턴 코치가 기존의 코치들과 조화를 이루어 소통을 잘 해낸다면 충분히 젊은 선수들이 가진 잠재력을 폭발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원, 투 펀치 역할을 해줘야 하는 킹엄과 카펜터, 중심 타선에서 장타를 해결해줘야 하는 힐리

한화이글스는 2020시즌을 맞아 열 개 구단 중 유일하게 팀의 외국인 선수를 모두 교체 하지 않은 구단이다. 반면, 2021시즌을 맞아 열 개 구단 중 유일하게 팀의 외국인 선수 세 명을 모두 교체한 유일한 구단이다.

단, 1년 만에 외국인 선수의 선택이 하늘과 땅 차이로 변했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의 선택이 잘못되었다는 방증이 될 수 있다. 물론 워윅 서폴드는 2년 연속 두 자리 승리를 거두면서 이닝이터로 1선발의 역할을 충실히 해주었다. 하지만 다른 팀에 비교해 2-3선발급에 그치면서 에이스로서의 강력한 모습은 보여주지는 못했다. 좌완 채드벨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본인의 역량을 보여주지 못했고 결국 후반기에 짐을 싸고 말았다.

2018시즌 한화이글스의 복덩이었던 제라드 호잉은 3년째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그가 가진 타격에서의 약점을 보완하지 못한 채 쓸쓸하게 퇴장을 하고 말았다. 한화이글스는 확실한 단점을 갖고 있는 호잉을 과감하게 교체하지 못하고 품고 간 것이 결국엔 팀의 공격력 약화에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고 만 것이다.

새로운 시즌을 맞아 한화이글스는 빠르게 외국인 선수 세 명을 선택했다. 아직까지 외국인 선수를 선택하지 못한 구단이 있는 걸 감안하면 상당히 빠르게 움직여 내년 시즌을 준비한 것이다. 코로나 상황에서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은 충분히 칭찬할만 하지만 과연 이 선수들이 내년 시즌에 어떤 활약을 보이느냐에 따라 그 선택이 평가될 것이다. 

외국인 원, 투 펀치 역할을 해줘야 하는 닉 킹엄과 라이언 카펜터.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야 하는 선수들이다. 특히, 킹엄은 지난 시즌을 부상으로 버렸기 때문에 건강에 대한 의문이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미 올 시즌 채드벨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팀 전력에 타격을 준 사례가 있기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건강한 킹엄이 돌아와야 한다.

여기에 좌완 카펜터는 타고투저 리그이자 하위 리그라 볼 수 있는 대만 리그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임팩트 있는 활약을 펼친 선수는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과연 한국 야구에서 어느 정도의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을 수밖에 없다. 물론, 대만 리그에서 활약한 선수가 한국 야구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인 사례가 있는 만큼 잘 적응해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기를 바랄 뿐이다. 오히려 카펜터가 리그에 적응을 잘 한다면 에이스 역할도 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두 선수는 반드시 이닝이터로서 다른 구단의 에이스들과 맞대결을 통해 승리할 수 있는 피칭을 보여줘야 한다. 아쉬움은 있었지만 지난 2년 동안 워윅 서폴드는 이닝이터로서의 역할은 충실히 해준 부분이 팀 전력에 큰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가장 기대되는 것은 라이온 힐리이다. 총액 대비 최고 수준에 계약을 했기 때문에 그만큼 기대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비가 1루에 고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아쉽지만 한방 있는 타자로 자리매김을 해줘야 한다. 4년 전 로사리오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장타가 아쉬운 한화 타선에 힐리는 장타를 쳐줘야 하는 선수이고 중심 타선에서 결정타로 해결사 역할도 해줘야 한다. 로사리오, 호잉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면 한화이글스의 타선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2021시즌에 새롭게 합류하는 네 명의 지도자와 세 명의 외국인 선수. 바로 이 일곱 명의 새 얼굴이 한화이글스의 운명을 쥐고 있다. 2021시즌 뿐 아니라 한화이글스의 미래를 말이다. 그들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2021시즌을 맞아 새롭게 부활할 한화이글스 선수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역대급 시즌을 보냈지만 새로운 시즌에는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한화이글스 선수들로 거듭나길 바라고 새 시즌을 맞이하는 훈련 과정에서 부상 없이 새로운 시즌에 대한 준비를 잘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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