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이용한다는 집회 참가자 한 명 때문에 후문까지 폐쇄
서류 접수하러 온 민원인 애원도 소용없어 막무가내식 통제

사진=17일 스쿨미투 대응 대전공동대책위가 대전교육청 현관 앞에서 항의하고 있다.
사진=17일 스쿨미투 대응 대전공동대책위가 문이 잠긴 대전교육청 현관 앞에서 항의하고 있다.

대전교육청이 집회 참가자들의 청사 출입을 막는다는 이유로 민원인과 택배기사, 기자 등의 출입까지 통제, 청사 경호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17일 오전 스쿨미투 대응 대전공동대책위는 대전교육청 정문 앞에서 설동호 대전교육감의 사과와 성폭력 예방 전수조사 촉구 결의대회를 가진 뒤, 항의 방문을 위해 청사 현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일찌감치 현관문은 잠겨 있었고, 스쿨미투 대응 대전공동대책위는 “문 열어라, 설동호 교육감은 사과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반발했다.

문제는 직원들과 민원인들의 출입을 관리하던 후문에서 벌어졌다. 대전교육청은 집회 참가자 가운데 여성 한 명이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후문에 나타나자마자 후문까지 걸어 잠그고 다른 사람들의 출입도 막았다. 이 여성은 “화장실만 갔다가 바로 나오겠다”고 수차례 얘기했지만 잠긴 문은 열릴 줄 몰랐다.

신분과 용무를 밝힌 기자와 각 과에서 주문한 도시락과 물품 등을 양손 가득 들고 있는 배달원, 택배기사는 물론 “나는 서류 접수를 위해 왔다. 직장에서 잠깐 시간을 내서 와서 급하다. 문 좀 열어달라”고 하는 민원인의 애원도 소용없었다.

결국 “집회 참가자 다수가 후문으로 몰려온 것도 아니고 화장실 간다는 한 명 때문에 여러 사람이 못 들어가는 게 말이 되냐. 해도 너무 한다”는 고성 끝에 수십 분만에 후문이 열렸다.

대전교육청의 ‘현관문 걸어 잠그기’는 유명하다. 학교비정규직노조와 시민사회단체 등이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여는 날이면 어김없이 문을 잠그는 것뿐만 아니라 직원들이나 사회복무요원을 동원해 인간 바리케이드까지 친다. 철옹성이 따로 없다.

이날 교육청을 방문한 50대 남성은 “도대체 뭐가 두려워서 이렇게까지 하는지 모르겠다. 어떻게 볼일을 보러 온 민원인까지 못 들어가게 하냐. 도가 지나치다”며 어이없어했다.

이와 관련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집회 참가자들이 화장실을 이용한다며 들어와 청사를 점거한 적도 있어서 철저를 기하다 보니 민원인까지 막게 됐다”며 “민원인들을 불편하게 한 점에 대해서는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편, 스쿨미투 대응 대전공동대책위는 성폭력 예방 전수조사와 교육감 면담 등을 요구하며 대전교육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283일째다. 1년여가 다 돼가지만, 설동호 교육감과 대전교육청은 현재까지 묵묵부답이다.

사진=대전교육청이 집회 참가자들의 청사 출입을 막고 있다.
사진=대전교육청이 집회 참가자들의 청사 출입을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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