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부 예타 면제 사업 '확정'..총선 '1호 공약' 실천

정부가 지난 14일 지역 공공병원 신설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결정하면서 대전지역 숙원 중 하나인 의료원 설립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사진=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부가 지난 14일 지역 공공병원 신설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결정하면서 대전지역 숙원 중 하나인 의료원 설립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사진=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20년 이상 대전 지역사회 숙원이던 공공의료원 설립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정부는 지난 14일 공공의료 공백이 현실화하자 대전을 비롯해 서부산과 진주의료원 등 지역 공공병원 신설 사업의 예비타당성(예타)조사 면제를 전격 결정했다. 

올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정부가 지방 공공의료원 부재에 따른 필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익성 낮아 20년 넘게 발목 잡혀
코로나 공공의료 공백에 의료원 설립 탄력

대전시는 동구 용운동에 부지까지 마련해 놓고 의료원 건설을 추진해왔지만, 낮은 경제성을 이유로 번번이 예타 통과에 발목이 잡혔다.

하지만 이번 정부 발표에 따라 이달 중 국무회의에서 최종 확정되면 기본 설계 등 건설을 위한 행정절차에 착수한다. 대전의료원은 300병상 규모로 오는 2026년 완공될 예정이다. 

지난 4·15 총선에서 대전의료원 설립 연내 확정을 ‘1호 공약’으로 약속한 장철민 의원(더불어민주당. 동구)에게 예타 통과와 이후 진행 과정, 향후 계획과 전망 등을 들어봤다. 인터뷰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고려해 지난 16일 오후 비대면(전화)으로 진행했다.  

[장철민 의원 전화 인터뷰 전문]

장철민 의원은 본보와 인터뷰에서 “코로나 상황이 워낙 심각하고 엄중해서 기뻐하는 게 맞는진 모르겠다. 그래도 워낙 오래된 숙원사업이 해결돼 마음이 놓이고 안도가 된다"고 밝혔다. 사진=장철민 의원실 제공.
장철민 의원은 본보와 인터뷰에서 “코로나 상황이 워낙 심각하고 엄중해서 기뻐하는 게 맞는진 모르겠다. 그래도 워낙 오래된 숙원사업이 해결돼 마음이 놓이고 안도가 된다"고 밝혔다. 사진=장철민 의원실 제공.

-공공의료원이 부재한 대전에 의료원 설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에서 정부가 대전의료원 설립이 예타 면제 사업으로 발표됐다. 지난 총선에서 대전의료원 설립을 1호로 공약했는데 소감이 어떤가. 

“코로나 상황이 워낙 심각하고 엄중해서 기뻐하는 게 맞는진 모르겠다. 그래도 워낙 오래된 숙원사업이 해결돼 마음이 놓이고 안도가 된다는 생각이다. 왜 이런 상황이 될 때까지 의료원이 없었나에 대한 아쉬움이 있고, 이제라도 잘 돼서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있고, 그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받아 감사함이 있다.”  

“숙원 해결에 안도와 아쉬움, 그리고 감사”
“수익성과 응급사망률 기준이 가장 어려웠다”

-만감이 교차한다는 얘기로 들린다. 

“그렇다. 많이 늦었지 않나. 지금 의료원이 운영되고 있었다면 정말로 큰 기능을 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 

-20년 이상 의료원이 없었다는 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그간 공공 의료뿐만 아니라 의료서비스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은 ‘어쩔 수 없었다’였다. 이번에 예타를 받아보고 분석하면서도 2가지가 가장 어려웠다. 하나는 수익성이고, 하나는 응급 사망률 기준이 핵심적으로 어려운 부분이다. 

우리나라가 전반적으로 병원 숫자가 부족하지 않다. 또 종합병원 같은 응급기관들이 있기  때문에 의료원을 더 만든다고 해서 응급 사망률이 내려가진 않는다. 그런데 의료라는 것이 단순히 응급 사망자만 줄이는 게 목적이 아니잖은가. 공공의료라는 게 수익성 바탕이 아닌데 이 2가지 기준으로 요청됐던 것이 이제껏 일이 안됐던 것이다.” 

이제는 공공의료를 바라보는 측면이 단순히 응급상황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지역사회의 공공보건 의료 관련 서비스 중에 취약한 부분을 발견하고 채워나가는 인식의 변화, 상황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결과가 도출된 것 같다. 20년 이상 의료를 바라보는 기준과 인식 자체가 부족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만큼 선출직과 시민들의 의지가 달랐던 것 같다. 종합적인 이유가 있었다고 본다.”

“코로나 상황에 의료원 설립 필요성 제기..당국 설득 통해”
“연내 국무회의 의결되면 본격 착수..2026년 완공 최대한 단축”

-대전의료원 설립 예타 면제 배경에는 올해 코로나19 상황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겠나.

“아무래도 그것 때문에 필요성이 많이 제기됐고, 어쨌든 국가 예산이 들어가는 부분이기 때문에 기재부 등 재정 당국을 설득하는데도 말이 통했다.”

-국무회의 의결이 남은 행정절차라고 들었다.  

“국무회의 의결이 남아 있는데 형식적 행정절차라서 크게 중요하진 않다. 연내에는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 

-행정절차 이후에는 어떤 과정이 있는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완공 목표가 오는 2026년이라고 하던데 가능한가.

“행정절차 이후에도 세부적인 행정절차가 뒤따른다. BTL사업이라서 관련 평가가 있고, 시와 함께 예산을 세워야 하니까 구체적인 일정은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나올 것 같다. 내년도에 보상하고, 설계하고, 내후년 정도 착공하면 2026년 될 것 같다. 최대한 단축할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

-병상은 300병상 규모라고 들었다. 향후 증감 요인은 없나.
  
“예타에는 319병상으로 넣었는데 보다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지 실무적으로 협의를 해볼 생각이다. 319병상 내에도 중환자병상, 감염병 관련 병상 등 다양하다. 그 숫자대로도 목적과 취지에 맞는지 시작 전에 보건복지부와 최종 검토를 해야 하고 점검해야 할 것이다.” 

장 의원은 "그동안 지방 의료원에 대한 선입견이나 편견이 있었다면 완전히 해소할 수 있는 최첨단 종합병원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그동안 지방 의료원에 대한 선입견이나 편견이 있었다면 완전히 해소할 수 있는 최첨단 종합병원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준공까지 의료공백 민간병원 협조 불가피”

-아직도 5년 넘는 시간이 더 필요한데, 그때까지 의료 공백이 걱정이다.

“병상확보 문제로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공공에서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은 다 동원하고 민간의 협조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공공병상이 전체 10%밖에 안 되고 대부분이 민간병원이기 때문이다.  

민간에 자발적 협조를 요청하면서 과하다 싶을 만큼 보상책을 내놓지 않으면 방법이 없을 것 같다. 보상을 많이 하더라도 이 상황에서는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그만큼 공공의료를 확충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워낙 의료인력의 피로도가 엄청나다. 국회나 정부가 할 수 있는 건 갑자기 없는 의료인력을 만들어낼 수 없고, 자긍심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대우하는 것 외에는 쉽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서 가용 자원을 늘려가는 게 지금으로서는 유일한 방안이다.”  

-‘지방의료원’에 대한 선입견이나 부정적인 이미지를 해소하려는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대전의료원은 과(科)만 21개이고, 종합병원 수준이다. 을지대병원이나 건양대병원, 성모병원보다는 좋게 만들자는 생각이다. 요즘 종합병원도 몇개 과를 특화하고, 좋은 의료진도 공격적으로 스카우트한다. 그래야 전체 병원 운영에 도움이 된다고 들었다. 중부권에 가장 부족한 부분을 잘 파악해서 필요한 부분은 공격적으로 ‘여기가 대한민국 최고’로 만들어놓도록 협의하려고 한다. 시 공무원들에게만 맡길 게 아니라, 보건의료 전문가들과 거버넌스 구조를 짜서 협의해야 할 것이다.” 

“을지대병원, 건양대병원, 성모병원보다 좋게 만들 것”
“보건의료 전문가 거버넌스 구축해 협의 진행”
“최첨단 시설로 지역 중심 공공의료기관 역할 다짐”

-코로나19로 대전시민을 비롯해 전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대전의료원 설립이 눈앞에 다가왔다. 시민들께 당부가 있다면.
 

“선출직 공직자에 한 사람으로서 대전의 공공의료체계가 부족했던 건 시민들께 죄송하고 사과드릴 부분이 있다. 이런 문제의식도 함께 하면서 대전의료원 설립을 위해 뛰어다닐 때 시민들께서 많이 도와주셔서 감사하다. 

확실한 건 대전의료원이 앞으로 완공돼 운영될 때는 지금까지 지방의료원에 대한 선입견이나 편견이 있다면 완전히 해소할 수 있는 최첨단 종합병원을 갖추도록 하겠다. 지역의 중심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시민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시설로 반드시 만들어놓겠다는 다짐이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