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아쉬운 외국인 투수 영입 결과는?, 토종 투수들의 성장 기대!

한화이글스의 내년 시즌 성적은 선발 투수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선발진에 누가 합류하느냐는 시즌 성적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단초가 될 전망이다.
한화이글스의 내년 시즌 성적은 선발 투수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선발진에 누가 합류하느냐는 시즌 성적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단초가 될 전망이다.

역대급 최하위를 기록한 한화이글스. 절치부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임 한용덕 감독 체제에서 기나긴 암흑기를 깨고 11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2018시즌)에 성공했지만 이내 성적은 곤두박질치면서 다시 암흑기가 도래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최원호 감독대행이 무려 114경기를 책임지면서 내년 시즌을 위한 밑거름을 만들기는 했지만, 그 밑거름이 고스란히 내년 시즌의 전력에 스며들어 주춧돌이 되기에는 변수가 너무 많다. 그럼에도 한화이글스의 내년 시즌 전력은 상승 여지가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한화이글스가 구단 역사상 최초로 영입한 외국인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마이너리그에서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지도자로 정평이 났다. 여기에 수석 코치 케네디, 투수 코치 로사도도 선수 육성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던 지도자들이다. 케네디 코치는 수비 파트에, 로사도 코치는 투수 파트에 많은 내공이 있기에 수베로 감독의 지도 철학과 맞물려 젊은 선수 육성에 최고의 성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타격 코치까지 포함한다면 젊은 선수들이 소위 말해서 “마음껏 놀 수 있는” 환경은 만들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고 했다. 투수진이 안정되면 일단 승부에서 크게 밀리지는 않는다. 지난 시즌 한화이글스의 투수진은 부상도 많았고 안정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선발에서 가능성을, 불펜에서는 경쟁력을 확인하면서 내년 시즌을 기대케 하는 긍정적인 신호들이 나온 것은 분명하다. 이제는 새롭게 영입된 능력 있는 지도자들과 그 단추를 잘 꿰야 하는 과정이 남았을 뿐이다.

아쉬운 외국인 투수 영입, 그 결과는? 토종 투수들의 성장 기대!

한국 프로야구에서 팀 성적을 포기한 세대교체, 리빌딩은 있을 수 없다. 10개 팀 중에 5개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세 장의 카드는 팀을 강하게 만들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된다. 그렇기에 외국인 선수 세 명이 대활약을 펼치면 그 팀은 가을야구 진출 확률이 굉장히 높아질 수 있다.

한화이글스만 하더라도 2018시즌 11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 1등 공신은 제라드 호잉과 다승왕 타이틀을 따낸 샘슨이었다. 물론 우주의 기운이 모였다고 할 정도로 역대급 명승부를 펼친 것도 한몫 했지만 오랜만에 외국인 선수들이 제 몫을 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올시즌 역대급 최하위를 기록한 한화이글스에게 내년 시즌을 위한 외국인 선수 선택은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팬들은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이름 있고 경쟁력 있는 외국인 선수를 뽑아 반전을 노릴 것으로 기대했다. 가장 늦게 선택한 타자 힐리는 이름값도 있고 충분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외국인 투수 두 장의 선택은 조금 의외였다. 올시즌 SK에서 부상으로 퇴출된 킹엄과 하위리그(대만) 출신인 좌완 카펜터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킹엄과 카펜터는 이닝 이터 역할을 해줘야 한다.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거르면 더욱 안 된다. 이런 면에서 과연 킹엄과 카펜터가 구단과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건강한 킹엄이라면 충분히 경쟁력은 있을 것이다. SK가 선택한 이유가 그것이었기 때문이다. 카펜터는 하위 리그라고 할 수 있지만 타고투저의 대만 리그에서 상위권의 성적을 올렸다. 한화에서 부족한 좌완 선발 요원이라는 것도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다. 특히 선발진이 약한 한화이글스에게 외국인 선발 투수의 존재감은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물론 두 외국인 투수 영입에 앞장을 선 정민철 단장은 두 선수를 선택한 나름의 이유와 충분한 경쟁력이 있음을 설파했다. 정민철 단장은 투수 출신이기에 그의 선택이 맞기를 바란다.

한화이글스는 이 두 선수가 반드시 원, 투 펀치로서, 이닝 이터의 역할을 하면서 기대에 부응해줘야만 2021시즌에 반등을 노릴 수 있을 것이다. 팬들의 아쉬움과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정민철 단장의 선택을 믿고 두 선수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응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장시환 김민우 김범수 선발 로테이션 합류 가능성

한화이글스는 토종 선발로 류현진 이후 안영명이 반짝했을 뿐 제대로 성장해서 자리 잡은 선발 투수는 없었다. 하지만 올시즌 장시환과 김민우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풀타임 선발 투수로 시즌을 치러내면서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를 크게 만들었다.

장시환은 유망주 포수 지성준과 트레이드로 영입될 때만 하더라도 아쉬운 목소리가 많았지만 베테랑답게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선발 투수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줬다. 물론 기복 있는 피칭도 선보이면서 아쉬움도 많이 남긴 것 또한 사실이다. 시즌 초반과 막바지에 대량 실점 경기로 인해 평균 자책점이 5.02까지 치솟은 점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데뷔 이후 최다 이닝(132⅔)을 소화한 것은 내년 시즌 규정 이닝 소화에 대한 기대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좋은 모습이었다.

만년 유망주에 그쳤던 김민우도 올시즌을 선발로 뛰면서 데뷔 이후 최다승 타이(5승), 최다 이닝(132⅔) 소화, 최저 평균 자책점(4.34)을 기록하면서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를 크게 만들었다. 특히 부상에서 회복해 직구 스피드를 찾고 변화구를 가다듬은 것이 가장 큰 원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올시즌 선발로서의 경험이 내년 시즌 더 큰 경쟁력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장시환과 김민우. 두 선수가 올시즌 조금 더 안정된 피칭을 해줬다면 하는 아쉬움은 분명하지만 올시즌의 경험이 내년 시즌 분명 좋은 경기력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는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 여겨진다.

아마도 남은 한 자리는 좌완 파이어볼러 김범수에게 기회가 갈 것으로 보인다. 고관절 부상으로 선발에서 이탈했지만 150km에 가까운 빠른 공을 가진 김범수가 긁히는 날에는 타자는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고질적인 제구 불안만 제어할 수 있다면 김범수는 리그를 대표할 수 있는 좌완 선발로 성장할 재목임에는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올시즌 선발로 또는 불펜으로 본인의 가치를 증명한 고졸 4년 차에 접어드는 우완 김진욱과 고졸 3년 차 우완 김이환은 언제든지 선발 로테이션 합류가 가능한 선수로 각인되었다. 한편, 기대를 모았지만 부상으로 이탈했던 고졸 2년 차 남지민, 한승주도 부상 회복과 재활 여부에 따라 선발진 합류를 위한 트레이닝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부족한 좌완 선발진에 고졸 4년 차 박주홍의 성장은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선발 로테이션 유력 후보군도 충분하고 대체할 젊은 선수들도 여유가 있다. 이제는 이 선수들을 어떻게 육성해서 성장시키고 선발 자원으로 활용을 하느냐에 달렸다. 충분히 재능이 있는 선수들이다. 이제는 한화이글스의 육성팜이 제대로 작동해야 할 일만 남았다.

2021시즌을 맞아 새롭게 부활할 한화이글스 선수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역대급 시즌을 보냈지만 새로운 시즌에는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한화이글스 선수들로 거듭나길 바라고 새 시즌을 맞이하는 훈련 과정에서 부상 없이 새로운 시즌에 대한 준비를 잘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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