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대표와 감독 그리고 프런트는 참신, 전력 보강은 주춤, 밋밋

한화이글스를 이끌고 있는 박찬혁 대표이사와 정민철 단장이 최근 코칭스탭과 외국인 용병 3인방을 영입한 가운데 국내 전력 보강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화이글스를 이끌고 있는 박찬혁 대표이사와 정민철 단장이 최근 코칭스탭과 외국인 용병 3인방을 영입한 가운데 국내 전력 보강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본격적인 스토브리그가 시작되었다. 역대급 2020시즌이 창단 첫 통합 우승의 영광으로 NC 다이노스의 품에 안기면서 말이다. 이제는 NC다이노스 뿐 아니라 모든 구단이 2021시즌을 위해 출발을 시작했다.

이미 시즌을 일찍 끝낸 구단들은 일정 부분 내년 시즌을 위한 준비를 본격화했고 뒤늦은 구단들도 본격적으로 내년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각 구단은 선수단 정리를 끝내고 코칭스태프도 발 빠르게 재정비했으며 이제는 내년 시즌을 위한 전력 보강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물론 내년 시즌을 위한 준비에 대한 매뉴얼이 명확하게 나누어져 있거나 정해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각 구단이 어느 정도의 준비 단계를 소화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가늠할 수는 없으나 스토브 리그에서 대체로 거쳐야 할 단계들은 분명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각 구단의 준비 상황은 면밀하게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일찍이 시즌을 최하위로 마감한 한화이글스에게 이번 스토브 리그는 매우 중요하고 내년 시즌을 위해 준비할 것들이 많은 기간인 것은 분명하다. 선수단을 빠르게 정리했으며 대표이사와 감독이 공석인 가운데 마무리 훈련도 잘 마무리하면서 시즌을 정리했다.

이런 가운데 역대 가장 젊은 대표이사가 선임됐으며 구단 최초로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는 큰 변화를 맞게 되었다. 최근에는 프런트의 대대적인 변화를 단행하면서 내년 시즌 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큰 기대를 품게 하고 있다. 

미래 가치를 위한 구단의 변화는 참신,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전력 보강은 의문

한화이글스는 역대급 시즌에 역대급 최하위를 기록했다. 물론 불명예스러운 기록들은 간신히 피했으나 마냥 좋아할 수준은 분명 아니라는 것을 구단도 선수들도 팬들도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이번 스토브 리그가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물론, 매 시즌을 준비하면서 스토브 리그가 중요하지 않았던 적은 없다. 항상 똑같이 다음 시즌을 위해서 준비하는 기간이기 때문에 차기 시즌에 대한 부푼 기대를 안고 최선의 노력으로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구단과 코칭스태프, 선수들이 최선을 노력을 다하곤 한다.

하지만 이번 스토브 리그를 맞는 한화이글스의 상황은 예년과는 분명 다른 부분들이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역대급으로 어려운 시즌을 보냈고 성적도 그야말로 곤두박질쳤기 때문에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쇄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한화이글스는 시즌 중 뿐 아니라 시즌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많은 베테랑과의 이별을 택하면서 팀의 리빌딩을 위한 세대교체에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뿐만 아니라 시즌 중 사퇴한 대표이사 자리에는 구단의 마케팅 팀장을 역임한 바 있는 박찬혁 대표이사를 선임하면서 역대 최연소 대표이사 기록도 갈아치웠다. 여기에 한용덕 감독의 퇴진으로 최원호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끝낸 자리에 구단 사상 첫 외국인 감독인 베네수엘라 출신의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라는 마이너리그 육성 전문가를 영입하기에 이르렀다. 그야말로 구단의 체질 개선을 위해 모든 것을 바꿔버리는 변화를 맞이한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수베로 감독을 보좌할 코치진도 마이너리그에서 경험이 풍부한 코칭스태프로 진용을 꾸렸다. 수석 코치, 투수 코치, 타격 코치 등 주요 보직의 코치들을 외국인으로 선택을 하면서 큰 변화를 맞게 된 것이다. 

여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프런트의 변화를 통해 구단의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팀의 전력 분석 파트를 강화하고 스카우트 파트 또한 손을 보면서 한화이글스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철학을 명확하게 세우는 데 공을 들였다. 바로 새로운 대표이사와 감독 그리고 정민철 단장이 그려갈 한화이글스의 미래에 대한 밑그림의 실체가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여기까지가 한계인가!! 최하위를 기록한 한화이글스가 체질 개선을 통해 반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꼭 해결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팀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핵심”을 찾는 것이다. 카를로스 수베로라는 외국인 감독과 코치진의 발빠른 영입을 통해 팀 분위기를 쇄신하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바뀐 분위기 속에서 활발하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이 필요하다. 그 동력이 바로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핵심”이다.

필자가 언급한 “핵심”은 바로 팀의 전력 보강을 확실하게 이룰 수 있는 카드를 의미한다. 그 “핵심”은 현재로서는 두 가지로 판단할 수 있다. 바로 “외국인 선수”와 “외부 FA”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한화이글스의 “핵심”을 위한 움직임이 적절한지는 의문이다.

두 핵심은 서로 얽혀있다. 특히, 외국인 타자와 외부 FA는 더욱 그러하다. 현재 한화이글스는 외부 FA 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지는 않은 모양새이다. 하지만 관심을 보이곤 있다고 할 정도의 수준이다. 반면, 외국인 감독 체제에서 아쉽게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기아와 명가 재건을 노리는 삼성 그리고 9위를 기록한 SK 등은 내년 시즌 전력 보강을 위해 적극적인 외부 FA 협상에 나서고 있는 분위기이다.

물론, FA 협상이라는 게 꼭 드러내놓고 한다고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한 것은 잦은 만남과 긍정적 여론은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적극적인 협상이 필요한 대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한화이글스의 전력상 외부 FA는 어느 포지션이든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한화이글스는 새로운 외국인 타자로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고 한방을 갖춘 코너 내야수를 선택했다. 팀 타선에 장타를 선사할 수 있는 라이언 힐리가 그 주인공인데 아주 좋은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어느 정도의 결과도 보여줬던 선수이기 때문에 몸 상태만 정상이라면 충분히 전력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이다. 다만, 1루와 3루를 볼 수 있다는 얘기는 1루에 고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애초에 한화이글스가 기대했던 올시즌의 반즈처럼 내, 외야를 모두 커버할 수 있는 선수는 아니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내야와 타선을 보강했으면 외야 보강에 나설 명분이 생긴 것이다. 한화이글스의 외부 FA가 외야로 눈을 돌릴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지만 과연 얼마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FA가 영입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 

마지막으로, 강력한 원, 투 펀치를 이루어야 할 외국인 투수 카드 두 장을 모두 빠르게 사용했다. 지난 시즌 SK에서 부상으로 퇴출된 킹엄과 대만 리그에서 뛴 좌완 스펜서가 그 주인공이다. 내년 시즌 반전을 노리는 한화이글스 입장에서 이 두 선수의 선택은 굉장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물론 외국인 선수의 기대치와 실질적인 활약을 단적으로 단정 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부상 전력과 하위 리그의 평범한 성적을 놓고 보면, 이 두 선수에 대한 기대치가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한화이글스의 팬들이 원했던 그림은 아니다. 조금 더 강력한 선발 투수를 원했던 팬들은 이 두 선수의 영입에 많은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부상 경력의 선수와 하위 리그에서도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선수를 영입했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수 영입에 깊숙하게 개입한 정민철 단장은 이 두 선수를 선택한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하면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불안함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2021시즌을 맞아 새롭게 부활할 한화이글스 선수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역대급 시즌을 보냈지만 새로운 시즌에는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한화이글스 선수들로 거듭나길 바라고 새 시즌을 맞이하는 훈련 과정에서 부상 없이 새로운 시즌에 대한 준비를 잘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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