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 김천 상무와 부산, 내년 시즌부터 K리그2 합류 승격 경쟁
감독 선임 및 시즌 결과 철저한 분석 필요...동계 훈련 중요성↑

지난 1월 대전하나시티즌 출정식 당시 선수단 모습. 황선홍 감독이 선수들과 함께 무대에 서 있다.
지난 1월 대전하나시티즌 출정식 당시 선수단 모습. 황선홍 감독이 선수들과 함께 무대에 서 있다.

기업구단으로 재창단한 첫 해 1부 리그 승격을 목표로 했던 대전하나시티즌이 결국 아쉬움속에 2020 시즌을 마무리했다. 

하나금융그룹 공격적 투자 이은 우승 후보 1순위..그러나 후반기 부진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연말 대전시민구단인 대전시티즌을 인수하면서 대전하나시티즌(이하 대전 구단)이라는 새 이름으로 2020 시즌 출발을 알렸다. 대전 구단을 운영할 법인으로 하나금융축구단(이사장 허정무)을 출범시킬 정도로 하나금융그룹은 의지를 갖고 시즌 준비를 시작했다.

우선 코칭스탭과 선수단 영입에 집중했다. 다소 늦은 1월초부터 본격적으로 선수영입을 시작했지만 2002 한일월드컵 레전드인 황선홍 감독을 필두로 코칭스탭을 구성했고, 이어 국가대표는 아니지만 국가대표급으로 손꼽히는 선수들을 잇따라 영입했다. 기존에 있던 선수들 중 적잖은 규모가 다른 팀으로 이동할 정도로 새인물로 채워졌다.

이런 공격적인 투자는 우승후보 1순위로 급부상하는 결과를 만들었고 시즌이 시작된 뒤 줄곧 선두권에 이름을 올리며 1부리그 승격이라는 목표가 가시화되는 것처럼 보였다. 특히 브라질 트리오를 중심으로 한 공격진과 이웅희 이지솔 등 국가대표급 센터백 등은 1부리그 구단 못지 않은 선수층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실제 경기에서 이들의 활약은 매경기마다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으면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시즌 중반부터 경기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기는 경기보다 비기거나 지는 경기가 많아지면서 승점 쌓기에 애를 먹었고 황 감독의 용병술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구단 고위직과 황 감독간 파열음이 나오기 시작한 게 이때쯤이다. 급기야 황 감독이 지난 9월 초 자진해서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황 감독의 자진사퇴를 두고 여러가지 소문들이 나돌았는데 사실상 경질된 것이라는 예상들이 지배적이었다. 구단 수뇌부들과의 불편한 관계때문이라는 얘기들도 많았다.

대전 구단은 황 감독이 물러나자 조민국 전력강화실장에게 선수단을 맡긴다. 정식 감독은 아니고 시즌이 끝날때까지 임시로 감독대행을 맡긴 것이다. 그러나 조 대행이 선수단을 이끈 뒤에도 성적은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선수들이 동요한다는 확인 안된 소문과 함께 경기력은 점점 나빠졌다. 이 사이 선두권에 있던 구단 순위는 6위까지 추락했다.

결국 대전은 가까스로 4위를 기록하며 준플레이오프에 턱걸이로 진출했지만, 경남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인해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면서 시즌을 마무리했다. 시즌 출발 후 좋았던 분위기가 중반 이후 황 감독의 자진사퇴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고 별다른 소득없이 시즌이 끝나고 말았다. 통상적으로 성적에 대한 책임은 감독에게 있지만 조 대행은 말 그대로 임시로 선수단을 이끌었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 보면 성적에 대한 책임 소재는 불분명해 보인다.

대전 선수단의 시즌 출발은 좋았지만 중반 이후부터 경기력이 나빠지면서 결국 황 감독이 물러났고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대전 선수단의 시즌 출발은 좋았지만 중반 이후부터 경기력이 나빠지면서 결국 황 감독이 물러났고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내년 시즌 김천상무와 부산 합류 '치열한 승격경쟁' 예고

이번 시즌 결과에 대한 책임은 차치하고 철저한 분석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격적이고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1부리그 승격에 실패했다는 점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성적을 내지 못했다는 것은 누구의 책임이든 내년 시즌을 위해서는 보완해야 한다. 그런 뒤 선수단을 새롭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 올 시즌 대전 선수들의 경기력을 고려할 때 공격적인 모습은 합격점을 줄만 하지만 수비 조직력은 아쉬웠다. 미들에서 4백 라인까지 수비 조합이 허물어지는 경우가 빈번했고 이는 실점으로 이어졌다.

하루 속히 감독을 선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내년 시즌을 위해 서둘러 감독을 선임해 감독을 중심으로 선수단을 새롭게 꾸린 뒤 동계훈련을 통해 담금질을 시작해야 한다. 내년 시즌 K리그2의 면면을 봤을 때 올 시즌보다 승격 경쟁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연고지를 상주에서 김천으로 옮기는 상무팀에는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많다. K리그1에서도 상위스플릿에 위치할 정도로 선수들의 실력이 좋다.

승격하자 마자 K리그2로 내려온 부산아이파크도 쉽게 볼 실력이 아니다. 지난 2019 시즌에도 대전은 부산과의 경기에서 애를 먹을 정도로 대전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상대다. 올 시즌 K리그2에서 K리그1으로 승격한 제주유나이티드나 수원FC보다 객관적으로 좋은 팀들과 승격 경쟁을 벌여야 한다. 여기에 올 시즌 막판까지 준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놓고 경쟁을 벌였던 서울이랜드와 전남드래곤즈도 언제든지 승격할 수 있는 실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때문에 올해와 같은 성적표를 받아 들지 않기 위해서는 이번 동계훈련 기간이 그 언제보다 중요하다. 부족한 포지션에 선수를 보강하는 작업도 필요하지만 선수들간 호흡을 맞추는데 집중해야 한다. 더구나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전지훈련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국내에서 체계적이고 발빠른 훈련을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축구계 관계자는 "대전하나시티즌은 올 시즌 출발은 그런대로 좋았지만 중반 이후부터 경기력이 나빠지면서 스스로 부진을 자초한 경향이 있다"면서 "황 감독이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물러난 뒤에는 더욱 나빠졌고 어렵게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는데 그 결과마저 좋지 않았다. 선수들 보강도 중요하지만 감독 선임이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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