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카를로스 수베로는 누구? 새 감독에게 거는 기대와 미래

한화 첫 외국인 감독 수베로.
한화 첫 외국인 감독 카를로스 수베로.

코로나19의 여파로 의도치 않게 역대급 시즌이 된 2020 한국프로야구. 하지만 페넌트레이스도 시즌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역대급으로 진행이 되었다. 그 역대급 시즌의 대미는 디펜딩 챔피언 두산과 첫 우승에 도전하는 정규 시즌 우승 NC의 한국시리즈였다. 

영원히 기억될 역대급 2020시즌의 우승 트로피는 NC다이노스에게 돌아갔다. 창단 첫 우승을 통합 우승으로 마무리하며 역대급 시즌의 주인공이 되었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에게 시리즈 전적 1:2로 밀릴 때만 하더라도 경험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예상이었으나 이후 세 경기를 연속으로 잡아 정규 시즌 우승의 저력을 선보이며 시리즈 전적 4:2로 우승의 영광을 차지했다.

NC의 첫 우승의 원동력을 살펴보면, 무엇보다 “초보 감독 이동욱의 리더십”이 돋보였다. 첫 시즌에 최하위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었고 두 번째 시즌에는 통합 우승을 이끈 대목은 “이동욱의 리더십”으로 밖에는 설명하기 어려울 것이다. 

두 번째는 “젊은 선수들의 꾸준한 성장과 육성”이 있었다. 박민우와 나성범 그리고 강진성 등의 젊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면서 팀의 중심으로 성장시킨 것이 우승의 밑바탕이 되었다. 여기에 “꾸준한 FA 영입으로 팀의 중심”을 세웠다. 바로 “과감한 투자”가 빛을 발한 올 시즌이었다. 창단 후, 이호준, 손시헌, 이종욱 등을 영입하면서 젊은 선수들에게 중심을 잡아주었고 그 이후 박석민, 양의지의 영입은 팀 우승을 가능케 만든 퍼즐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외국인 선수들의 성공”이었다. 메이저리그로 역수출된 테임즈를 포함해 NC의 외국인 선수들은 신생팀이 리그에 적응하고 성장하는데 큰 원동력이 되었다. 이번 시즌에는 루친스키, 라이트, 알테어가 본인들의 역할을 다하면서 큰 힘을 보탠 것이 우승의 지름길이 되었다.

다시 한번, 어려운 시기에 리그를 운영했고 그 리그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NC다이노스 선수들에게 축하의 큰 박수를 보낸다.

한화이글스의 첫 외국인 감독 “카를로스 수베로”는 누구인가? 

한화이글스는 역대 처음으로 외국인을 감독으로 영입하는 결정을 내렸다. 대대적인 쇄신 작업을 시작한 한화이글스가 내린 최고의 결정이라고 볼 수 있겠다. 시즌이 끝난 후, 많은 지도자가 한화이글스의 감독 하마평에 오르고 내렸지만 한화이글스의 선택은 외국인 감독이었다.

한화이글스의 선택을 받은 이는 베네수엘라 출신의 “카를로스 수베로”였다. 신임 수베로 감독은 메이저리그 출신의 유명 선수는 아니었다. 다만, 마이너리그에서 선수 육성에 잔뼈가 굵은 지도자로 유명세를 떨쳤고 베네수엘라의 대표팀 감독도 역임한 유망주 육성과 발굴에 탁월한 재능을 뽐낸 지도자이다.

한화이글스가 수베로 감독을 선택한 이유가 명확해지는 프로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수베로 감독은 2001년부터 2015년까지 텍사스 레인저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LA다저스, 밀워키 브루어스 등의 마이너리그 팀에서 감독을 역임하며 젊은 선수들의 육성에 공을 들였다. 최근 밀워키에서는 데이터를 기반한 리빌딩 성공 과정에 많은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를 받았다.

리빌딩이 절실한 한화이글스가 수베로 감독을 선택한 것은 수베로에게 한화이글스의 미래를 맡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더군다나 수베로는 1972년생으로 경력에 비해 젊은 지도자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한화이글스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적임자라고 할 수 있겠다.

“카를로스 수베로”를 신임 감독으로 영입한 한화이글스에 거는 기대와 나아갈 길

“카를로스 수베로” 신임 감독은 한국프로야구에서 네 번째 외국인 감독으로 선택됐다. 롯데의 로이스터, SK의 힐만, 기아의 윌리엄스에 이은 네 번째 기록이다. 세 명의 전임 외국인 감독들은 팀에서 원하는 성적을 내면서 나름의 성공적인 경력을 쌓았다. 물론 기아의 윌리엄스 감독은 현재진행형이고 내년 시즌 외국인 감독끼리의 맞대결은 흥미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한화이글스도 이런 점에 주목한 것이다. 역대급 최하위를 기록한 시즌이 끝나고 체질 개선에 나선 한화이글스. 오랜 시간 팀에 몸을 담았던 베테랑 선수들 뿐 아니라 프랜차이즈 지도자들까지 정리하면서 새로운 팀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신임 감독을 영입하는데 상당한 공을 들였고 그동안 최원호 감독대행은 마무리 훈련까지 소화해야만 했으며 많은 지도자가 한화이글스의 감독 물망에 올라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었다. 급기야 소문의 소문은 꼬리를 물고 많은 후보군이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화이글스의 마지막 선택은 “외국인 감독”이었다.

한화이글스는 소위 말하는 “삼김이한(三金二韓)” 시대를 보내면서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여기에 리빌딩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역대급 최하위를 기록하는 작금의 아픔을 받아들여야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의 선택은 한화 특유의 “보수적 온정주의”를 과감하게 탈피하고 미래지향적인 팀 쇄신을 위한 결단이라고 봐야겠다.

외국인 감독은 대개 선수들을 편견 없이 판단한다. “기량을 우선으로 선수들을 바라 본다.”는 것이 맞는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과연 어떤 선수들이 수베로의 눈에 들지는 동계 훈련을 통해 밝혀지겠지만 젊은 선수들의 발굴과 육성 그리고 성장을 기치로 내걸고 있는 한화이글스 입장에서는 수베로의 눈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을 것이고 수베로의 지도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을 것이다.

또한, 과연 수베로 감독이 코칭스태프를 얼마나 대동하고 팀에 합류할지도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특히, 수석코치, 투수코치, 타격코치 등의 중요 자리는 수베로의 철학을 함께 할 수 있는 지도자로 채워질 가능성이 크다. 마이너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감독이기 때문에 역량 좋은 훌륭한 지도자들과 함께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대목이다.

한화이글스는 외국인 선수 복이 그리 많지 않았던 팀이다. 시즌 판도를 좌우할만한 그런 대형 외국인 선수 말이다. 하지만 수베로 감독을 영입하면서 외국인 선수 선택에 대한 고민도 어느 정도는 덜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예상이 된다. 바로 수베로 감독이 마이너리그에서 젊은 선수들을 육성하는데 많은 시간을 기울인 지도자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선수의 선택 폭이 좁아진 상황이지만 외국인 감독의 영입은 분명 외국인 선수의 선택과 영입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한화이글스의 외국인 투수 선택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수베로 감독의 영역에서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한 느낌이다. 사상 첫 외국인 감독을 선택하면서 팀 체질 개선에 나선 상황에서 외국인 투수로 선택한 킹엄과 카펜터는 한화이글스 팬들에게는 아쉬운 선택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마지막으로,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1972년생이다. 공교롭게도 신임 박찬혁 대표이사와 정민철 단장과 “1972년생 트리오”가 결성이 됐다. 구단과 현장이 모두 젊은 리더로 채워졌고 서로 소통을 통해서 한화이글스의 미래를 그릴 수 있는 기본적인 토대는 마련이 된 셈이다. 젊은 리더들이 펼쳐갈 한화이글스의 미래에 기대가 된다. 

2021시즌을 맞아 새롭게 부활할 한화이글스 선수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역대급 시즌을 보냈지만 새로운 시즌에는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한화이글스 선수들로 거듭나길 바라고 새 시즌을 맞이하는 훈련 과정에서 부상 없이 새로운 시즌에 대한 준비를 잘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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