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회, 삽교역·행정통합 거론 "앞에선 화합, 뒤에선 이기주의" 적극대응 주문
황선봉 군수 "이율배반적 행태, 논의할 가치도 없어" 일축

26일 제226회 정례회가 열린 예산군의회 본회의장 모습.

충남 예산군의회 의원들이 26일 이웃 홍성군에 대한 서운함을 토로하며 예산군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했다. 한쪽에서는 화합과 협력을 말하지만 다른 쪽에서는 일방적 주장과 지역이기주의 행태를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예산군의회 제266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의원들은 군정질문을 통해 삽교역사, 행정통합 등을 언급하며 이같이 지적했다. 

정완진 의원은 삽교역사에 대해 “홍성이 삽교역사 신설을 반대했을 때 예산은 싸우는 모습이 혁신도시 지정에 악영향을 미칠까 대응하지 않았다”며 “10년을 표류하고 있는 지금 보면, 결과적 당시 적극 대응했어야 했던 게 옳았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김만겸 의원 역시 “국민들은 예산군이 열심히 노력했는데 안 되는 건 괜찮아도, 옆 군(홍성)의 반대로 무산되는 건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만약 삽교역 신설이 무산될 경우 ‘누가 반대해서 안됐다’는 의혹이 생기면 후유증이 생길 것이다. 군수가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삽교역으로 물꼬가 터지자 홍성에 대한 불만은 이어졌다. 

이승구 의장은 “타 시·군에 대한 말을 아끼고 싶은데 평소 화합하자고 하면서 삽교역사 신설 방해운동을 하고, 심지어 단절된 지명을 사용하면서 정통성 있는 예산지명을 폄훼했다는 것이 한심스럽다”며 “엄연히 따지면 홍주 명칭은 단절된 지명이고 예산은 1100년이 이어진 지명”이라고 일갈했다. 

군정질문을 통해 삽교역사의 추진상황을 묻고 있는 정완진 의원.

이 의장에 따르면, 최근 김석환 홍성군수는 지역 원로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홍성군이 홍주 1000년 운동을 벌이니 예산이 없는 지명을 만들어 1100년 운동을 한다”고 말해 일부 참석자와 언쟁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과 온도차이를 보이고 있는 ‘시 통합’ 문제도 거론됐다. 김만겸 의원은 “지난 12일 MBC뉴스에서 ‘예산홍성 통합추진위원장’이라는 사람이 나와 인터뷰를 했다. 예산군민의 의견은 묻지도 않고 공영방송에서 통합을 논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이런 언론플레이에는 강력히 대처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황선봉 예산군수는 의원들에 비해 한층 담담한 톤으로 대응했다.

황 군수는 우선 삽교역과 관련 “저는 혁신도시 지정 전 대응하지 않길 잘했다고 판단한다. 만약 반대 여론이 언론에 부각됐다면 지금보다 더 어려웠을 것”이라고 답한 뒤, “혁신도시 지정으로 많은 교통여건이 변했고, 국토교통부가 ‘준고속전철’을 고시한 만큼 일반철도가 아닌 고속전철로 타당성을 분석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24일 도정질문에서 양승조 충남지사도 ‘삽교역사는 반드시 설치돼야 하고 지방비가 일부 부담되더라도 설치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며 “누가 하지 말라고 해서 하지 않는 사안이 아니다. 모두가 노력해 신설되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홍성지역과의 마찰과 관련, 예산군의회 의원들의 적극 대처 주문에 "논의할 가치도 없다"며 달래고 있는 황선봉 예산군수.

또 행정통합 건에 대해서는 “뉴스를 확인해야겠지만 12일이면 예산·홍성, 무안의 군수와 국회의원이 만나 '도청소재지 시승격'을 위한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제출한 날”이라며 “한쪽에서는 시승격을 추진하며 다른 쪽에서는 통합을 하자는 건지..”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통합이 된다면 인구 18만 명을 넘겨 자동적으로 시로 전환될 텐데 왜 시승격을 추진하는가. 굉장히 이율배반적인 처사”라며 “결혼하려면 남녀가 동의해야 하는 것처럼 한쪽 주장으로 이뤄질 수 없다. 통합할 명분도 부족하다”고 선을 그었다.

끝으로 황 군수는 “(홍성의 시 승격, 행정 통합은) ‘선언적’인 측면이 강하다. 실질적으로 지역을 위해 무슨 일을 할지 고민해야 한다. 인기를 위해 선언적 행위를 하는 걸 가장 싫어한다”며 “홍성이 그런다고 군수가 같이 탓할 순 없다. 우리가 논의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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