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퓨처스와 코치 그리고 선수와의 소통

한화이글스 새 감독은 소통 능력이 우선시된다.
한화이글스 새 감독은 소통 능력이 우선시된다.

역대급 시즌을 보내고 있는 2020 한국프로야구. 챔피언을 향한 마지막 시리즈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도전자이면서 디펜딩 챔피언인 “전통의 명가” 두산 베어스냐, 첫 정규 시즌 우승을 따내며 신생팀 굴레를 벗어던지고 통합 우승에 도전하는 NC다이노스냐.

디펜딩 챔피언 두산은 첫 경기를 NC에 내주며 포스트시즌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지만 두 번째 경기와 세 번째 경기를 연이어 따내며 시리즈를 뒤집는 저력을 선보였다. 이에 반해 NC는 사상 첫 한국시리즈 경기에서 승리하며 우승으로 가는 첫 단추를 잘 끼웠으나 이후 두 경기를 연이어 내주며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네 번째 경기를 기어이 승리로 장식하며 시리즈의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시리즈는 2승 2패 균형을 이뤘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경기가 고척돔에서 중립 경기로 펼쳐지고 있기에 11월 말로 향해가는 이 시점에도 야구를 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이제 남은 경기는 세 경기. 과연 어느 팀이 2020시즌의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을지 이번 주에 모든 것이 결정 나게 될 것이다. 

한편, 마무리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단은 새로운 감독을 맞이하기 위해 들뜬 마음으로 운동장을 뛰고 있을 것이다. 한국시리즈가 마무리되는 이번 주에 한화이글스의 새로운 감독도 결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0시즌 우승의 향방을 결정하는 이번 주가 한화이글스에게는 2021시즌 아니 한화이글스 미래의 성패를 좌우할 아주 중요한 한 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탁월한 소통 능력을 소유한 또는 소유하기 위해 노력하는 감독

최근 현대 사회의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화두이자 덕목은 “소통”일 것이다. 바로 “소통”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리더가 대세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소통 능력을 가진 리더는 그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끌 확률이 높다. 

한화이글스 뿐 아니라 프로야구 모든 팀의 감독은 “소통”하기 위해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양한 조직 체계를 갖추고 많은 조직원으로 구성된 프로야구 구단에서 감독의 소통은 매우 다양하게 진행이 되고 다양한 방법으로 이뤄진다고 할 수 있다.

과연 감독은 이런 방대한 조직에서 어떤 소통의 능력을 발휘해야 할까! 특히, 한화이글스처럼 하위권에 위치하거나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통해 팀의 체질 개선에 나선 경우엔 더욱 소통의 능력이 중요하게 대두된다. 그런 의미에서 한화이글스의 감독은 무엇보다 “소통” 능력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소통은 바로 “1군과 퓨처스의 소통”이다. 1군에서 경기를 운영하는 감독에게 퓨처스의 젊은 선수들은 하늘과 같은 존재일 것이다. 하지만 1군 감독이 퓨처스의 젊은 선수들에게까지 관심을 갖고 애정을 쏟기에는 물리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철저하게 퓨처스 코칭스태프와의 소통이 유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1군과 퓨처스를 구단의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는 동등한 관계라는 것을 인식하고 함께 고민하고 긴밀하게 교류를 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하지만 한화이글스는 그렇지 못했다. 1군의 시스템에 맞춰 퓨처스도 운영이 되어야 하고 이에 맞게 선수 육성도 이루어져야 유기적이고 발전적인 선수 운영도 가능해질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라도 한화이글스의 감독은 퓨처스와의 소통에 능하고 그런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어야 하다는 것이다. 이제는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전임 한용덕 감독은 시즌 초반 팀이 어려운 상황에 빠졌을 때 퓨처스 선수들을 적극 활용하지 못했다. 1군 자원 중에 돌려 쓰는 운영을 하곤 했다. 아쉬운 부분이다. 부상 선수들에게도 충분한 회복의 시간을 주고 컨디션이 좋지 않은 베테랑들에게는 휴식을 주며 젊은 선수들에게는 기회를 주면서 동기 부여를 해줄 수 있는 시간을 만들지 못한 것 말이다.

물론 성적 앞에 어쩔 수 없는 결정이고 판단이었겠지만 결과적으로 패착이 된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바로 “퓨처스와의 소통”이 결여된 지점이라고 볼 수 있겠다.

두 번째는 “감독과 코치의 소통”이다. 어떤 감독이 선임되든 감독이 선수단의 모든 것을 총괄하기에는 야구단의 규모는 상상외로 크다. 그렇기 때문에 코치와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임 감독은 아마 젊은 감독이자 초보 감독이 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높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예상을 해본다. 여기에 만약 외국인 감독이 선임된다면, 그런 의미에서 코치들의 섭외 및 영입 그리고 코치들과의 소통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과거 유명 베테랑 감독들처럼 자기만의 “사단”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철저하게 능력 위주의 코치 선임이 팀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신임 감독의 야구 철학을 함께 펼쳐 나갈 수 있을 마인드가 갖춰줘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많은 코치가 팀을 떠났다. 특히, 젊은 투수들의 발굴과 양성에 나름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를 받는 송진우, 정민태 투수 코치가 한 번에 옷을 벗었다. 이 두 투수 코치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 급선무가 될 것이다. 여기에 몇 년째 시즌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타격 파트에 역량 있는 코치 영입도 매우 시급한 상황이다. 일본인 코치도, 잔뼈가 굵은 베테랑 코치도, 프랜차이즈 코치도 반전을 이루어내지 못했었기 때문에 큰 고민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야구는 크게 투수와 야수로 포지션이 나눠지고 야수는 내야수, 외야수, 포수로 또 세분화된다. 즉, 감독은 선수 시절 세분화된 포지션에 특화된 감독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의 포지션이 아닌 다른 파트의 코치들을 믿고 소통을 통해 선수단을 운영해야 조금 더 수월하게 선수의 지도도 이루어지고 선수단의 운영도 가능해질 것이다. 

세 번째는 “감독과 선수와의 소통”이다. 감독과 선수의 관계는 상당히 어려운 관계이다. 선수에게 감독은 야구 선배이기도 하지만 본인의 경기 출전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절대적 자리이다. 또한, 감독에게 선수는 야구 후배기도 하지만 본인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절대적 자산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에서 감독과 선수는 소통이 잘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감독과 선수의 소통은 의외로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선수들은 코치와의 소통을 통해, 감독도 코치와의 소통을 통해 선수들과 소통을 하기 때문이다. 물론 매번 감독과 선수가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충분히 필요한 경우에는 소통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본의 아니게 서로에게 오해가 쌓이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는 것이다.

한용덕 감독 체제에서 한화이글스는 선수단 운영에 애를 먹은 경우가 있었다. 그것이 단편적으로 감독과 선수의 소통이 없어서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많은 이유 중에 아주 중요한 이유였을 수 있겠다는 합리적 의심은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상황들이었다. 지난 시즌 중 벌어진 송광민의 감독에 대한 태도 논란, 시즌 후 벌어진 이용규의 트레이드 요청 파문 등이 결국에는 팀의 조화를 깨뜨리는 이유가 되었기 때문이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감독과 선수는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함께 서로를 위해 존재해야 되는 아주 중요한 관계이다. 그렇기 때문에 감독과 선수의 소통이 중요한 것이다.

2021시즌을 맞아 새롭게 부활할 한화이글스 선수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역대급 시즌을 보냈지만 새로운 시즌에는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한화이글스 선수들로 거듭나길 바라고 새 시즌을 맞이하는 훈련 과정에서 부상 없이 새로운 시즌에 대한 준비를 잘해주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