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새로운 대표와 새로운 감독의 만남 그리고 이글스의 철학

한화이글스가 새롭게 대표이사를 선임하면서 새 감독 선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박찬혁 대표(왼쪽)와 정민철 단장(오른쪽).
한화이글스가 새롭게 대표이사를 선임하면서 새 감독 선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박찬혁 대표(왼쪽)와 정민철 단장(오른쪽).

역대급 시즌을 보내고 있는 2020 한국프로야구. 챔피언을 향한 마지막 시리즈만 남겨두고 있다. 과연 어떤 팀이 역대급 시즌에 맞게 역대급 우승을 차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도전자이면서 디펜딩 챔피언인 명가 두산 베어스냐, 신생팀 굴레를 벗고 첫 정규 시즌 우승을 따내며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NC다이노스냐.

디펜딩 챔피언 두산은 구단 사상 첫 가을야구에 진출한 정규 시즌 2위 팀 KT를 상대로 선 굵은 야구를 선보이며 3승 1패로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기어코 성공하고 말았다. 김태형 감독과 포스트시즌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들의 경험은 기세가 오른 젊은 군단 KT를 가볍게 뛰어넘고 말았다.

정규 시즌 우승을 차지하며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는 NC는 코로나로 인해 연습 상대 찾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경기 경험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충분한 휴식을 통해 한결 여유 있는 모습으로 두산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두산은 LG와 KT를 연파한 상승세를 바탕으로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하게 되었다.

과연, NC와 두산 중 어느 팀이 역대급 시즌에 걸맞은 역대급 우승을 차지하게 될지 한국시리즈 우승의 향방은 많은 야구팬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한편, 최원호 감독대행을 중심으로 마무리 훈련을 시작한 한화이글스는 내년 시즌을 위한 감독 선임에 착수한 가운데 발 빠르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대표이사 선임과 새로운 사령탑 선택의 기로, 이글스의 철학 만들어야

한화이글스는 그동안 공석이었던 신임 대표이사에 박찬혁 한화생명 e스포츠단장 겸 브랜드 전략 담당을 내정했다. 박찬혁 신임 대표이사는 한화이글스 마케팅 팀장을 역임했기 때문에 구단 내 사정을 비교적 잘 알고 있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무엇보다 박찬혁 신임 대표이사는 1972년생으로 정민철 단장과 동갑이다. 즉,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40대 대표이사가 발탁된 것이다. 그만큼 정민철 단장과 가져올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이 된다.

박찬혁 신임 대표이사는 스포츠마케팅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는 인물로 한화이글스의 미래를 위한 큰 그림을 그리기에 적합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한화이글스는 역대급 최하위를 기록한 시즌이 끝나기 무섭게 역대급으로 많은 선수를 떠나보냈다. 여기에는 15년 이상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었던 프랜차이즈 베테랑들이 대거 포함되었고 프랜차이즈 레전드 출신의 코치들과의 계약도 더 이상 지속하지 않기로 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겠다”라는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시즌이 끝나고 새로운 감독 선임은 성급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미 공석이었던 대표이사 선임이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을 놓고 있지는 않았다. 정민철 단장을 필두로 프런트가 바쁘게 움직이면서 선수단 정리를 했고 최원호 감독대행에게 마무리 훈련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주었다.

박찬혁 신임 대표이사의 선임으로 이제 남은 것은 새 시즌 지휘봉을 잡을 새로운 감독의 선임이다. 정민철 단장의 주도 아래 아마도 새로운 감독 후보군이 추려졌을 가능성이 많다. 이제 박찬혁 대표이사가 본격적으로 업무에 합류가 되면 정민철 단장과 긴밀한 협조 아래 신임 감독이 정해질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새 술”을 담아낼 “새 부대”가 제대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역대급 감독(김인식, 김응용, 김성근)들이 거쳐 간 한화이글스이기 때문에 또 다시 명망 있는 베테랑 감독들의 이름이 언급되고 있다. 여기에 한화이글스 출신의 코치들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과연 박찬혁 대표와 정민철 단장이 가고자 하는 한화이글스의 미래를 책임질 감독이 누구인지는 조만간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동안 한화이글스가 추구했던 성적에 급급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성적과 미래를 한꺼번에 책임질 수 있는 인물이 감독이 될 가능성이 많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을 해본다.

또한, 내년 시즌부터 한화이글스의 지휘봉을 잡을 감독은 정말 중요한 한화이글스의 철학을 만들어야 한다. 박찬혁 대표와 정민철 단장 그리고 새로운 감독이 펼쳐갈 “한화이글스의 미래와 철학” 말이다. 이는 감독이 혼자 만들어 낼 수 없다. 대표와 단장 그리고 감독의 삼두마차가 잘 조화롭게 머리를 맞대고 구단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심도 있게 논의하고 치열한 논쟁을 통해 답을 도출해내야 한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그러기 위해서 구단은 역대로 가장 젊은 대표와 구단 내 첫 프랜차이즈 선수 출신의 단장에게 팀의 미래를 맡겼을 것이다. 이제는 한화이글스가 새롭게 탈바꿈해서 강팀으로 가는 길목에서 반드시 단단한 팀을 완성하는 기틀을 만들어야 하는 사명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박찬혁 신임 대표이사와 정민철 단장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2021시즌을 맞아 새롭게 부활할 한화이글스 선수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역대급 시즌을 보냈지만 새로운 시즌에는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한화이글스 선수들로 거듭나길 바라고 새 시즌을 맞이하는 훈련 과정에서 부상 없이 새로운 시즌에 대한 준비를 잘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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