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힐링에세이]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라는 말의 의미에 대해 문득 또 다른 깨달음이 왔다. 깨달음은 나의 부족함과 미숙함으로 민망스런 일을 당했거나 중요한 시점을 놓쳐버린 자신에 대한 한탄의 마음이 복합적으로 들어있다.

‘어떠한 행동이 습관이 되면 그 행동을 마음먹지 않는 때에도 그렇게 행동을 하게 된다’라는 의미를 지녔다. 편하다고 생각하는 가족 안에서의 가족을 대하는 태도나 ‘가족’ 공동체 안에서의 책임성 부분에 대해서도 이 속담을 빗나가지 않는다. 즉 의존성이 높은 사람,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사람, 무슨 일이든 대충대충 살려고 하는 사람, 책임회피가 높은 사람은 사회생활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책임감이 강했던 사람도 한 순간 놓아버리면 책임회피에 자신도 모르는 채 길들여진다는 사실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자각하지 않을 때는 반복패턴으로 살아간다. 반복패턴 속에서 손실이 잦거나 크게 상심을 경험했을 때 비로소 자신이 변화지 않는 습관으로 결국 자신의 미래 또한 습관 안에서 익숙하게 해 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지친 사람에게 또는 회복탄력성이 낮은 사람에게 용기를 가지라는 말은 맞는 말일 수 있지만, 가혹한 말일 수도 있다. 자신만이 자신을 회복시킬 수 있는 최고의 장본인이다. 그러나 말처럼 ‘자신이 자신을 회복시킨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신한은행 CF광고에서 이런 말을 한다. ‘생각만으로 충분할까? 정상에 오르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정상에 오르는 것은 아니야. 올라야지. 홈런을 치고 싶다는 생각으로 홈런을 치나? 쳐야지. 관심이 있어서 잘 하는 게 아니야. 해. 그러니까 생각만으로 아무것도 아니야. 해야지’ 가슴에 훅 하고 들어온 광고였다.

이것은 현실치료적인 요소로써 강력한 방법이다. 모방해 보았다. 일어나야지 생각만으로 일어날 수 있나? 일어나라. 움직여야지 생각만으로 움직일 수 있나? 움직여라. 새로운 시도를 해 봐야지 생각만으로 되나? 해라. 두려워한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어지나? 불안하다고 해서 불안이 없어지나? 걱정한다고 해서 걱정이 없어지나? ‘두렵다. 불안하다. 걱정된다.’ 라고 인정하면 된다. 행동으로 옮기지 않고서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지 않고서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가? 얻고자 하는 것이 심리적이든 경제적이든 무엇을 얻기 위해서는 행동으로 행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각자마다 차이가 다른 회복탄력성이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란 말 속에는 통제할 수 있는 영역과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라면 자신의 분노, 화, 불안 등의 감정이 증폭되는 정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 즉 자신의 의존성, (책임)회피성, 빈곤과 결핍으로 인한 중독성 등은 자기 관찰이 부족할수록 더 도드라지게 들어나게 되어 있다. 스스로 소외됨을 습득하게 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자신이 자신을 회복시키는 방법이다. 즉 현재 처한 상황에서 ‘나는 어떤 감정을 느끼며 어떻게 경험하고 있는지, 또는 지금 나의 얼굴 표정은 어떠한지’에 대한 감각을 관찰하다보면, 부정적 생각을 차단시켜줌으로써 부정의 감정을 표출하는 폭이 감소됨으로 경험하게 된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어떤 상황일 때 분노하고 의존하고 싶고, 회피하고 싶은지를 기록해보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에게 질문해보라. 어떤 불편함이, 어떤 불안이, 어떤 두려움이 있는 그대로를 보지 못하게 하는지를 꼼꼼하고 냉철하게 살펴봐야 한다. 숨고 싶고 도망가고 싶어 하는 자신을 발견했다면 기도하는 마음도 좋고, 묵상하는 마음도 좋고, 그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면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마음의 울림을 듣게 된다. 이것을 공명(共鳴)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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