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의원이 또 구설수에 올랐다. 그가 지난 주 법제사법위원회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조재현 대법원행정처장에게 한, ‘의원님 살려주세요’발언이 언론의 도마에 올랐다. 박 의원은 “(조 처장이) 좀더 절실하게 말씀해야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 의원의 발언 장면을 보면 조 처장에 대한 불편한 심기는 없어 보인다. 작정하고 한 말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박 의원의 의도가 어떠했든 국민들은 국회의원의 갑질로 본다. 국회의원으로선 중대한 타격이다.

뉴스가 전해지자 언론사 사이트에는 비판의 댓글이 이어졌다. 박 의원의 지역구민 대전시민들을 탓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박범계, 대전시민 부끄럽게 하지 마라”“이쯤 되면 범개씨를 시민소환 하세요. 시민여러분 얼굴에 똥칠하고 있잖아요.”“구역질난다 대전 국민*돼지들 반성좀 해라.”“충청도에서 어쩌다가 저런*이 국회의원이 돼 가지고.”“대전 서구을 지역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수준 알만 하네요.”“대전 서구 분들은 어떻게 이런 **기를 대표로 보내시나요?”“이런 사람 뽑아준 유권자가 원망스럽다.”

정치인 성장 여부 갈림길에 서 있는 박 의원

국회의원도 사람이니 완벽할 수는 없다. 정치인은 말로 하는 직업인 만큼 말실수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가벼운 실수라 해도 그것이 그 사람의 윤리 의식이나 도덕성을 가시적으로 드러내는 경우에는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가 된다. 이번이 그런 경우에 해당할 수 있다. 낙선한 것 이상의 타격이다. 박 의원은 말로 망하고 있다. 안 해도 될 말, 하지 않는 게 더 나은 말을 자꾸 해서 점수를 까먹는다. 

정치인의 말은 내가 하고 싶은 말보다 국민이 원하는 말이어야 한다. 쓸데없이 말만 많은 정치인은, 국민이 원하는 말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말, 내편에게만 박수 받는 말을 자주 한다. 당장은 시원하고 정치하는 맛도 날 수 있으나 망하는 정치인의 길이다. 그런 식의 정치로 큰 일을 한 정치인은 없다. 좀 더 멀리보는 정치를 해야 한다.

박 의원은 3선의 중진이다. 대전시민들이 3번 연거푸 밀어주었다. 그러나 시민들이 국회의원을 키울 수는 없다. 훌륭한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것은 국회의원 자신의 몫이다. 계속 이런 식으로 가면 대전시민들은 지지를 거둘 수밖에 없다. 시민들을 자랑스럽게 하기는커녕 욕만 먹이는 사람을 계속 밀어줄 이유가 없다. 박 의원은 이번 일을 ‘또 한 번의 실수’ 정도로만 여기면 안 된다. 그는 정치인으로 더 성장하느냐 못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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