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게 대전 살려달라 해라” 페이스북 메시지

판사출신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오른쪽). 자료사진.

‘판사 출신’ 장동혁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이 선배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대전 서구을)을 향해 “대통령에게 ‘대전을 한 번만 살려주십시오’라고 한마디 해 달라”고 일침을 가했다. 

박 의원이 지난 5일 법원행정처 예산심의 과정에서 법원행정처장에게 “의원님들 살려 주십시오. 한 번 하세요”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막말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을 빗댄 표현이다. 

장 위원장은 6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법원행정처장은 법원행정의 최고 책임자이기 이전에 대법관이다. 대법관이 예산 3천만 원을 받기 위해 국회에서 ‘의원님들 한 번만 살려주십시오’라고 했더라면 그 모습을 보는 법원가족들의 마음은 어땠을까?”라며 “그런 상황에서 과연 사법부의 독립을 기대나 할 수 있는 것일냐”고 반문했다. 

이어 장동혁 위원장은 “법원행정처장은 카메라 앞에서 법원의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켜냈지만 법관 중 누군가는 지금도 여기저기 의원실을 찾아다니며 ‘의원님 한 번만 살려 주십시오’라고 애걸하며 고개를 숙이고 다닐 수도 있다”며 “사법부의 예산이 독립되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회는 필요성과 타당성을 따지지 않고 ‘의원님 한 번만 살려 주십시오’라고 애걸하면 국민의 세금을 쌈짓돈처럼 던져주는 곳이냐”며 “국회의원들은 대법관이나 장·차관이 ‘의원님, 한 번만 살려 주십시오’라고 애걸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굳이 깎지 않아도 되는 예산을 깎고 있다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장 위원장은 “판사 출신인 박범계 의원이 친정을 아끼는 마음에서 발언한 것이 의도와 다르게 논란거리가 되었을 수도 있다”며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친정을 아끼는 마음에서 나온 말인 만큼 예산을 심사하는 이맘때가 되면 국회의원들의 어깨가 얼마나 높이 올라가 있는지를 솔직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장 위원장은 이번 논란을 중기부 이전 문제와 연결 지었다. 

그는 “지금 박범계 의원 지역구에 있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세종으로 이전하려 하고 있다”며 “박범계 의원도 대통령이든, 행안부장관이든, 중기부장관이든 중기부 이전을 막을 수만 있다면 그 분들을 찾아가 ‘대전을 한 번만 살려 주십시오’라고 한 마디 해주길 부탁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박범계 의원은 지난 5일 법사위 예산심사 전체회의에서 법원의 판례 모음인 ‘법고을LX’ 사업 예산이 삭감된 것을 가리키며 대법관인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에게 “‘의원님, 꼭 살려주십시오’라고 말해 보라”고 요구, 막말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박 의원은 즉시 해명자료를 내고 “예산이 회복되어야 한다는 절실한 마음으로 법원행정처장께 예산을 살려달라는 표현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그러한 표현의 질의를 한 것”이라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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