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배경 성장소설

"이차구차 사연으로 절판"됐던 책이 17년 만에 복간됐다. 

지난 2003년 '우수문학도서'에 선정됐던 강병철의 '닭니(닭 몸에 기생하는 가려운 이)'다. 

강병철 작가는 "닭의 이빨’이 아니라 ‘가려운 이(蝨)’인데, 도깨비밥풀처럼 달라붙던 유년의 사연이 실감나게 전달되길 바란다"며 복간 소식을 전했다. 

'닭니'는 넉넉하지는 않지만 순박한 정서를 기르던 그때 그 시절의 쥐꼬리 자르기, 풀빵, 아이스케키, 닭니 등 재미나면서도 가슴 찡한 이야기들을 바닷가를 배경으로 펼쳐 놓는다. 

돈이 없어 병을 치료하지 못해 동네 침방에서 삼십 원짜리 침을 맞으며 하루하루를 살아야 했던, 결국 초록빛 바다가 된 옥이 이,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녹아 내리는 아이스케키를 꾸역꾸역 먹을 수밖에 없었던 두 모녀, 어미 닭에 쫓겨 노란털이 핏빛으로 물들어 가는 병아리를 구하려다 닭니가 옮아 머리를 빡빡 깎을 수밖에 없었던 강철이 등 때론 가슴을 저리게 하다가 때론 풋풋한 미소를 자아내게도 하는, 잊혀져 간 것들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낸 책이다. 

도종환 시인도 "토속적이고 눈물겹고 정겨운 아름다움이 있는 책"이라고 추천사를 썼다. 

강병철 작가는 지금은 간척지가 된 서해안 적돌만 바닷가 태생이다. 지난 36년간 교직생활을 하다 정년 퇴임했으며 1985년 '민중교육'지 사건으로 해직된 적도 있다.  '닭니'외에도  '유년일기'와 산문집 '선생님 울지 마세요' 등 다수의 시집과 산문집 등을 발간했으며 청소년 잡지 '미루'를 10여 년 동안 발행하고, 한국작가회의 대전충남 지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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