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앞둔 '세종시 배달앱' 탁상행정 논란
출시 앞둔 '세종시 배달앱' 탁상행정 논란
  • 한지혜 기자
  • 승인 2020.11.04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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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민간 사업체 선정, 연말 앱 출시 예고
인구 대비 과다 업체 개방, 업계 우려 표명

세종시 한 상점 계산대.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세종시 한 상점 계산대.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세종시 소상공인들이 민관협력형 배달앱 출시를 앞두고 벌써부터 쓴소리를 내놓고 있다. 시가 독과점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배달앱 도입 취지를 퇴색케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3일 시에 따르면, 올해 12월 수수료 2% 대 민관협력형 시 배달앱이 출시된다. 이에 앞서 시는 최근 공개모집을 통해 6개 참여 사업자를 선정했다.

민관협력형 배달앱은 일반 상용 앱 이용 시 6∼12%에 이르는 중개수수료를 2% 이하로 낮춰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취지로 추진됐다. 소상공인은 가맹 시 중개수수료 외 입점·광고비를 따로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시는 직접 앱을 개발하는 공공 방식 대신 민간대행사에 위탁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 경우 개발비 등 재정 부담이 없고, 기존 민간 기술을 활용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는 출시되는 배달앱에 여민전 시스템을 탑재해 비대면 결제가 가능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반면, 업계에서는 이번 민관협력형 배달앱 출시를 두고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구나 도시 특성 대비 선정 업체 수가 과다해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시중 앱과의 경쟁 자체가 어렵다는 판단이다.

한기정 세종시소상공인협회장은 “업체들은 포스기에 6개 배달앱을 더 깔아 운영해야 하는데, 이는 시스템 상 불가능한 구조”라며 “인구 35만, 도농복합도시인 세종시에 배달앱이 몇 개가 적당한지 제대로 검토되지 않았다. 소비자 선택폭을 키우겠다는 의도도 오히려 혼란만 초래할 것이고, 결국 업체 간 출혈경쟁만 부추기면서 실패할 확률이 크다”고 지적했다.

“4개 받고 6개 더? 누구와 싸우자는 겁니까”

세종시가 추진하는 민관협력형 배달앱 운영 사업자 모집 공고문.
세종시 민관협력형 배달앱 운영 사업자 모집 공고문.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면서 배달 시장은 크게 성장했다. 동시에 치열한 경쟁도 벌어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올해 말과 내년 다수 지자체가 공공형, 민관협력형 앱을 잇따라 출시하면, 출혈 경쟁이 더 심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지자체가 당초 배달앱 출시 목적과 도입 취지를 살리는 방향으로 민간 앱 운영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시장점유율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기존 민간 앱에 대적할 정도로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다. 

실제 올해 기준 국내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대형 3개사가 97%를 차지한다. 특히 이중 2곳은 인수합병을 추진 중이어서 독과점 경향은 더 짙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솔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소상공인 김 모 씨는 “지역 앱 하나에 매진해 성공시키는 것도 어려운 상황인데, 6개 앱이 출시되면 판매자도, 이용자도 모두 죽자는 꼴”이라며 “업계 배달대행 이용 시스템 현실과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모 씨는 “지금도 4개 배달대행앱을 쓰고 있어 벅찬데, 앞으로 6개 앱을 연동시키면 시스템 상 충돌이나 오류가 불가피하다. 식사 시간대 이용이 몰리는 음식점에서는 치명적”이라며 “기존 앱에 대응하려면 가맹점 확보와 이용객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소비자들 역시 다수의 앱을 사용하기에 혼란스러울 것이다. 도대체 시가 누구와 경쟁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근 대전도 온통대전 민관협력형 배달앱 출시를 추진하면서 3개 민간 운영자를 선정했다. 대전 인구는 146만 여 명으로 세종시 인구의 4.17배다.

충북도 지난달 배달앱 먹깨비를 출시, 목표 가맹점 4000곳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경기도 배달앱 배달특급은 이달 서비스를 시작한다. 모두 단수 앱으로 운영된다. 

인천, 부산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기초자치단체 범위로 한정해 각각 단수 배달앱 운영을 추진 중이다.

시 기업지원과 관계자는 “선정된 6곳 업체들은 출시 이후 경쟁하면서 시스템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곳인지 검증될 것”이라며 “앱 선택도 결국 소상공인과 소비자들 몫이고, 시는 여민전 결제 연동과 홍보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달 세부 운영 기준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심도 있게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자체 배달앱 출시와는 별개로 배달앱 시장은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기존 대형 앱사가 독과점하고 있던 시장에 쿠팡이츠, 위메프오 등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들 역시 ‘착한 배달’을 내세우며 수수료 외 광고료나 입점 비용을 받지 않고 있다. 위메프오는 지난달부터 이용료 8800원, 중개수수료 0%를 적용해 파격적인 정책을 펴고 있고, 쿠팡이츠는 이달 말 세종에서 서비스를 오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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