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생활권 공동캠퍼스 입주 불가 의사 표명
행복청 “법령 상 지원 불가, 다각도 논의 지속”

카이스트 정문.
카이스트 정문.

세종시 행복도시 4-2생활권 공동캠퍼스 내 ‘카이스트(KAIST) 융합의과학원’ 입주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29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 등에 따르면, 최근 KAIST 세종융합의과학원 설립추진단은 행복청에 공동캠퍼스 입주 불가 의사를 전달했다. 입주하기로 한 임대형 캠퍼스 설계안이 연구나 실험이 주인 의과학 특성 상 맞지 않다는 이유다.

임대형 공동캠퍼스는 공간을 임차하는 개념으로 연간 임대료를 내고 사용하는 방식이다. 교육시설, 도서관, 체육관 등의 공간을 공용(무상)으로 사용하는 대신 재정적 부담을 낮췄다.

KAIST 융합의과학원은 행복도시 공동캠퍼스 첫 입주 기관으로 주목받았다. 동시에 의과학자 인재 양성과 산학연 협력을 통한 공동 교육·연구 측면에서 큰 기대를 받아왔다.

행복청과 KAIST는 지난 2018년 5월 입주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지난해 2월에는 융합의과학원 설립 추진 자문단을 꾸리는 등 순항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대학 유치 난항, 시너지 반감 우려도

세종시 4-2생활권 공동캠퍼스 조성안. (자료=행복청)
세종시 4-2생활권 공동캠퍼스 조성안. (자료=행복청)

당초 입주 예정 시기는 오는 2022년으로 교수 50여 명, 학생 500여 명 규모의 대학원 과정 운영이 논의됐다.

추진단 측은 바이오·생명과학 분야 특성을 들어 입주가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전문 장비 등을 갖출 수 있는 개별 연구·실험동이 필수적이고, 공동캠퍼스 내 일반 강의실 형태의 교육 시설로는 불충분하다는 이유다.

행복청 관계자는 “카이스트 측이 여러 필요 조건을 제시했으나 임대형 공동캠퍼스 관련 법령 상 지원이 불가하고, 다른 입주 기관과의 형평성도 무시할 수 없었다”며 “다만 입주하도록 유치하되 추가적인 공간 활용을 할 수 있는 방식 등을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 년 전부터 진행돼온 대학 유치 사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이미 추진된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반감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행복청과 LH가 주도하는 대학 유치 사업이 결국 시 산업 발전과 미래 먹거리와도 관련이 깊은 만큼, 세종시가 주도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시는 내년 상반기 개소될 바이오메디컬활성소재센터 등을 통한 바이오 산업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국제 의료 과학 복합도시 구현을 위해 의료과학 융합기술 클러스터 조성 등에 대한 계획도 검토 중이다. 

상병헌 세종시의회 대학유치특위 위원장은 “기존의 고정관념, 생각의 틀을 깨야 실질적인 대학 유치가 가능할 것”이라며 “연구 용역 등을 통해 시가 독자적인 비전과 로드맵을 수립하고, 유치 과정에 더 많은 목소리를 내야 한다. 필요하다면 법 개정 등도 촉구할 수 있어야 시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만한 대학 유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행복청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이탈리아 산타체칠리아 음악원 유치 무산으로 인한 예산 낭비 사례를 지적받은 바 있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